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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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밴드2'가 증명하는 밴드의 가치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10. 27. 11:47
전 세계적으로 밴드 음악이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거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유행이 돌고 도는 탓도 있지만, 밴드는 다른 장르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시장논리도 크게 작용합니다. 악기 연주자 여럿이 합주를 해야 하는 밴드 음악은 금전적이든 시간적이든 여러모로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다시 밴드 오디션이 시청자들을 찾아왔습니다. 글로벌 K밴드를 만들겠다며 나선 '슈퍼밴드'가 2년 만에 돌아온 것이죠. 단순히 오디션 열풍 속 차별화 카드로 꺼내 든 '밴드'가 아닙니다. '홀로 음악을 하던 천재 뮤지션들이 음악적 동지를 찾아 세상에 없는 음악을 탄생시키는 것'이 '슈퍼밴드2'의 명확한 목적입니다. 특히 가창과 퍼포먼스 중심의 타 오디션과 달리, 유일하게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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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D : 소년들의 목소리는 과연 울려퍼질 수 있을까?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9. 28. 21:36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모든 방송국의 치트키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몇 차례 있은 후 조금은 주춤하는 듯했지만, 올 하반기만 보아도 그 위상은 아직 건재한 것 같습니다. 걸스플래닛999, 방과후설렘, 극한데뷔 야생돌 등이 방영을 기다리고 있죠.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발을 내딛었습니다. SBS 프로그램 ‘라우드’ (LOUD) 입니다. 라우드는 JYP와 PSY가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는 차세대 보이그룹 오디션입니다. 기획사 사장님이 출연한다는 것은 익숙한 포맷이지만, (K팝스타 기억나시죠?) 각각의 기획사 소속으로 ‘그룹’이 데뷔하게 된다는 점은 특이합니다. 한 기획사에서 보이 그룹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해보아도 그렇습니다. 보이 그룹은 소속사의 코어 팬덤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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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전빵이 미국의 도발, BTS의 Butter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8. 16. 14:14
5월 21일에 방탄소년단의 ‘버터’가 나왔습니다. 영어 가사로 이루어진 팝 곡입니다. 예상대로 빌보드 HOT 100차트에 1위를 차지하며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이 곡은 어떤 곡일까요? 다수의 대중에게 그저 ‘뻔한 곡’. ‘Dynamite의 동어반복’이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 곡은 팝시장을 위한 곡입니다. 오해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세계인의 눈이 아니라 한국인의 눈으로 보면 과연 Butter는 뻔합니다. 영어 가사라는 점이 그나마 특별한데 이는 전작 ‘Dynamite’에서 했었지요. 여기서 논의가 끝이납니다. 더 할 말이 없는 곡입니다. 미국의 눈으로 보면 어떨까요? BTS의 영어 곡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아직 질리기엔 이릅니다. 방탄소년단의 토속적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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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장 SM] 2021년 상반기 앨범 리뷰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7. 1. 14:22
올해에 뭘 할까? 고민하다 문득 'SM의 모든 앨범을 리뷰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한 분기를 버리고 4월에야 떠올랐다는 사실은 그냥 묻어 두기로 하자.) 하나의 레이블이라도 전체를 조망한다면 이를 통해 무언가 새로운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해서다. 아니나 다를까. 일반적으로 음반사에서 '비수기'에 가까운 상반기에도 SM은 앨범을 그야말로 쏟아냈다. 그들의 반년을 한 글에 정리해봤다. 하나하나를 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SM이라는 레이블의 성장과 각 아티스트의 성장이 합쳐놓으니 더욱 뚜렷하게 보였다. 그게 여러분들에게도 보이길 바라며 이 글을 시작한다. SUPER JUNIOR 'The Renaissance - The 10th Album' SUPER JUNIOR - House P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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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브걸스가 잡아낸 마지막 기회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6. 9. 12:30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1분기의 화두라면 단연 브레이브걸스 (이하 '브걸')의 차트 역주행입니다. '롤린'의 성공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석이 있습니다. 군인을 대상으로 한 정밀 타겟팅, 차트 역주행이라는 티핑 포인트를 위한 '전염' 조건 구성 등. '운전만 해'까지 히트 중인 이들에 대한 연구는 보다 늘어날 전망입니다. 이들의 스토리는 얼핏 제한된 업종 속 소수의 삶 같아 보이지만 사실 우리 주변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한번 굴러 떨어져 절망하는 언더독들이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는 모습, 어디서 많이 들어본 영화이자 실화입니다. 주연 배우만 달라졌을 뿐이죠. 이들의 성공에 사실 새로운 건 없습니다. 목적 달성을 위한 방법론이 포화에 이른 것이 현대사회니까요. BTS의 성공을 두고 글로벌 팬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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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We're Listening To: #4 (초여름까지 듣는 봄노래)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2021. 4. 21. 17:23
WENDY - When This Rain Stops (2021.04.05) 이 곡은 얼핏 평범한 발라드다. 편곡도 피아노 하나 뿐이다. 가사도 희망을 노래하는 전형적인 가사다. 하지만 웬디가 부름으로써 이 곡은 특별해진다. 기획을 주도하지도 않고 심지어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어째서 그럴까? 이 곡에 숨겨진 진짜 서사는 모두가 아는 사고다. 부상을 극복하고 솔로 앨범으로 부활해 팬 앞에 섰다. 웬디가 이 곡을 부름으로써, 뻔한 위로의 가사가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서사로 변한다. 그처럼 극적이지 않았을 지언정, 코로나로 인해 고립된 우리 모두가 이입할 수 있는 이야기기도 하다. 음악계에는 아직도 싱어송라이터에 대한 환상이 있다. 하지만 세상 모든 것이 그렇듯, 싱어송라이터도 단점이 있다. 싱어송라이터는 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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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스 101 시즌1> 그 후 5년 : 소녀들의 성장기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3. 23. 17:30
"당신의 소녀에게 투표하라" 대한민국 전역에 '국민 프로듀서'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이 막을 내린 지 5년이 흘렀습니다. 'Pick me'를 부르던 소녀들은 지금 어떤 모습일까요? 최종 순위별로 알아봅니다. 먼저 1위 '전소미'입니다. JYP 연습생으로 출연했지만, 결국 YG 산하 '더블랙레이블'로 이적해 2019년 6월에서야 데뷔 앨범 를 발매했습니다. 이후 두 번째 싱글 가 음악방송 1위를 기록하는 등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위 '김세정'은 최근 주연을 맡은 드라마 이 OCN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습니다. 그러나 그룹 활동은 아쉬움이 남는데요. 최종 9위였던 강미나와 함께 활동한 '구구단'은 2020년 12월을 끝으로 해체하게 되었습니다. 강미나 역시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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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고등래퍼4>: 한국 힙합의 인재영입전쟁Feature/힙합과 한국 2021. 2. 19. 22:03
당신에게 '고등래퍼'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십중팔구는 교복 입은 청소년들이 패기 넘치게 랩을 선보이는 이른바 '쇼미더머니'의 학생 버전을 떠올릴 것입니다. 사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주니어처럼 보이는 IP는 원작에 필적할 인기를 누리기 어렵습니다. 유사한 진행과 흐름 속에서 동일한 강도의 재미를 제공한다면 굳이 후발주자를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음악예능의 세계에서 '고등래퍼'의 포지셔닝은 남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쇼미'는 경력에 상관없이 성공을 노리는 래퍼들의 치열한 각축장입니다. 반면 '고등래퍼'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마추어입니다. 사회로부터 때묻지 않았다 (느껴지는) 무대에 순수함을 느끼고 열광하는 독자적인 시청자 층이 생긴 것이죠. 이로 인해 '고등래퍼'는 매 시즌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