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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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고등래퍼4>: 한국 힙합의 인재영입전쟁Feature/힙합과 한국 2021. 2. 19. 22:03
당신에게 '고등래퍼'란 어떤 이미지인가요? 십중팔구는 교복 입은 청소년들이 패기 넘치게 랩을 선보이는 이른바 '쇼미더머니'의 학생 버전을 떠올릴 것입니다. 사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주니어처럼 보이는 IP는 원작에 필적할 인기를 누리기 어렵습니다. 유사한 진행과 흐름 속에서 동일한 강도의 재미를 제공한다면 굳이 후발주자를 택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음악예능의 세계에서 '고등래퍼'의 포지셔닝은 남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쇼미'는 경력에 상관없이 성공을 노리는 래퍼들의 치열한 각축장입니다. 반면 '고등래퍼'의 참가자들은 대부분 아마추어입니다. 사회로부터 때묻지 않았다 (느껴지는) 무대에 순수함을 느끼고 열광하는 독자적인 시청자 층이 생긴 것이죠. 이로 인해 '고등래퍼'는 매 시즌마다 일정 수준 이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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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따와의 대담, "올해는 빠-끄"Interview/RAP GAME TALK 2020. 7. 27. 17:37
[RAP GAME TALK]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REP TV'의 주요 콘텐츠입니다. 래퍼를 초대해 한국힙합씬에 대해 대담을 나누며, 매디에서는 인터뷰 영상의 텍스트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본 인터뷰는 2019년 5월에 공개된 내용입니다 김봉현 (이하 'B') : 요즘 한국힙합에서 가장 화제의 인물이 아닐까 생각하는데 혹시 동의하시나요? 저도 얼마 전까지는 체감이 안됐는데 요새 아무래도 이제 일이 많아지면서 많이 돌아다니고, 얘기도 많이 듣고 하다 보니까 저도 조금 느끼고는 있는 것 같아요. 뭔가 얘기가 많이 되고 있구나 그 정도? B : 유튜브 보면 개그 채널 중에 젊은 개그맨들이 하는 콘텐츠 중에 '염따 분장하고 여자 꼬시기' 라는 게 있어요. 제가 생각하는 화제성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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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따 - 살아숨셔2Review/Albums 2020. 7. 24. 10:54
염따의 정규 3집 가 발매된지도 어느 덧 1년 반이 흘렀다. 그 사이 그는 84년생 동갑내기 OG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악인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콘텐츠 업계가 주목하는 SNS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그가 습관처럼 내뱉던 'FLEX' 와 '빠-끄' 는 당장의 소비에 행복을 찾는 불안한 MZ 세대를 표상하는 언어가 되었다. 이 모든 걸 가능케 했던 그의 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 유쾌하지만 씁쓸하고, 우울하지만 따뜻하다. 염따의 정규 3집 는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혼란한 그의 삶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건 인간 염현수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불안이 일상화된, 정착을 꿈꾸는 모든 대한민국 2-30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앨범의 무드는 시종일관 바뀐다. 그는 한껏 자신감에 취해 성공에 대한 포부를 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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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재미 이상의 의미, 힙합예능 다모임Feature/힙합과 한국 2020. 2. 14. 18:31
다양한 사건으로 가득했던 한국 힙합의 2019년을 곱씹어볼 때, 나에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사건은 다모임의 등장이었다. 다섯 명의 84년생 래퍼들이 뭉친 ‘둘도없는힙합친구 : DAMOIM(다모임)’이 보여주는 움직임과 음원차트 성적 등, 다양한 소식을 통해 그들의 뜨거운 인기를 연일 체감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다모임은 유머와 감동, 매력적인 캐릭터를 적절히 배합해 잘 만든 웹 예능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다모임의 예능적 재미에만 시선이 갔던 것은 아니다. 유머를 걷어낸 다모임의 본질, 나는 그것이 다섯 래퍼가 보여주는 힙합의 멋과 매력에 기인함을 느꼈다. 그렇다면 다모임이 보여준 힙합 문화와 그 매력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시리즈 초반, 전세기 안에서 서로의 성공을 축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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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g] SM과 다모임, 둘도 없는 음악 친구?Feature 2020. 2. 13. 19:13
SM과 다모임이라니. 얼핏 생각하면 안 어울리는 두 단어야. 가장 오랜 기간 케이팝을 이끌어온 대기업인 SM. 그리고 각각 자신만의 개성으로 자기만의 세계를 구축해온 베테랑 래퍼 5명이 모인 다모임. 어떻게 이 둘이 '친구'라는 걸까? SM은 사실 제법 오랜 기간 '흑인음악'에 집중했어. 2000년대 SM이 '북유럽 음악가'라는 키워드가 중심이었다면, 2010년대의 SM은 '흑인음악'이 더 그 정체성으로 느껴질 정도야. 정통 알앤비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레드 벨벳을 필두로 알앤비를 보여주는 엑소와 힙합을 전면으로 내세운 NCT, 다양한 흑인음악의 모습을 보여주는 태민, 백현 등의 솔로 프로젝트까지 말이지. 흑인음악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SM은 흑인음악가들과 네트워크를 두텁게 쌓기 시작했어. 전 세계의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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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다모임의 기부와 '진정한' 플렉스Feature/힙합과 한국 2020. 2. 12. 19:20
다모임은 원래 사이트 이름이다. 동문이나 동창을 검색해서 만날 수 있는 사이트였다. 나 역시 좋아했던 여자애 이름을 입력해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20년 전 이야기다. 오늘날 우리는 다모임이라는 이름을 새로운 방식으로 기억하게 됐다. 딩고와 84년생 동갑내기 래퍼 5명이 만든 힙합 프로젝트 때문이다. 더콰이엇, 사이먼도미닉, 염따, 팔로알토, 딥플로우. 2000년의 다모임을 기억하는 이들은 2020년에 다모임의 뜻을 재탄생시켰다. ‘둘도 없는 힙합친구’로. 다모임 프로젝트에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무명의 젊은 프로듀서를 파격적으로 기용했다는 면에서 한국힙합의 ‘형님’들이 씬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유의미하게 세력화해 큰 영향력을 갖춘 최초의 ‘윗세대’ 래퍼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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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중2병' 심층 해부하기Feature/힙합과 한국 2020. 2. 11. 21:30
다모임의 '중2병'은 누가 봐도 스트레이트한 힙합이다. 단순명료한 곡 구성과 달리 그들의 가사는 흘려보내기 아쉬운 재미있는 레퍼런스로 가득하다. '곧 죽어도 힙합'인 다모임의 태도와 이 문화를 향한 애정을 함께 알아보자. Verse 1 : Deepflow "늘 XXL fit 입어, 머리는 밀었지 2mm" -'XXL' 은 90년대 힙합 열풍 시절 익숙했던 사이즈다. 당시 (패션의 관점에서) 힙합퍼들의 집결지인 압구정 로데오거리로 가면 자신의 두 배는 되보이는 크기의 옷을 걸친 무리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여기에 거의 삭발에 가까운 2mm 반삭은 덤. 또한 'XXL'은 'The Source'와 함께 당시 힙합매니아들이 거금을 주고서라도 모았던 미국의 유명 힙합 잡지이기도 하다. Verse 2 : The 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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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모임 특집] 다모임의 '아마두'는 힙합인가? 케이팝인가?Review/두 개의 시선 2020. 2. 9. 00:07
[두 개의 시선]은 힙합과 케이팝 양쪽에서 해석이 가능한 음악을 놓고 필자 2명이 선보이는 2개의 의견입니다. AGENDA - '아마두'는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HIP-HOP] 래퍼 산이가 간만에 한 건 했다. "오오 딥플로우 발라드 랩에 소질이 보이는데?" 그가 올린 인스타그램 포스팅은 음원차트를 휩쓸던 다모임의 두번째 싱글 '아마두'를 새로운 논란에 올렸다. 이 곡은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음악 커뮤니티들은 5년전 딥플로우가 싱글 '잘 어울려'에서 지목한 두 진영 (리얼힙합 vs 발라드랩)의 팬들 간 해묵은 감정까지 더해져 불타올랐다. '아마두'를 케이팝으로 분류하는 주된 의견을 꼽아보자. 음악장르 논의가 활발한 커뮤니티들과 유튜브 반응을 종합하면 하나는 이 곡이 취하는 캐롤의 문법, 또 하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