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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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Listening To: #4 (초여름까지 듣는 봄노래)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2021. 4. 21. 17:23
WENDY - When This Rain Stops (2021.04.05) 이 곡은 얼핏 평범한 발라드다. 편곡도 피아노 하나 뿐이다. 가사도 희망을 노래하는 전형적인 가사다. 하지만 웬디가 부름으로써 이 곡은 특별해진다. 기획을 주도하지도 않고 심지어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그럴까? 이 곡에 숨겨진 진짜 서사는 모두가 아는 사고다. 부상을 극복하고 솔로 앨범으로 부활해 팬 앞에 섰다. 웬디가 이 곡을 부름으로써, 뻔한 위로의 가사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서사로 변한다. 그처럼 극적이지 않았을 지언정, 코로나로 인해 고립된 우리 모두가 이입할 수 있는 이야기기도 하다. 음악계에는 아직도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환상이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싱어송라이터도 단점이 있다. 싱어송라이터는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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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Listening To: #3 (연말특집)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2020. 12. 9. 20:13
코로 차갑고 건조한 겨울 공기가 느껴지기 시작하면 이 노래를 듣는다. 나에게 겨울을 여는 곡이라 할 수 있다. 낮이나 밤보다 동틀 무렵 새벽에 더 어울리는데, 느린 재즈 형식의 이 곡을 듣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턱 한 쪽을 괴고 창 밖을 멍하니 바라보게 된다. 자이언티와 이문세의 목소리는 추운 겨울과 상반된 포근함을 준다. 겨울이 추워도 눈이 내리고 나면 조금은 따뜻해지기 마련이다. 이번 겨울이 유난히 춥게 느껴진다면 이 곡으로 따뜻한 겨울을 느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김민정, ex-업계종사자 기리보이는 항상 허를 찔러 왔다. 그의 “0개 국어” 언어 능력이 적어내는 가사, 노래인지 랩인지 알 수 없는 그의 보컬, 이 세계를 지나 이제는 “우주를 비행” 하고 있는 그의 비트 매이킹 등등에서 이다.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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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Listening To: #2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2020. 11. 17. 21:02
Make A Wish (Birthday Song) NCT가 흥미로운 이유 중 하나는 늘 실험적인 시도를 해온 그룹이기 때문이다. 'Make A Wish'는 그 명성에 걸맞게 또 한 번의 실험을 했다. 상반기 '영웅'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모든 비트와 소스를 쏟아부은 느낌이라면, 하반기 NCT 프로젝트의 문을 연 'Make A Wish'는 주머니에 필요한 것들만 넣고 최대한 가볍게 (그렇지만 느낌 있게) 걸어보려고 한 것만 같다. 시종일관 반복되는 휘파람 소리와 '손을 맞대'라는 간결하고도 강력한 가사가 이를 뒷받침한다. 소원을 말해보라던 SM식 주문이 10년 뒤 손을 맞대로 바뀔 줄이야. 비주얼 역시 빼놓을 수 없는데, 볼드하고 주렁주렁한 목걸이와 트위드 재킷, 그리고 콘로우 헤어 등은 이전 SM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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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Listening To: #1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2020. 10. 9. 18:26
K/DA는 꽤 복합적인 기획이다. 케이팝이면서 게임 내 스킨 판매유도면서 신챔홍보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발매된 8월 말, (탑점화텔)아칼리가 명백하게 OP였다는 점에서 확신을 얻는다. 이런 맥락으로 볼때 'The Baddest'에서 소연의 랩이 주포인트고 그 퍼포먼스가 아주 인상적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K/DA는 소연이 메인인 기획이고 소연은 자신이 왜 메인인지를 능력으로 입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의 훅이 약하다는 평가는 핀트가 어긋난 평가다. 이 곡은 훅이 아니라 랩을 느껴야 하는 곡이다. 아칼리의 강함을 청각적으로 느껴보자. 몬세, 대중문화덕후 웹툰이나 웹소설처럼 텍스트가 있는 컨텐츠들에 가사가 있는 노래를 BGM으로 쓰는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노랫말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