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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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g] 슈퍼주니어의 15주년, 15개의 싱글 리뷰Review/Singles 2021. 2. 26. 17:44
보이밴드가 15년을 간다? 정말 희귀한 일이다. 15년간 코어가 가수든 팬덤이든 유지된다? 이쯤 되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15년 후에도 전 세계에 유의미한 팬덤을 갖고 있는 보이밴드로까지 가면 사실상 유일무이한 존재라 봐도 무방하다. 바로 이제 15주년을 넘어 16주년을 맞은 슈퍼주니어 이야기다. 슈퍼주니어의 15년을 어떻게 기념할까? 기존에 보아를 10개의 앨범으로 리뷰했다면. 거꾸로 슈퍼주니어는 15개의 '싱글'을 꼽았다. 슈퍼주니어의 앨범도 충분히 훌륭하다. (특히 후반기 앨범은 통일성, 작품성, 서사 등을 치밀하게 갖췄다.) 하지만 슈퍼주니어란 그룹은 무거운 앨범 단위의 '명반'보다는, 싱글을 통해 경쾌한 히트 싱글들. 다양한 유닛 활동과 솔로 활동의 가능성. 풍성한 서사와 캐릭터를 기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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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특집] 정규앨범 통합 리뷰 (下)Review 2021. 2. 3. 21:53
고등학생 시절. 에픽하이 앨범은 내 BGM이었다. 항상 에픽하이 앨범을 틀어두었다. 내 음악 취향의 '뿌리'랄까. 돌이켜보니 내 인생 이렇게 오랜 기간 팔로우업 했던 아티스트가 또 있었나 싶다. 당시 필자는 미국에서 체류 중이었다. 시간이 지난 후. 우연히 당시 같이 살았던 (미국인) 룸메이트를 다시 만난 적이 있다. 미국 해병대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한국인 룸메이트를 둔 덕에 귀동냥으로 들었던 에픽하이 앨범을 아직까지도 즐겨 듣는다 말했다. 아이튠즈를 통해 최근에 나왔던 신보까지 꿰뚫고 있었다. 가장 꾸준한 힙합 그룹. '홍대 인디 감성'의 마지막 주자. 글로벌 규모의 팬덤이 존재하는 케이팝 밴드. 이 모든게 섞인 그룹이 에픽하이다. 자신 내부의 서사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방탄소년단보다 앞섰다. 자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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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하이 특집] 정규앨범 통합 리뷰 (上)Review/Albums 2021. 2. 1. 20:23
I paved the way For everyone that is pavin' the way 말이 많네 Ain't no one givin' a fxxk what you say Moment of silence 'Rosario' 중 에픽하이는 항상 논란의 중심이었다. 이게 힙합이냐? 지나치게 타협한 거 아니야? 배신자 아니야? 화장하고 예능 나오는 게 힙합이야? 이런 종류의 논란들 때문이었다. 이제 와서 뒤돌아보면 그렇게까지 지키려 했던 힙합의 순수함이란 대체 무엇일까 싶다. 허망함마저 느껴진다. 에픽하이의 데뷔 이후 본토에서 등장한 드레이크가 멜랑콜리한 사운드로 힙합을 정복했다. 빡센 힙합 믹스테이프를 내면서 달콤한 알앤비를 하고. 틱톡 챌린지의 제왕이 됐다. 급기야 자신이 가사를 직접 써야 한다는, 어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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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라드 특집] MBTI 유형별 발라드 노래Review/Singles 2020. 12. 31. 18:14
대 MBTI의 시대다. 비과학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번 글에서는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좌우지간 혈액형이나 별자리 성격점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 그 평범하지만 쉽게 잊혀지는 진리를 경쟁사회에서 환기시켰다는 점에 주목하자. 그래서 오늘은 '가장 위대한 발라드'가 아닌, MBTI 유형별로 마음을 울릴 발라드를 추천해봤다. 핀포인트처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요즘 발라드 시장에서. 당신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다. Enjoy! ISTJ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조규찬 - 발라드는 모두 거짓말이다" 곡 소개 이제 발라드 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OST 시장. 이 노래는 알앤비의 거장 조규찬이 섬세한 보컬과 가사로 '발라드를 부정하는' 감성을 담은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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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x 리듬파워 - FINAL ROUNDReview/Singles 2020. 10. 7. 21:30
스포츠와 힙합은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농구와 힙합이 그러하듯, 이 둘은 단순한 취향의 범주를 넘어 문화적으로 얽혀있는 관계다. 미국의 래퍼들은 서슴없이 자신을 위대한 농구선수에 비유한다. 현장에서 농구 경기를 관람하는 래퍼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한국 힙합 역시 꾸준히 스포츠를 가사의 소재로 삼고 애정을 어필해왔다. 다만 농구가 아닌 한국인의 스포츠, 축구다. K리그와 힙합이 만난 것 또한 자연스러운 맥락이다. ‘Final Round’는 그런 배경에서 설계된 OST 트랙이다. 뉴올의 미니멀한 비트는 마치 스포츠 테마송과 같은 형태를 띄고있다. 짧은 런타임과 군더더기 없는 구성, 그리고 리듬파워의 랩으로 채워진 전반 파트가 주는 BGM스러운 인상이 그렇다. 후반부 라퍼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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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Lovelyz) - ObliviateReview/Singles 2020. 9. 21. 18:02
보통 뭉뚱그려 케이팝이라고 하지만 한국의 걸그룹 팝은 크게 두 흐름으로 나뉘어져있다. 전통적인 걸그룹의 이미지와 오디오를 중심으로 하는 이지리스닝 가요와 힙합/알앤비 중심의 장르결합과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케이팝 두 가지다. 전자의 대표는 트와이스, 여자친구, 러블리즈고 후자의 대표는 SM과 이달소, (여자)아이들이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이런 분류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올 여름엔 트와이스, 여자친구가 '케이팝'의 흐름에 몸을 맡겼고 'Obliviate'를 통해 러블리즈도 이 대열에 합류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도 러블리즈는 보수적으로 접근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윤상이 만들어준 청순우울이라는 이미지에 케이팝 사운드를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러블리즈의 대표곡인 'Destiny'와 'Oblivi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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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SENS - The Anecdote (5th Year Anniversary)Review/Albums 2020. 9. 9. 21:52
"나와야 할 앨범이 드디어 나왔다." 2015년 8월 27일, 모두가 고대하던 그의 첫 솔로가 마침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터져나왔던 반응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위와 같다. 사실 그의 첫 정규에 대한 기대감은 보다 복합적이었다. 그가 [Uncut, Pure!] EP로 데뷔했던 2004년 이후 한국힙합은 질과 양에 있어 꾸준히 성장 중이었고, 2012년 '쇼미더머니'의 등장을 기점으로 본격 대중화될 기폭제를 만났다. 바꿔말하면 그간의 씬은 계속 과도기였다는 이야기가 된다. 한국힙합의 태동이 90년대 후반이라면, 시기 상으로 첫 골든에라 (Golden-Era)에 접어드는 순간인 2010년대 초반의 씬이 원하고 있었던 건 '공인된 힙합 클래식' (Certified Hip-Hop Classic)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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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 (LP & Single편)Review/Albums 2020. 9. 5. 13:03
2020년 4월 ~ 6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1. LP (정규) 따스하고 어쿠스틱한 질감이 눈에 띄는 코드쿤스트의 정규 4집은 기존의 앨범들과는 지향하는 바가 달라 보인다. 기존 그의 앨범들이 담고 있던 의도가 예술적 성취였다면 본작은 그에 비해 훨씬 감정적이며 원초적이다. 특유의 사운드는 여전히 앨범의 중심축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혁신적인 음악적 기교를 제시하진 않는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본작의 의의는 그것에 있지 않은 듯하다. 사운드, 구성, 참여진, 테마 등 모든 요소는 앨범의 설명에서 엿볼 수 있듯,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표현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든 좋은 음악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 들려주는 것. 단순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