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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특집] 현직 전도사가 본 BTS 'ON'뮤비 속 신학적 메세지 해석
    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3. 9. 18:30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창수: 현직 전도사 겸 힙덕후.

    BTS 'ON"의 성경 레퍼런스를 설명한 유튜브 영상

    은우: 방탄소년단의 'ON'이 노아의 방주에 대한 레퍼런스가 있다고 해서 화제인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창수: 앨범을 가사를 중심으로 다시 신속히 정주행 한번 하고, 뮤비를 몇 번 더 살폈습니다. 공유 주셨던 영상도 봤고요.

    일단 영상 가운데 성경 서사에서 따온 코드들을 적절히 인용해서 배치했다는 사실은 누가 봐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 의견으론 영상의 의미는 일단 그렇게 해석될 수 ‘밖에는’ 없습니다.  이건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성경 서사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이면 그렇게 의미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직접 인용이네요. 그랬을만한 의도도 저는 조금 알겠고요. 

    은우: 기독교 문화권의 영향에서 자라온 '서구 문화권'의 팬들은 그 인용을 좀 더 직접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겠죠.

    이창수: 헌데 그 의도가 기독교적이진 않다 생각합니다. BTS가 '기독교 편이다'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거죠. 제가 해석한 본 영상의 의도는 이렇습니다.

    저는 모든 분야 거의 모든 종류의 아티스트들이 커리어가 전진될 수록 점점 더 “영적이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종교적”이 되는 거죠. 실은 모든 종류의 무대 퍼포먼스가 종교 집회 행위와 유사하거나 거의 동일합니다. 

    Fan이란 단어의 어원 자체가 광신도입니다. 현대 공연예술의 모체가 되는 연극 무대에서 쓰는 씬scene이라는 단어는 원래 헬라어 스케네 죠.  스케네는 장막 이란 뜻입니다.

    저는 이번 앨범이 매우 종교적이고 영적으로 읽히네요.  그게 기독교적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은우: 그게 무슨 뜻이신가요?

    이창수: 기독교적이지 않다는 거는 그의 종교가 기독교 이거나 복음전파가 의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어떤 종류의 예술이든 그리스 로마 신화나 셰익스피어 작품을 인용하는 것처럼 성경도 자유로이 그 텍스트나 서사를 인용해서 쓸 수 있어요. 성경이라는 텍스트와 서사가 사실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서사이고 보편적 스토리 텔링이며 가장 유명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죠. 

    범죄, 타락 -> 희생, 속죄 -> 부활 대속

    이런 류의 창조->타락->구속 서사는 세상 모든 종교와 신화, 소설, 영화의 모체가 된 구조예요. 저는 그런 의미에서 성경의 서사가 이번 BTS 뮤비에 인용되었다고 봐요. 비티에스 본인들의 예술가적 자아가, 그 정도까지 확장되었다고 느끼네요. 

    모든 종류의 예술가들이 정상에 서게 되면 스스로를 신적인 존재라고 여기더군요. 카니예 웨스트가 대표적이겠지요. 힙합의 장르적 특성상 그대로를 직접 문자적으로 고백한다는 게 카니예 웨스트 등 래퍼가 가장 이 부분에서 두드러지는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은우: 힙합, 랩의 '가사적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방탄소년단도 새로운 주제를 활용했다는 거군요. 사실 방탄소년단처럼 랩의 비중이 높은 아이돌이 아니라면 이런 주제를 다루기는 어려웠겠지요.

    이창수: 저는 이번 방탄소년단의 앨범이 켄드릭 라마의 [DAMN.]이랑 앨범 성격이 비슷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어요. 정상에서 느끼는 고독, 외로움, 교만함과 교차하는 비참함.

    Kendrik Lamar - Humble 종교적인 테마가 두드러진다

     

    대단한 건 그게 극단적 자기혐오나 극단적 자기 숭배로 빠져 자기 파괴에 이르지 않고 (자기혐오든 숭배든, 극단적인 건 결과적으로 파괴를 낳죠) 그걸 건강하게 승화했다는 점이에요. 정말 높게 삽니다..

    켄드릭이 앨범 DAMN 의 마지막 트랙에서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자기 삶과, 어쩌면 흑인 공동체, 힙합 문화 자체를 관통할 수도 있는 어떤 소명감에 대해서 나누면서 앨범을 마무리했거든요.

    BTS 뮤비에서 쓰인 코드들은 그들을 단순히 신적인 존재가 아니라, 팬들과 소통하고 그들 삶의 선한 영향력을 주는 ‘선한 영적인 존재’들로 승화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동안 비티에스 음악이 지향했던 회복, 소통, 그런 코드들이 점점 더 높이 향하고 있는 것 같네요.  성경을 잘 인용해서 배치한 좋은 예술작품이네요! 👍🏼💕

    BTS - ON 키네틱 매니페스토 필름


    누군가를 위로하고 격려하고 소망을 주는 행위를 한다는게- 사실은 자기 자신이 그만한 가치와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인식이 전제되어야지 가능해요. 

    그게 자기인식으로써도 있어야 하지만, 상대방에게도 그렇게 받아들여져야만 위로나 격려가 가능하죠. 그게 아니라면...

    '네가 뭔데 날 위로해?' 이러거나 아니면 그냥 무시당하기 십상이죠.

    은우: 자칫 잘못하면 '꼰대'가 되기 십상이니까요. 그만큼 아이돌 입장에서 위험한 메시지기도 하고요.

    이창수: 건강하게 다듬어진 자아가 아니라, 단지 교만함, 우월함으로 빚어진 자아로 위로나 격려를 실시하면, 반드시 튕겨져 나와요. 그랬던 아티스트, 작품들 많죠. 그만큼 위로, 격려의 진정성은 다듬기 어려운 것 같아요.  그런데 비티에스는 그 어려운 일을 계속해서 잘 해내네요.

    정말로 대단해요. 케이팝의 도인들인 것같아요. 

    은우: 마무리 해주실수 있나요?

    이창수: 마지막에 급자아비판을 하자면,, 위로와 격려에 가장 실패하고 있는 집단이 한국교회고, 또 한국교회음악입니다. 개똥도 안 먹히고 있죠. 자아성찰도 안되고 있고, 착각과 교만에 차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성경을 인용한 비티에스 이번 뮤비는, 정당성과 설득력이 있습니다. 저분들은 정말 지금 시대에 빛 같은 존재들이라 생각합니다. 종교가 기독교 인지는 모르겠지만, 하나님을 지역 신이 아니라 우주신으로 믿는 저는, 지금 시대에 비티에스가 선택받은 게 아닐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봅니다.

    은우: 이 발언은 창수님의 개인 발언이며 매디의 공식적 의견과는 전혀 상관이 없...(웃음)

    BTS - ON (Official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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