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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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 (EP편)Review/Albums 2020. 9. 2. 20:30
2020년 4월 ~ 6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EP편) 트렌디하고 세련된 감성의 산타페인과 MBA 크루 소속 메이크 어 무비의 합작 EP는 즐거운 발견이다. Swae Lee를 떠오르게 하는 메이크 어 무비의 보컬이 주는 산뜻함과 산타페인의 부담스럽지 않은 감성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산타페인의 경우, 본작을 시작으로 4월에만 도핀, 타미 스트레이트와의 EP를 연달아 발매하며 묵직한 허슬을 보여주었다. 두 아티스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내건 첫 볼륨감 있는 작품인 만큼 향후 어떤 커리어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짧고 무난한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지만 기대감을 남기는 앨범. 알려져 있으나 동시에 알려져 있지 않다. ‘식보이’ 라는 이름을 접하는 대부분의 힙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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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g] BoA 보아 20주년 기념, 주요 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8. 26. 15:36
2020년 8월 25일은 보아 20주년이다. 이를 맞아 매디에서 보아의 주요 앨범 리뷰를 준비했다. 독자 입장에서 20개의 앨범 리뷰를 읽을 수는 없기에 '추리고 추려서' 8개의 앨범만 간신히 남겼다. 그나마 'Girls On Top'이 이전 특집기사에 실린 덕에 9개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디스코그래피가 풍성한 댄스가수가 과연 있었을까? 각각의 퀄리티. 나이와 연차에 맞게 점차 발전하고, 기존의 강점은 유지되는 향상성. 전 시기를 걸쳐 비교적 고르게 유지되는 대중 어필과 작품성의 균형. 그리고 한국, 미국, 일본. 세계에서도 주요한 3국의 시장을 아우르는 언어, 스태프, 기획의 다양성까지. 새삼 주요 앨범 리뷰를 준비하면서 보아라는 가수의 특별함을 다시 떠올렸다. 때로는 질보다 양이 더 가치를 잘 대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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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네어 특집] 지난 1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8. 13. 19:02
The Quiett (EP) 2011.11.29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2010년 하반기 그의 소울컴퍼니 탈퇴와 연이어 발표한 도끼와의 일리네어 레코즈 설립 소식은 당시 한국힙합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게시판들을 뜨겁게 달구던 반응을 요약하면 강한 서던 힙합과 스웨거를 추구하던 도끼와 다소 전통적인 붐뱁 스타일과 언더그라운드적 태도를 추구해오던 더콰이엇의 조화 여부다. 그가 2011년 겨울 발표한 EP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반응들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막 출범을 알린 '일리네어 레코즈' 에 대한 기대 섞인 우려의 시선. 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환' (Transition) 에 가깝다. 사운드적으로는 소울컴퍼니 시절 보여주던 무드를 어느 정도 유지하지만, 가사 속 태도는 보다 선언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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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따 - 살아숨셔2Review/Albums 2020. 7. 24. 10:54
염따의 정규 3집 가 발매된지도 어느 덧 1년 반이 흘렀다. 그 사이 그는 84년생 동갑내기 OG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악인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콘텐츠 업계가 주목하는 SNS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그가 습관처럼 내뱉던 'FLEX' 와 '빠-끄' 는 당장의 소비에 행복을 찾는 불안한 MZ 세대를 표상하는 언어가 되었다. 이 모든 걸 가능케 했던 그의 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 유쾌하지만 씁쓸하고, 우울하지만 따뜻하다. 염따의 정규 3집 는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혼란한 그의 삶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건 인간 염현수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불안이 일상화된, 정착을 꿈꾸는 모든 대한민국 2-30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앨범의 무드는 시종일관 바뀐다. 그는 한껏 자신감에 취해 성공에 대한 포부를 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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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앨범 대담 (2부): Neo Christian EP와 함께 보면 좋을 작품들Review/Albums 2020. 7. 20. 23:04
창수: 현직 전도사 겸 힙덕후 제가 생각하는 평론의 위치와 역할은 ‘경청’ 입니다. 창작자와 감상자 사이에 서서, 이 둘이 서로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평론가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떤 상황에 평론가를 자처하는 사람은, 그가 직업적으로 그 소명에 있지 않더라도 그의 말과 태도가 창작자와 감상자 양쪽을 모두 존중하고 섬기는데 목적이 있어야 된다고 보는 것이 제 이해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지난 대담에서 제가 뱉은 말들이 정말로 그러한 역할을 했는지 자문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충으로, 이 앨범을 창작하신 비와이, 심바자와디 외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로 참여하신 분들 및 이 앨범에 애착을 갖고 더 잘 감상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몇 가지 음악, 문학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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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앨범 대담 (1부): 비와이 x 심바 자와디 - Neo Christian EPReview/Albums 2020. 7. 12. 16:14
'Neo Christian'이라는 앨범 제목을 들었을 때 이 앨범은 적당히 리뷰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적당한 리뷰를 하느니 안 하는 게 나은 앨범이다. 이왕 리뷰할 거라면 끝장을 보는 리뷰가 필요하다. 이 대담은 그런 '끝장 리뷰'의 시도다. (김은우) 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창수: 현직 전도사 겸 힙덕후 은우 : 시작하기에 앞서. 싱글이 아니라 앨범이라는 점이 좋은 거 같아요. 창수: 저도 그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은우: 싱글 시대이지만. 지금 두 분이 원하는 건 '싱글 단위의 성공'은 아닌 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부활절에 'Neo Christian Flow'를 올리는 걸로 끝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 미니 앨범 정도의 사이즈라도 앨범을 내는 게 맞지 싶습니다. 1. 이 음악은 CCM인가 힙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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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특집] SM 3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 (2편)Review/Albums 2020. 7. 2. 18:33
15년간 업계 내부 최고를 지켰다. 아시아 시장도 차지했다. 북유럽부터 미국까지, 다양한 음악 관계자의 존중을 얻어 협업도 가능하다. 이제 이 레이블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SM 앨범 리뷰 시리즈. 2편이자 마지막 편에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SM이 발표한 주요 앨범을 다룬다. NCT처럼 주요 그룹에서 깜짝 놀랄만한 도박을 걸기도 하고, 태현 등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련된 팝 혹은 정통 장르음악을 들려주기도 한다. 도박수와 장르적 정통성, 그리고 대중성까지 모두 합친 삼위일체의 앨범(레드벨벳의 최근작 'The ReVe festival’ Finale)을 만드는 경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케이팝이 세계를 점령해가는 2010년대, SM이 어떻게 남다른 깊이를 추구해왔는지 보여주는 앨범 리뷰 모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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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특집] SM 3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 (1편)Review/Albums 2020. 6. 30. 16:54
H.O.T부터 치면 25년. 실제 운영된 기간으로는 30년은 족히 되는 거대 레이블의 주요 앨범을 살펴본다? 어쩌면 무모한 기획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예상이 맞았다. 당연하지만 25년간 최정상 자리를 지킨 레이블은 한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극히 드물다. 너무 앨범이 많아 2부로 나누기까지 해야 했다. 1편에서는 SM이 최정상 자리에 등극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유영진과 국내 작곡가들의 케이팝 아이돌 프로토 타입인 H.O.T 1집에서, 해외 작곡가가 어색해지지 않기 시작한 2009년까지의 SM 주요 앨범들을 리뷰했다. 동아시아 소국의 10대를 위한 음악에서, 세계인을 위한 음악으로. 케이팝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에 대한 역사와도 궤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