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음악 마케팅의 두 방식, 지코 '아무노래'와 NCT 127 Neo Zone
    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2. 25. 22:32

    사업가와 기술자가 다른 게 뭘까? 기술자는 '우선 잘 만들기'에 신경을 쓰고 그다음에 '어떻게 팔지'를 고민해. 반면 사업가는 '어떻게 팔지'를 고민하고 그에 맞는 물건을 만들지.

    과거에는 '비즈니스맨'이란 말이 디스에 종류했지만, 지금은 달라. 음악은 거대한 비즈니스이기도 하고, 이를 굳이 아무도 숨기지 않지. 어차피 비즈니스라면 제대로 사업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모두가 하는 듯 해.

    이렇게 마케팅이 중요해지는 요즘 그렇다면 어떻게 음악을 마케팅해야 할까? 최근 두 개의 전혀 상반된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가 나와서 이를 이야기해보려 해. 바로 지코의 '아무 노래'와 NCT 127의 신보 'Neo Zone'이야.

     

    아마도 아직까지는 올해 최고의 히트곡일 지코의 '아무노래'. 이 노래는 정말 '마케팅'의 힘으로 성공한 곡이라 생각해. 특히 '틱톡'을 빼놓을 수 없겠지.

    이 곡은 틱톡에 적합한 쉬운 안무가 핵심인 곡이야. 이에 적합한 편안한 멜로디의 랩과 멜로디, 비트를 갖고 있지. 누가 봐도 노린 곡이야.

    노림수는 '아무노래 챌린지'에서 더 크게 이어져. 함께 참여해보라고 유도하는 곡이야. 참여하기 위해서는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안무가 쉬워야겠지? 그리고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오피니언 리더들, 인플루언서들을 섭외했어, 댄서부터 아이돌까지 자기 주변에 3~4팀 정도와 함께 찍은 영상이면 충분했어. 이후 이효리가 챌린이 참여 영상을 올린 그 순간, 이미 대세는 기울였어.

    아무 노래 챌린지는 '저비용 고효율' 마케팅 전략의 예시라 생각해. 싱글 한 곡을 직접 만들고.  미국에서 흔히 활용되는 틱톡 챌린지에서 영감을 받고. 저사양 영상을 촬영하고. 자신에 기존 인맥을 통해 음악을 홍보했지. 드러나는 비용은 거의 없지만, 그에 비해 이 신선한 홍보 전략에 대한 대중들에 반응은 엄청났어.

    NCT127이 약 1년 만에 2집 앨범으로 컴백해. EXO 멤버들이 군대를 가기 시작한 지금, 역시 '메인 보이그룹'의 역할을 해줘야 할 팀이 NCT란 걸 감안하면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볼 수 있겠지. 

    그래서일까? 이번 앨범의 홍보 전략마저 매우 공격적이야. 수록곡 전부를 짧게나마 뮤직비디오로 공개했어. 모든 곡마다 심지어 다른 색감과 컨셉, 세트로 말이야. 정말 SM이니까 가능한 콘텐츠 물량 폭격이야. 심지어 이 곡들마다 투표를 매겨서 일정 목표를 넘기면 리워드 콘텐츠를 공개해. 전체 1위인 곡은 특별 무대까지 공개할 예정이야.

    이 모든 투표는 자체 예능을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야. NCT 127은 다양한 자체 예능을 이미 시작했어. 랭킹쇼부터 시작해서 라디오까지, 매번 다른 콘셉트의 예능이야. 유튜브 콘텐츠라고는 하지만 이미 때깔은 최고의 방송 콘텐츠 못지않아. NCT 127은 이번 컴백을 위해 자신들만의 '방송국'을 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지.

    NCT 127은 '융단 폭격'형 마케팅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어. 압도적인 품질의 음악들을 담은 정규 앨범. 모든 곡을 비주얼적으로 표현한 뮤직비디오. 그리고 음악마다 투표와 서사를 만들어주는 자체 예능들까지. 심지어 아직까지 이번 앨범 타이틀곡으로 알려져 있는 '영웅'은 공개조차 되지 않았어. 이런 방식이 얼마나 성공할지는 아직 지켜봐야겠지만 최소한 1년 만에 돌아온 SM의 '블록버스터'라는 느낌을 주기에는 충분한 방식이라고 봐.

    '홍보 방식' 또한 음악에 일부라고 생각해. 곡에 맞게, 외부 상황에 맞게, 또 자신의 상황에 맞게 어떻게 곡을 알리느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말이지. 사실상의 1인 기획사에서 자신의 싱글을 알려야 했던 지코는 이에 최적화된 '저비용 고효율' 방식의 음악을 만들고 홍보했어. 마찬가지로 1년 만에 자신의 주력 보이그룹 중 하나를 알려야 했던 대형 기획사 SM은 '융단 폭격'으로 고품질의 영상을 대량으로 만들고, 이를 엄청나게 많은 콘텐츠로 홍보했지.

    앞으로도 음악은 계속 나올거고, 그 음악은 홍보 방식과 딱 맞아떨어지게 될 거야. 어떻게 홍보할지를 정해놓고, 이에 적합한 음악을 만드는 경우도 있겠지. 한때 '라디오에 적합했던 노래'란 게 있던 것처럼 이제 우리는 '틱톡에 적합한 음악(아무 노래)'이나, '유튜브 예능에 적합한 정규앨범(NCT 127 - Neo Zone)'을 갖게 된 걸지도 몰라.

     

    댓글

Copyright ⓒ 2019 By Maedi.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