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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모임 특집] 다모임의 '아마두'는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Review/두 개의 시선 2020. 2. 9. 00:07

    [두 개의 시선]은 힙합과 케이팝 양쪽에서 해석이 가능한 음악을 놓고 필자 2명이 선보이는 2개의 의견입니다. 


    AGENDA - '아마두'는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HIP-HOP]

    래퍼 산이가 간만에 한 건 했다. "오오 딥플로우 발라드 랩에 소질이 보이는데?" 그가 올린 인스타그램 포스팅은 음원차트를 휩쓸던 다모임의 두번째 싱글 '아마두'를 새로운 논란에 올렸다. 이 곡은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음악 커뮤니티들은 5년전 딥플로우가 싱글 '잘 어울려'에서 지목한 두 진영 (리얼힙합 vs 발라드랩)의 팬들 간 해묵은 감정까지 더해져 불타올랐다. 

    '아마두'를 케이팝으로 분류하는 주된 의견을 꼽아보자. 음악장르 논의가 활발한 커뮤니티들과 유튜브 반응을 종합하면 하나는 이 곡이 취하는 캐롤의 문법, 또 하나는 이 곡이 차용하는 오토튠과 팝적인 보컬이다. 

    그런데 이 의견들만으로 '아마두'를 케이팝으로 정의한다는 건 어딘가 석연찮다. 가령 미국 80년대 올드스쿨의 전설 런 디엠씨는 캐롤 위에 신나는 랩을 선보였다. 칸예 웨스트는 6-70년대 소울향 음악에서 뉴욕 할렘의 크리스마스를 논했다. 이들 중 어느 누구도 힙합이 아니라는 얘기는 듣지 않는다. 캐롤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https://www.youtube.com/watch?v=Emz2ciGhsXM 

    Kanye West - Christmas in Harlem

    그렇다면 하드코어 힙합으로 알려진 딥플로우가 오토튠으로 감미롭게 랩을 한게 문제인걸까? 방법론으로 판단하기 전에, 빈민가의 크리스마스를 오토튠으로 노래한 고(故) 텐타시온의 노래를 한번 바라보자. 여기에는 랩이 전혀 없다. 알앤비, 록과 팝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보컬이 음울한 트랩 비트 위에 존재할 뿐. 2010년대 최고의 힙합캐롤로 선정된 이 곡은 물론 힙합뮤지션 텐타시온의 정체성을 흐리지 않는다. 결국 가창자에 대한 개인적 의견들에서 거리를 두고 보면, '아마두'가 캐롤의 문법과 팝적 요소로 인해 힙합이 되지 못하는 이유는 없는 셈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HICfkzRKB8g

    XXXTentacion - A Ghetto Christmas Carol

    곡 자체를 조금 더 살펴보자. '아마두'는 기본적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 노래다. 하지만 이건 케이팝에서 흔히 다루는 남녀간의 사랑, 또는 팬을 위한 사랑을 의미하진 않는다. 힙합이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공동체적 사랑이자, 진화된 One Love다. 다모임 멤버들이 곡에서 다짐한 사랑은 성공의 자축을 넘어 동료, 후배 래퍼들을 데려와 영광을 함께 나누면서 완성된다. 케이팝이 말하는 사랑과 결을 달리하는 부분이다. 

    곡의 음악적 본질로 조금 더 들어가볼까? 무엇보다도 힙합의 핵심은 다른 장르의 요소를 흡수하면서 경계를 확장하는데 있다. 7-80년대 힙합의 기준으로 지금의 래퍼들을 보면 매우 낯설다. DJ가 돌리는 턴테이블 위에 엠씨가 랩스킬을 뽐내고 비보이가 춤을 추는 전통적인 그림이 나오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힙합이다. 역사적으로 다른 장르를 샘플링하거나 연주/재조합하면서 경계를 허물고 라이브러리를 넓히면서 힙합이 여기까지 온것이다. 그 영향으로 힙합과 팝은 별개의 장르로 남아있지 않다. 힙합을 기반으로 한 요소 안에 팝이 영향받고 확대되는 시대를 우리는 이미 살고 있다. 그래서 '아마두'의 가요/캐롤 차트 동시 1위는 오히려 힙합의 또다른 경계 확장의 사례가 된다.

    이제 서두에서 소개한 논란으로 돌아올 차례다. 이 곡은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아마두'를 단지 2019년 하반기의 케이팝으로 선정한다면 이 곡의 매력과 본질을 다 설명할 수 없다. 내게 '아마두'는 한국힙합의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5명의 래퍼가 캐롤이라는 무대를 대관해 동료들과 성공을 나누는 힙합 트랙이다. 힙합 공동체의 번영을 약속하고, 서로의 어깨를 힘차게 두드려주는 사랑 가득한 힙합 트랙이다. 

    Written by 안승배


    AGENDA - '아마두'는 힙합인가? 케이팝인가?

    [K-POP]

    아마두는 19년 겨울 최고의 팝이다. 힙합이 차트 1위를 넘어 (힙합 특유의 공격성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캐롤'  1위까지 해버렸다. 힙합이 팝이 돼버린 글로벌 트렌드를 보여주는 곡이랄까?

    한국에서 나온 성공적인 팝. 어쩌면 그게 바로 케이팝이라 부를 수도 있다. 아니나 다를까. '아마두'에는 케이팝적인 면모가 엿보인다. 무엇이 케이팝같다는 걸까?

    우선 '관계'다. 유니버스라 불러도 좋고, 케미라 불러도 좋다. 케이팝 아이돌은 유독 관계가 중시된다. '막내'부터 '케미'까지, 아티스트 사이의 관계성이 음악 자체보다 중시되는 게 아이돌 음악의 특징 중 하나다.

    '아마두'도 그렇다.  프로페셔널하고, 효율적이고, 정 없게 메일로 비트 보내면서 피처링 받지 않는다. 함께 대화하고, 함께 녹음하며, 그 과정을 일일이 예능으로 공개한다. 그렇게 관계를 쌓는다. 어쩌면 가사 자체에는 관계성이 적고 추상적인 가사 위주인 아이돌보다도 더 '멤버간 관계성'에 집중한 셈이다.

    관계는 그대로 콘텐츠로 이어진다. 허클베리 피는 넉살의 가사와 염따의 밈을 이용해 가사를 쓴다. 염따의 훅은 아예 모든 출연진의 관계를 호명한다. 가사 자체가 다양한 캐릭터와 그 케미를 전시하는 장인 셈이다. 케이팝의 강점을 힙합이 가져온 셈이다.

    두 번째는 '수위조절'이다.  힙합은 대한민국, 아니 세계 어디서나 모두가 좋아하기는 어려운 장르다. 선을 넘는 쾌감과 공격성이 태초부터 힙합의 핵심 중 하나였던 까닭이다.

    '아마두'는 다르다. 철저하게 연말의 따뜻한 기분에 집중했다. 러브앤피쓰라는 톤에 충실했다. 심지어 우원재, 김효은이라는 가장 어둡고 독한 배우를 굳이 섭외해서 말이다.

    효과는 대단했다. 아마두는 염따의 모든 노래, 그리고 다모임의 그 어떤 노래보다 큰 대중성을 얻었다. 어른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수위 덕분이다.

    세 번째는 '참여'다. '아마두'는 철저하게 사회에 참여하는 노래다. 연말을 맞아 '나눔'을 주제로 삼았다. 실제로 곡과 맞는 기부를 영상으로 찍어 공유했다. 음악으로 끝나지 않고, 행동으로 마무리한 셈이다. 드레이크의 'God's Plan'을 연상시키는 본격적인 사회 나눔 곡이다.

    더 놀라운 건 '외부의 참여'다. 인스타 라이브를 통해 댓글을 받아서 가사에 추가했다. 팬에게서 가사를 받는 행동은 아이돌조차 쉽사리 하지 못한 참여다.

    곡 홍보 또한 심히 아이돌 적이었다. 미리 곡 발매 일자를 남긴다. 그리고 그 일정에 맞춰서 '스밍'을 요청한다. 아이돌 팬클럽이 하는 일을 직접 해주는 셈이다.

    KPOP은 음악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마케팅이고, 또 운영 방식이었다. 다른 장르 음악도 KPOP의 마케팅 방식, 운영 방식을 배울 수 있다면 더욱 큰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아마두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아마두'가 지난 겨울 시즌 최고의 케이팝인 이유다.

    Written by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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