한국힙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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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9> : 엠넷과 한국 힙합의 오월동주Feature/힙합과 한국 2021. 2. 19. 14:10
(이하 )보다 오래 가는 오디션 예능이 있을 줄 누가 알았을까요? 대국민 공개 오디션 가 2009년부터 7년간 위용을 떨치다 소리 없이 종영한 반면 2012년부터 수많은 비난을 들어왔던 이 랩/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8년이 지난 현재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이름부터 노골적인 (이하 )입니다. 사실 올해도 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지난 시즌이 매력적인 참가자 부재, 음원 성적 저조로 인해 이후 가장 부진한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죠. '나올 사람은 다 나왔다'는 여론에 확신을 더해주었습니다. 종영이 유력했던 분위기가 뒤집힌 이유는 코로나로 인해 지각변동이 일어난 업계의 상황에 있습니다. 방송사는 안정적인 콘텐츠/IP의 지속 확장이 필요하고, 힙합 씬은 사라진 공연을 대체할 수익 모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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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pHopReview] Eyez On | Track 07Curation/Eyez On 2021. 2. 16. 22:57
와드형 힙합 리뷰 Eyez On 시리즈는 눈여겨볼 신예 및 신보에 초점을 맞춰 소개합니다. 적지 않은 인디펜던트 아티스트들에게 자기관리 부족의 리바운드가 찾아온다. 음악을 단순히 장르적 분위기에만 기대온 결과, 커리어의 성장이 체계적으로 관리되지 않고 정체되는 것이다. 이렇게 제때 자신을 다듬어내지 못한 아티스트는 자기 복제 끝에 양산형으로 전락한다. 썸머소울의 전작 EP는 이런 딜레마에 정면으로 맞서는 움직임이 강하게 감지된 작품이다. 비록 뮤직비디오의 완성도와 레퍼런스 논란, 믹싱 등 약간은 엉성한 요소들이 있었음에도 앨범은 아티스트의 의도와 메시지를 최대한 담아낸 구성이다. 곡 제목에서 시작된 틴더와의 협업 또한 흥미로운 마케팅 포인트다. 이후 짧은 텀을 두고 발매된 싱글 ‘JUNKFOOD’는 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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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특집] 정규앨범 통합 리뷰 (下)Review 2021. 2. 3. 21:53
고등학생 시절. 에픽하이 앨범은 내 BGM이었다. 항상 에픽하이 앨범을 틀어두었다. 내 음악 취향의 '뿌리'랄까. 돌이켜보니 내 인생 이렇게 오랜 기간 팔로우업 했던 아티스트가 또 있었나 싶다. 당시 필자는 미국에서 체류 중이었다.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당시 같이 살았던 (미국인) 룸메이트를 다시 만난 적이 있다. 미국 해병대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한국인 룸메이트를 둔 덕에 귀동냥으로 들었던 에픽하이 앨범을 아직까지도 즐겨 듣는다 말했다. 아이튠즈를 통해 최근에 나왔던 신보까지 꿰뚫고 있었다. 가장 꾸준한 힙합 그룹. '홍대 인디 감성'의 마지막 주자. 글로벌 규모의 팬덤이 존재하는 케이팝 밴드. 이 모든게 섞인 그룹이 에픽하이다. 자신 내부의 서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보다 앞섰다. 자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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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특집] 정규앨범 통합 리뷰 (上)Review/Albums 2021. 2. 1. 20:23
I paved the way For everyone that is pavin' the way 말이 많네 Ain't no one givin' a fxxk what you say Moment of silence 'Rosario' 중 에픽하이는 항상 논란의 중심이었다. 이게 힙합이냐? 지나치게 타협한 거 아니야? 배신자 아니야? 화장하고 예능 나오는 게 힙합이야? 이런 종류의 논란들 때문이었다. 이제 와서 뒤돌아보면 그렇게까지 지키려 했던 힙합의 순수함이란 대체 무엇일까 싶다. 허망함마저 느껴진다. 에픽하이의 데뷔 이후 본토에서 등장한 드레이크가 멜랑콜리한 사운드로 힙합을 정복했다. 빡센 힙합 믹스테이프를 내면서 달콤한 알앤비를 하고. 틱톡 챌린지의 제왕이 됐다. 급기야 자신이 가사를 직접 써야 한다는,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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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 (LP & Single편)Review/Albums 2020. 9. 5. 13:03
2020년 4월 ~ 6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1. LP (정규) 따스하고 어쿠스틱한 질감이 눈에 띄는 코드쿤스트의 정규 4집은 기존의 앨범들과는 지향하는 바가 달라 보인다. 기존 그의 앨범들이 담고 있던 의도가 예술적 성취였다면 본작은 그에 비해 훨씬 감정적이며 원초적이다. 특유의 사운드는 여전히 앨범의 중심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혁신적인 음악적 기교를 제시하진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본작의 의의는 그것에 있지 않은 듯하다. 사운드, 구성, 참여진, 테마 등 모든 요소는 앨범의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든 좋은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 단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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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네어 특집] "일리네어가 한국힙합에 남긴 것들"Interview/Player's View 2020. 8. 9. 13:24
김봉현 (이하 'B') : 안녕하세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입니다. 오늘은 좀 특별한 시간을 준비해봤어요. 얼마전에 일리네어 레코즈의 공식해체 소식이 전해졌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있고 추억에 젖어 계시는데 일리네어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들의 역사와 성취를 정리하는 특별대담을 준비해보았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음악 저널리즘 그룹 매디 (Maedi)의 필진들을 모셨습니다. 한 번 소개해주시죠. 안승배 (이하 'S') : 안녕하세요. 봉현님과 함께 힙합/알앤비 글을 작성하고 있고 IT회사 마케터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는 음악에디터로 변경) 원지훈 (이하 'W') : 안녕하세요. 현재 A&R로 일하고 있고, 매디에서는 주로 힙합과 알앤비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김은우 (이하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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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수로 하겠습니다: 더 이상 화내지 않는 래퍼들Feature/힙합과 한국 2020. 6. 13. 16:40
펭수가 인기다. 펭수가 등장한지 꽤 시간이 지났지만 인기는 여전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예외였다. 지금껏 나는 펭수 현상 밖에 있는 사람이었다. 솔직히 펭수에 거의 관심이 없었다. 관심을 가지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왜 나는 한국인 거의 전부가 좋아하는 것을 좋아할 수 없을까. 이런 내가 싫다. 실은 좋다.그러나 결국 그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내가 펭수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펭수가 랩 싱글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펭수는 얼마 전 ‘펭수로 하겠습니다’를 발표하고 래퍼로 데뷔했다. 혼자는 아니었다. 타이거JK, 비지, 비비와 함께 했다. 타이거JK. 맞다. 타이거JK가 펭수와 함께 랩을 했다. 펭수가 힙합과 엮였으니 이제 나도 펭수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사실 펭수의 랩에 큰 감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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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마초, 균형감각Feature/힙합과 한국 2020. 5. 13. 17:12
평소 ‘균형’을 중요시 한다. 균형이 삶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극단이나 이분법은 짜릿하지만 건강하지 않다. 선과 악의 구도 역시 만화 속에선 매력적이지만 현실을 온전하게 반영하진 못한다. 현실은 양가적이고 입체적이기 때문이다. 삶이란 복합성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균형감각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하다. 힙합과 한국의 관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균형감각 덕분이다. 나는 한국이 균형감각으로 힙합을 대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깊이 없는 비난과 애정 없는 폄하가 이토록 많이 존재할리 없다. 힙합이 완벽한 존재라는 말은 아니다. 다만 힙합의 방대하고 복합적인 세계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가 선행되어야 비판도 가치를 지닐 수 있음을 말하고 싶을 뿐이다. 이러한 나의 균형감각을 최근 다시 발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