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ing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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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g] 슈퍼주니어의 15주년, 15개의 싱글 리뷰Review/Singles 2021. 2. 26. 17:44
보이밴드가 15년을 간다? 정말 희귀한 일이다. 15년간 코어가 가수든 팬덤이든 유지된다? 이쯤 되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5년 후에도 전 세계에 유의미한 팬덤을 갖고 있는 보이밴드로까지 가면 사실상 유일무이한 존재라 봐도 무방하다. 바로 이제 15주년을 넘어 16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이야기다. 슈퍼주니어의 15년을 어떻게 기념할까? 기존에 보아를 10개의 앨범으로 리뷰했다면. 거꾸로 슈퍼주니어는 15개의 '싱글'을 꼽았다. 슈퍼주니어의 앨범도 충분히 훌륭하다. (특히 후반기 앨범은 통일성, 작품성, 서사 등을 치밀하게 갖췄다.) 하지만 슈퍼주니어란 그룹은 무거운 앨범 단위의 '명반'보다는, 싱글을 통해 경쾌한 히트 싱글들. 다양한 유닛 활동과 솔로 활동의 가능성. 풍성한 서사와 캐릭터를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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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특집] MBTI 유형별 발라드 노래Review/Singles 2020. 12. 31. 18:14
대 MBTI의 시대다. 비과학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번 글에서는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좌우지간 혈액형이나 별자리 성격점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 그 평범하지만 쉽게 잊혀지는 진리를 경쟁사회에서 환기시켰다는 점에 주목하자. 그래서 오늘은 '가장 위대한 발라드'가 아닌, MBTI 유형별로 마음을 울릴 발라드를 추천해봤다. 핀포인트처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요즘 발라드 시장에서. 당신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다. Enjoy! ISTJ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조규찬 - 발라드는 모두 거짓말이다" 곡 소개 이제 발라드 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OST 시장. 이 노래는 알앤비의 거장 조규찬이 섬세한 보컬과 가사로 '발라드를 부정하는' 감성을 담은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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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x 리듬파워 - FINAL ROUNDReview/Singles 2020. 10. 7. 21:30
스포츠와 힙합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농구와 힙합이 그러하듯, 이 둘은 단순한 취향의 범주를 넘어 문화적으로 얽혀있는 관계다. 미국의 래퍼들은 서슴없이 자신을 위대한 농구선수에 비유한다. 현장에서 농구 경기를 관람하는 래퍼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한국 힙합 역시 꾸준히 스포츠를 가사의 소재로 삼고 애정을 어필해왔다. 다만 농구가 아닌 한국인의 스포츠, 축구다. K리그와 힙합이 만난 것 또한 자연스러운 맥락이다. ‘Final Round’는 그런 배경에서 설계된 OST 트랙이다. 뉴올의 미니멀한 비트는 마치 스포츠 테마송과 같은 형태를 띄고있다. 짧은 런타임과 군더더기 없는 구성, 그리고 리듬파워의 랩으로 채워진 전반 파트가 주는 BGM스러운 인상이 그렇다. 후반부 라퍼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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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Lovelyz) - ObliviateReview/Singles 2020. 9. 21. 18:02
보통 뭉뚱그려 케이팝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걸그룹 팝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뉘어져있다. 전통적인 걸그룹의 이미지와 오디오를 중심으로 하는 이지리스닝 가요와 힙합/알앤비 중심의 장르결합과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케이팝 두 가지다. 전자의 대표는 트와이스, 여자친구, 러블리즈고 후자의 대표는 SM과 이달소, (여자)아이들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이런 분류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올 여름엔 트와이스, 여자친구가 '케이팝'의 흐름에 몸을 맡겼고 'Obliviate'를 통해 러블리즈도 이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러블리즈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윤상이 만들어준 청순우울이라는 이미지에 케이팝 사운드를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러블리즈의 대표곡인 'Destiny'와 'Oblivi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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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이스(Twice) - MORE & MOREReview/Singles 2020. 6. 20. 21:39
최근 트와이스 곡들에서 느껴지는 것은 북미시장에 대한 열망이다. 장르도 전형적인 걸그룹의 이지리스닝 가요에서 알앤비/소울 기반으로 바뀌고, 사운드도 좀 더 있어보이는 쪽으로 바뀌었다. 곡만 그런게 아니라 비주얼적인 면에서도 꽤 극적인 변화가 감지된다. 수동적인 소녀에서 능동적인 성인 여성으로 변화하는게 짧은 시간동안 빠르게 진행됐다. 'MORE&MORE' 역시 이런 변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노래다. 불러주길 기다리는게 아니라 트와이스가 부르면 와야지가 됐고 사운드도 좀 더 케이팝적으로 발전했다. 특히, 트로피컬 사운드를 베이스로 보컬 샘플을 활용한 훅과 댄스 브레이크는 이게 트와이스 노래인지 다른 걸그룹 노래인지 헷갈리게 만들 정도. 곡 자체만 놓고 보자면 만듦새가 쫀쫀하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근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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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비 특집]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주요 알앤비 싱글 리뷰Review/Singles 2020. 5. 8. 17:15
2000년대부터 2010년대를 아우르는 주요 알앤비 싱글들을 짚어보았습니다. # 태양 - 나만 바라봐 (2008) 당시 본토 느낌 물씬 나는 비트. 한국적인 의미가 아닌 정통적인 의미의 R&B 가창력. 압도적인 완성도와 대중성의 안무까지. 모든 부분이 굉장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무엇보다 가사로 대중을 설득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미국 흑인음악 풍 가사를 한국적으로 풀어낸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앗 하면 유치해진다. ('차에타봐'사태를 기억하자.) 곡의 모든 부분이 디테일하게 완성된 덕분에 '나만 바라봐'는 케이팝 솔로 가수가 음악부터 안무, 가사까지, 모든 면에서 완벽하게 당대의 알앤비를 한국식으로 체화해서 새롭게 해석한 첫 사례로 남을 수 있었다.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 샤이니 - 닫아줘 (C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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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왜 중학생일까? 힙합과 중2병의 관계Review/Singles 2020. 2. 10. 18:21
다모임은 총 4곡을 발표했다. 그중에서 ‘중2병’은 전통적인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환영받을 만한 곡이다. 물론 이 노래를 가리켜 90년대 뉴욕에서 튀어나왔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요즘힙합을 탐탁치 않아하는 이들에게 사랑받을만한 곡임은 확실하다. 재미있는 건 이 노래가 ‘아마두’의 대척점으로 탄생했다는 사실이다. 다모임 멤버들이 ‘아마두’를 부르고 싶었던 건 맞지만 동시에 그들은 ‘아마두’의 천사 이미지로만 비치길 원하지 않았다. 착한 면도 있지만 착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발표한 곡이 ‘중2병’이다. 다모임이 나에게 직접 해준 말이다. ‘아마두’가 아마두 팝에 가까운 노래라면 앞서 말했듯 ‘중2병’은 전통적인 힙합과 닮은 노래다. 그렇다면 왜 하필 중2병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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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래퍼들이 나이가 들었을 때의 청사진, FOREVER 84Review/Singles 2020. 1. 29. 17:52
다모임은 84년생 동갑내기 래퍼 5명의 단체 프로젝트다. 더 콰이엇, 사이먼 도미닉, 팔로알토, 딥플로우 그리고 염따. 한국힙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감을 지닌 이 다섯 래퍼가 모인다고 했을 때 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보통 탑클래스 래퍼들의 뭉침이라면 으레 화려한 랩스킬의 각축장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누가 곡을 찢었는지 유튜브 댓글 창이 뜨거워지겠다 싶었다. 그런데 를 들어보면, 이 곡이 한국힙합의 또다른 올스타 단체곡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래퍼들이 나이를 먹을 때 보여줄 수 있는 다음단계의 청사진에 가깝다. 이 곡에서 다모임 멤버들은 경쟁했던 과거를 지나 연대를 외친다. 래퍼들은 기본적으로 경쟁심을 타고났다. 3분짜리 곡에 8마디를 받았을 때, 다른 래퍼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