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콰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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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고등래퍼4>: 한국 힙합의 인재영입전쟁Feature/힙합과 한국 2021. 2. 19. 22:03
당신에게 '고등래퍼'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십중팔구는 교복 입은 청소년들이 패기 넘치게 랩을 선보이는 이른바 '쇼미더머니'의 학생 버전을 떠올릴 것입니다. 사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주니어처럼 보이는 IP는 원작에 필적할 인기를 누리기 어렵습니다. 유사한 진행과 흐름 속에서 동일한 강도의 재미를 제공한다면 굳이 후발주자를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음악예능의 세계에서 '고등래퍼'의 포지셔닝은 남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쇼미'는 경력에 상관없이 성공을 노리는 래퍼들의 치열한 각축장입니다. 반면 '고등래퍼'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마추어입니다. 사회로부터 때묻지 않았다 (느껴지는) 무대에 순수함을 느끼고 열광하는 독자적인 시청자 층이 생긴 것이죠. 이로 인해 '고등래퍼'는 매 시즌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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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콰이엇과의 대담, "이젠 헤이터들이 그립네요"Interview/RAP GAME TALK 2020. 9. 13. 11:30
[RAP GAME TALK]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REP TV'의 주요 콘텐츠입니다. 래퍼를 초대해 한국힙합씬에 대해 대담을 나누며, 매디에서는 인터뷰 영상의 텍스트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본 인터뷰는 2018년 10월에 진행된 내용입니다. 김봉현 (이하 'B') :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 인데 이 뜻이 정확히 어떤 의미일까요? 이게 뜻이 없습니다. 그냥 그 의미 그대로 받아들여주셔도 되고요. 옛날부터 그냥 제 머릿속에 있었던 제목이에요. 언젠가 'glow forever' 로 한번 앨범을 내봐야겠다. 사실 어디서 착안을 했냐면 라킴(Rakim)의 'Flow Forever' 라는 노래가 있거든요. 그 곡을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듣다가 이거 말 좀 바꿔서 'glow f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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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네어 특집] 지난 1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8. 13. 19:02
The Quiett (EP) 2011.11.29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2010년 하반기 그의 소울컴퍼니 탈퇴와 연이어 발표한 도끼와의 일리네어 레코즈 설립 소식은 당시 한국힙합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게시판들을 뜨겁게 달구던 반응을 요약하면 강한 서던 힙합과 스웨거를 추구하던 도끼와 다소 전통적인 붐뱁 스타일과 언더그라운드적 태도를 추구해오던 더콰이엇의 조화 여부다. 그가 2011년 겨울 발표한 EP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반응들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막 출범을 알린 '일리네어 레코즈' 에 대한 기대 섞인 우려의 시선. 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환' (Transition) 에 가깝다. 사운드적으로는 소울컴퍼니 시절 보여주던 무드를 어느 정도 유지하지만, 가사 속 태도는 보다 선언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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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네어 특집] "일리네어가 한국힙합에 남긴 것들"Interview/Player's View 2020. 8. 9. 13:24
김봉현 (이하 'B') : 안녕하세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입니다. 오늘은 좀 특별한 시간을 준비해봤어요. 얼마전에 일리네어 레코즈의 공식해체 소식이 전해졌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슬픔에 잠겨있고 추억에 젖어 계시는데 일리네어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 그들의 역사와 성취를 정리하는 특별대담을 준비해보았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음악 저널리즘 그룹 매디 (Maedi)의 필진들을 모셨습니다. 한 번 소개해주시죠. 안승배 (이하 'S') : 안녕하세요. 봉현님과 함께 힙합/알앤비 글을 작성하고 있고 IT회사 마케터로 재직 중입니다. (현재는 음악에디터로 변경) 원지훈 (이하 'W') : 안녕하세요. 현재 A&R로 일하고 있고, 매디에서는 주로 힙합과 알앤비에 관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김은우 (이하 '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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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퍼가 안 되면 힙합을 못해? '래퍼가 말하는 래퍼'Feature/힙합과 한국 2020. 2. 24. 18:37
'래퍼가 말하는 래퍼'.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의 신작이다. 본인의 책이라기보다는 직접 '진로'라는 테마로 래퍼부터 프로듀서, 기획자까지, 다양한 업계의 플레이어들을 인터뷰해서 엮은 책이다. '래퍼가 말하는 래퍼'라고 하지만 프로 래퍼는 이 중 절반 남짓이다. 나머지는 래퍼가 아니거나, 래퍼지만 실제 생업은 다른 일로 보는 사람들이다. 다만 이들 모두 '힙합'이라는 테두리에서 자신의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자신의 생활도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스태프'란 뜻이다. 이 책에서 계속 나오는 말이 '모두가 성공한 래퍼가 될 수는 없다'라는 말이다. 쇼미더머니에 수많은 참가자들. 하지만 우리가 기억하는 래퍼는 백 명이나 될까? 실제 그중 밥벌이는 하는 래퍼는 몇이나 될까? 그중에서 사람들이 꿈꾸는 '래퍼'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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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재미 이상의 의미, 힙합예능 다모임Feature/힙합과 한국 2020. 2. 14. 18:31
다양한 사건으로 가득했던 한국 힙합의 2019년을 곱씹어볼 때,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건은 다모임의 등장이었다. 다섯 명의 84년생 래퍼들이 뭉친 ‘둘도없는힙합친구 : DAMOIM(다모임)’이 보여주는 움직임과 음원차트 성적 등, 다양한 소식을 통해 그들의 뜨거운 인기를 연일 체감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모임은 유머와 감동, 매력적인 캐릭터를 적절히 배합해 잘 만든 웹 예능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다모임의 예능적 재미에만 시선이 갔던 것은 아니다. 유머를 걷어낸 다모임의 본질, 나는 그것이 다섯 래퍼가 보여주는 힙합의 멋과 매력에 기인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다모임이 보여준 힙합 문화와 그 매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시리즈 초반, 전세기 안에서 서로의 성공을 축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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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g] SM과 다모임, 둘도 없는 음악 친구?Feature 2020. 2. 13. 19:13
SM과 다모임이라니. 얼핏 생각하면 안 어울리는 두 단어야. 가장 오랜 기간 케이팝을 이끌어온 대기업인 SM. 그리고 각각 자신만의 개성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베테랑 래퍼 5명이 모인 다모임. 어떻게 이 둘이 '친구'라는 걸까? SM은 사실 제법 오랜 기간 '흑인음악'에 집중했어. 2000년대 SM이 '북유럽 음악가'라는 키워드가 중심이었다면, 2010년대의 SM은 '흑인음악'이 더 그 정체성으로 느껴질 정도야. 정통 알앤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레드 벨벳을 필두로 알앤비를 보여주는 엑소와 힙합을 전면으로 내세운 NCT, 다양한 흑인음악의 모습을 보여주는 태민, 백현 등의 솔로 프로젝트까지 말이지. 흑인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SM은 흑인음악가들과 네트워크를 두텁게 쌓기 시작했어. 전 세계의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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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다모임의 기부와 '진정한' 플렉스Feature/힙합과 한국 2020. 2. 12. 19:20
다모임은 원래 사이트 이름이다. 동문이나 동창을 검색해서 만날 수 있는 사이트였다. 나 역시 좋아했던 여자애 이름을 입력해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20년 전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는 다모임이라는 이름을 새로운 방식으로 기억하게 됐다. 딩고와 84년생 동갑내기 래퍼 5명이 만든 힙합 프로젝트 때문이다. 더콰이엇, 사이먼도미닉, 염따, 팔로알토, 딥플로우. 2000년의 다모임을 기억하는 이들은 2020년에 다모임의 뜻을 재탄생시켰다. ‘둘도 없는 힙합친구’로. 다모임 프로젝트에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무명의 젊은 프로듀서를 파격적으로 기용했다는 면에서 한국힙합의 ‘형님’들이 씬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유의미하게 세력화해 큰 영향력을 갖춘 최초의 ‘윗세대’ 래퍼들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