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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의 안전빵이 미국의 도발, BTS의 Butter
    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8. 16. 14:14

    5 21일에 방탄소년단의버터가 나왔습니다. 영어 가사로 이루어진 팝 곡입니다. 예상대로 빌보드 HOT 100차트에 1위를 차지하며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다시 한번 증명했습니다.

    이 곡은 어떤 곡일까요? 다수의 대중에게 그저뻔한 곡’. ‘Dynamite의 동어반복이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습니다. 정말 그럴까요? 이 곡은 팝시장을 위한 곡입니다. 오해는 여기서 비롯됩니다. 세계인의 눈이 아니라 한국인의 눈으로 보면 과연 Butter는 뻔합니다. 영어 가사라는 점이 그나마 특별한데 이는 전작 ‘Dynamite’에서 했었지요. 여기서 논의가 끝이납니다. 더 할 말이 없는 곡입니다.

    미국의 눈으로 보면 어떨까요? BTS의 영어 곡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아직 질리기엔 이릅니다. 방탄소년단의 토속적인 영어 발음도 인상적입니다. 동양 남자 악센트가 팝시장서 먹힐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우리에게는 뻔하고 흔한 발음이 팝 시장에서는 신선한 발음일 수 있다는 거지요.

    이 곡은 그러면서도 알게 모르게 과거의 팝의 제왕들을 소환해 과거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과 어셔의 ‘U Got It Bad’을 가사에 넣어준 거지요. 어셔는 SNS에서 이 파트를 틀어주며 화답했습니다.

    리믹스를 쓰는 방식조차 인상적입니다. 한 곡에 온갖 리믹스가 나오는 것. 솔직히 신선한 방식은 아닙니다. 팝시장에서 모두가 한 곡의 순위를 유지하게 하려 나오는 꼼수지요. 다들 하는 일이라면, 어떻게 연출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방탄소년단은 이걸 본인들의 방식, ‘떡밥복선회수로 풀었습니다. 이 곡의 마지막 가사는 이렇습니다. ‘Hotter, Sweeter, Cooler, Butter!’ 그리고 BTS가 발표한 리믹스들이 Hotter 리믹스. Sweeter 리믹스. 그리고 Cooler 리믹스입니다. 어차피 해야 할 리믹스를 자기식으로 연출해 팬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 셈입니다.

    Butter’라는 음악에 담겨진 자연스러운 정서, 정신은 어떤가요?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한 아이돌 노래입니다. 안전하고, 밝고, 건전하고, 청량한 여름 노래지요. 마이클 잭슨 식 팝에 랩과 알앤비, EDM 등 정신없이 장르가 바뀌고 안무가 변화되며 계속 자극을 주는 방식도 한국의 아이돌이 항상 구사하던 무언가입니다.

    하지만 팝 시장에서는 어떨까요? 팝시장은 아이돌이 없습니다. 저스틴 비버는 이미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이 듣는 팝 음악도 마약과 섹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지요. 방탄소년단의 건전한 메시지는 그 자체로 팝 시장에서는 신선합니다. 다양한 장르와 무대장치, 안무로 자극을 계속 주면서 몰입감을 이끌고 가는 방식 또한 심플한 구성을 선호하는 팝 시장에서는 보기 어렵지요.

    입장에 따라 달리 보이는 일이 그렇습니다. BTS ‘Butter’가 바로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 익숙하고 뻔해보이는 무언가가 세계에서는 가장 신선한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거지요. 지금도 어딘가 거리에서 흘러나오고 있을 Butter에 조금 더 귀를 기울여 봄 직한 이유입니다.

    *HIM 매거진 7월호 게재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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