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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 특집] SM 3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 (2편)
    Review/Albums 2020. 7. 2. 18:33

    15년간 업계 내부 최고를 지켰다. 아시아 시장도 차지했다. 북유럽부터 미국까지, 다양한 음악 관계자의 존중을 얻어 협업도 가능하다. 이제 이 레이블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SM 앨범 리뷰 시리즈. 2편이자 마지막 편에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SM이 발표한 주요 앨범을 다룬다. NCT처럼 주요 그룹에서 깜짝 놀랄만한 도박을 걸기도 하고, 태현 등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련된 팝 혹은 정통 장르음악을 들려주기도 한다. 도박수와 장르적 정통성, 그리고 대중성까지 모두 합친 삼위일체의 앨범(레드벨벳의 최근작 'The ReVe festival’ Finale)을 만드는 경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케이팝이 세계를 점령해가는 2010년대, SM이 어떻게 남다른 깊이를 추구해왔는지 보여주는 앨범 리뷰 모음이다. (김은우)

     


    #f(x) 미니앨범 1집 'NU 예삐오 (NU ABO)' 2010.05.03

    이러시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에요 SM” 

    이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를 기억한다. 당시의 심경은  이랬다. 10년이 지난 지금이라고 다를까? 그때 느꼈던 이상한' 지점들은 여전히 유효하다. 

    강산이 한 번 바뀌어도 여전히 이상하다면 발매 당시에는 얼마나 프레시한 음악을 선보인 것이었을까. ‘ 어떡해요 언니’ 라던가, ‘예를 들면 꿍디꿍디’ 라는 가사를 지금 내놓는다고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이쯤 되면 10년을 앞서 본 유영진의 혜안에 감탄하게 된다. 가사가 주는 충격이 크지만 사운드적으로도 충격이 컸다. 심플한 구성에 나나나나나 점차 음을 쌓아가는 구성은 지금 들어도 여전히 세련됐다. 당시 유행했던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후크송에 정통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앨범 구성도 굉장히 특이한데, 일렉트로닉 사운드 가득한 앞의  곡을 지나면 기대치도 못한 팝이  곡이나 들어가 있다. 그것도 심지어 하나는 아버지께 미안함을 담아 보내는 편지같은 곡이다. 트랙 구성을 통해서도   없는 소녀를 드러내고 싶었던 걸까. 

    그럼에도 수록곡 모두 준수한 편인데, 그중에서도 '아이스크림' 을 다시 한번 들어보시라. 밀크쉐이’ㅋ’ 로 박자가 완성되는 것을 깨닫는 순간 이 곡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가사에서 느껴지는 조금의 길티(guilty)함을 감수하고 듣는다면 ‘Me+U’ 역시 기억에 남을만한 곡이다.

    SM에게 f(x)   없는 소녀들이자 실험적인 시도를 의미하는 그룹이었다. 하시시박이 촬영한 앨범 커버와 자켓, 그리고 엉뚱한 트랙 구성과 난해한 가사들, 그리고  모든 것을 감싸고 있는 세련된 일렉트로니카 사운드까지.   없는 그녀들의 시작을  앨범은 바로  앨범이 아니었을까. 

    Written By 윤혜정

     

    #태티서 미니앨범 Twinkle 2012.04.30

    아이돌 유닛 혹은 솔로 활동의 교과서다. 유닛이나 솔로 활동의 묘미는 본진에서 발견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의 발견이다. 이런 측면에서 태티서의 첫 번째 미니앨범은 메인보컬 라인을 그룹화해서 본진에선 들을 수 없었던 밀도 높은 팝스타일의 곡들을 수록했다.   

     특히, 동명의 싱글 'Twinkle' 은 지금 들어도 그루브가 인상적이며 팝적인 감성이 짙게 묻어 나온다. 그 밖에 다른 곡들은 노골적인 팝 레퍼런스가 있거나 다른 SM 노래들을 연상케 하는 것들이 많다. 'OMG' 는 'Chocolate Love' 가, '처음이었죠' 는 레드벨벳의 초기 벨벳앨범 수록곡이 떠오른다. 향후 SM 걸그룹 음악들의 방향을 엿볼 수 있었던 앨범이다.




    Written by 몬세

     

    #EXO 1집 'XOXO (Kiss & Hug)' Repackage 2013.08.05

    두건을 뒤집어쓰고 ‘MAMA’  찾던 외계 소년들의 첫사랑은 역시 달라도 이렇게 달라야 하는 것인가. 거대한 초능력 세계관으로 충격을 선사했던 엑소는  싸랑해요!” 라는 외침과 함께   번의 충격을 선사했다. 

    마치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늑대와 미녀' 는 사실 가사 뿐 아니라  구성에서도 일반적인 아이돌  음악과는 결이 다르다. 마치 대화를 주고받는 식의 가사나  안에서의 , , ,  구성을 듣고있다 보면한 편의 장르 음악을 귀로 보는  같은 느낌이 든다. 뒤이어 리패키지 앨범 타이틀로 발매한 '으르렁' 은 이러한  구성과는 상반되는 심플하고 세련된 R&B 보여준다. '늑대와 미녀' 로 잔뜩 긴장시킨 후 '으르렁' 으로 회심의 일격을 가했다.

    밀리언셀러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차치하고서라도  앨범은 상당히 의미 있다. 보컬들의 R&B적인 가창력이 돋보이는 'Baby don’t cry', 마치  편의 극을 보는 듯한 'Black Pearl', 관능적인 'My Lady'  청아한 '나비 소녀' 까지. 수록곡 구성만 보면 가히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다. Full Length 정규 앨범을 듣다 보면 가끔 지치기도 하는데, 이것 저것 골라 담아둔  앨범은 듣다 지치기도 쉽지 않다. 

    8년간의 디스코그래피를 돌아보면  앨범이 엑소의 그룹 정체성을 형성한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늑대와 미녀' - '으르렁', 그리고 이후에 발매한 일련의 타이틀 곡에서 엑소는 (물론 지금은  약해졌지만) 외계 소년의 헤테로적 사랑을 꾸준히 이야기한다.  색이 가장 처음, 그리고 짙게 드러난 앨범이 바로 이 시기 아니었을까. 보이 그룹의 생애 주기  가장 치기 어린 사랑을 이야기하는 (첫사랑) 시점이라는 측면에서도 '늑대와 미녀' 는  역할을 충분히 다한다. 

    Written By 윤혜정

     

    #EXO 겨울앨범 1집 '12월의 기적' 2013.12.09

    이거야말로 SM만이 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아닐까? 창작 캐롤 한 곡 발표도 망설여지는 투자인데 SM은 고집스럽게 매년 EXO의 겨울 스페셜 앨범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EXO는 대형 댄스 그룹일 뿐 아니라, 정통 아카펠라 그룹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첫 앨범 '12월의 기적'은 그 화려한 시작이다. EXO가 '으르렁'으로 세상을 뒤집어놓은 2013년 겨울에 발매되었다. EXO는 당시에 '늑대와 미녀'등의 병맛 가사. 초능력 컨셉 등 여러모로 '진지하게 미친 친구들' 느낌이 아직 있었다. 그런 그룹이 발라드를 한다니 쉽게 와 닿지 않는다.  

    12월의 기적'은 그런 이질감을 정면으로 돌파해냈다.  '단 한 가지 못하는 것은 널 내게로 오게 하는 일 이 초라한 초능력 이젠 없었으면 좋겠어'라는 가사로, 초능력을 소재로 서정적인 발라드 정서를 제대로 표현했다. EXO의 과하게까지 보이는 기획을 소비하던 팬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은 건 물론이다.  

    이 외에도 이 앨범에는 지금까지도 겨울만 되면 차트인을 하는 켄지의 '첫 눈', 전통의 알앤비 캐롤이 뭔지를 보여주는 'Christmas Day' 등 한국에서 보기 힘든 고품질의 캐롤이 가득 담겨있다. 이렇게 SM은 또 하나 미개척지를 개척했다.

    Written by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규현 미니 1집 '광화문에서' 2014.11.13

    강타 1집이 SM식 본격 장르 음악 솔로 앨범의 시초였다면, 규현의 '광화문에서'는 그 바통을 받아서 만개한 작품이라 볼 수 있다.   

    애초에 입사 때부터 발라드 자원이었던 규현. 한 때는 입지가 적은 슈퍼주니어의 최후의 멤버이자 '천덕꾸러기'였다. 충실한 그룹 활동, 자신을 알리기 위한 예능 활동, 그리고 윤종신과 유영석의 프로젝트 참여 등 오랜 기간의 인고 끝에 드디어 나온 앨범이 바로 '광화문에서' 다.  

    '광화문에서' 에 대해 당대의 리뷰에서 많이 나오는 부분이 '악기와의 조화'와 지금 발라드가 아닌 '90년대의 발라드 정서' 두 가지다. 이 요소가 다재다능한 켄지의 프로듀싱과, 규현의 완벽하게 재련된 보컬 속에서 조화가 되었기에 성공을 거뒀다 보는 게 맞을 듯하다. 

    첫 곡 이후에는 당대의 발라드 작가진의 작업물들이 규현의 보컬을 타고 기분좋게, 단일한 정서로 이어진다. 이루마의 'Eternal Sunshine', 에코브릿지의 '뒷모습이 참 예뻤구나 (At close)', '좋을텐데' 와 '두 사람' 의 작곡가 윤영준의 '사랑이 숨긴 말들 (One confession)' 까지.  

    또 하나 짚어야 할 곡이 있다. '깊은 밤을 날아서' 리메이크는 그 분위기에 호불호가 갈릴지 몰라도, '이문세를 소환한다'는 앨범의 정서를 환기시키는데는 큰 역할을 했다 보인다. 강타 1집이 '신승훈을 소환한다'는 전략을 '오늘 같이 이런 밤이 좋아' 리메이크로 보여준 것과 같은 전략이다. 싱어송라이팅보다 '품질'을 중시하는 SM의 가풍 속에도 본인이 참여한 곡 '나의 생각, 너의 기억 (My thoughts, Your memories)'도 싱어송라이터를 표방했던 강타의 계보와 궤를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규현은 강타의 계보를 정수는 그대로, 하지만 발전적으로 계승했다.

    Written by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종현 소품집 '이야기 op.1' 2015.09.17

    이 앨범이 좋은 이유는 아이돌 종현을 한 꺼풀 벗겨낸, 김종현 내면의 이야기기 때문이다. 종현의 첫 솔로 미니앨범 <BASE>는 아이돌그룹 샤이니 종현의 연장선과 같았다. 현란하고 힘이 잔뜩 들어간 느낌이었다. 반면 이후 발매된 소품집 <이야기 op.1>은 개인 김종현의 앨범에 가깝다. 앨범이 아닌 굳이 ‘소품집’이라는 용어를 쓴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비주얼이나 사운드에서 화려함을 덜어내고 보컬과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집중했다. 

    타이틀곡 ‘하루의 끝’은 자신을 향한 위로의 곡이자, 우리 모두를 향한 위로의 곡이다. 그의 목소리엔 ‘서툴기만 하고,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지친 하루의 끝’을 위로하고자 하는 단호함이 묻어 있다. ‘산하엽’은 그가 슬픔을 어떻게 다루는지 보여준다. 참고 누르며, 감정을 가쁘지 않게 천천히 고조시키다 소멸시킨다. 그렇기에 듣는 사람은 그의 슬픔과 처연함이 배로 느껴진다. ‘2:34’와 ‘내일쯤’은 모두 종현의 전화통화로 시작하는데, 낯간지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자신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넣어둔 장치로 생각하기로 했다.  

    그 외에도 수록된 총 9곡에는 다양한 모습의 청년 김종현이 들어있다. 그는 사랑을 하고, 지나간 연인을 그리워하고, 친구와 술 한 잔 하고, 할 일을 미루기도 한다. 이야기를 표현하는데 서툴고 미숙한 부분이 있지만 그만큼 솔직한 앨범이다. 이제 더 이상 그의 새로운 이야기를 들을 수는 없지만, 과거 그 시간을 지나던 김종현을 기억하는데 의미 있는 앨범이라 생각한다. 

    Written by 김민정 


    #태민 2집 ‘Move’ 2017.10.16

    발매 당시 심하게도 앓았다. 일명 ‘무브 병’. 듣는 순간 같이 치명적이게 된다는 무시무시한 병이다. 하지만 아무리 따라 해도 태민의 마성을 따라갈 순 없더라. 이건 태민 장르이기 때문이다. 

    꽤 오래 케이팝을 팔로업 해온 사람이라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노력파인지 알 것이다. ‘누난 너무 예뻐’에서 단 몇 소절만 차지하던 미소년이, 부단한 노력을 통해 ‘Why So Serious’에서 폭발적인 고음을 발사하는 모습은 그의 집념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침내 그 소년은 홀로 앨범을 하나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MOVE 전의 솔로 디스코그래피는 무언가를 위한 증명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첫 솔로 앨범 ‘ACE’는 마치 출사표 같았다. 특히나 태민을 둘러쌓던 이미지들 - 예쁘장한, 미소년 -을 타파하려는 모습이었달까. (수록곡 'Pretty boy' 에 주목해보자) 또한 ‘Press it’ 앨범 역시 부서질듯한 춤선 가운데에서도 유년 시절 마이클 잭슨의 영향을 받았다던 그의 인터뷰가 생각난다. 

    하지만 MOVE 앨범 기점으로 태민은 단연 태민만의 장르를 구축해냈다. 어떤 증명을 위함이 아니라 온전히 홀로 서기에 성공한 것이다. 모든 동작들에서 힘을 뺀 춤선에서는 되려 완급조절을 할 수 있는 더 큰 힘이 느껴진다. 특히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 준 스가와라 코하루와의 댄스 장면은 가히 ‘중성적인 매력’이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준다. 심플한 멜로디 라인과 담백한 구성도 이 노래의 세련미를 더하는 데에 한 몫한다. 

    보컬적인 면에서도 기존과는 다른 시도들이 엿보인다. 다소 샤이니 시절에 담당한 고음이 눈에 띄었던 지난 앨범들과 달리 수록곡을 통해 다양한 보컬 시도를 보여준다. 일례로 심플한 피아노 음 위로 힘을 뺀듯하지만 드러나는 R&B적인 보컬 기교는 'Crazy 4 U' 나 'Rise' 등에서 돋보인다. 'Thirsty' 와 같은 수록곡은 이제껏 들어본 적 없는 태민 보컬을 들려주기도 한다. 

    이로써 SM은 척박한 남성 솔로 퍼포머 시장에 또 하나의 깃발을 선점했다. MOVE에서 만들어진 태민이라는 장르는 'Want' 를 통해 쐐기를 박는다. 곧 다가올 태민의 새 앨범이 기대된다. 또 어떤 모습으로 이태민 장르를 보여줄까. 

    Written By 윤혜정

     

    #NCT 스페셜 앨범 'NCT 2018 EMPATHY' 2018.03.14

    데뷔한 지 2년이 지난 멤버들이 연합 앨범을 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NCT라는 체제는 몇 년이 지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그래서 이들을   묶어줄 필요가 있었다. NCT 별개의 유닛이기에 앞서 꿈을 공유하는 집단이니까. 2016 충격을 안긴 ‘일곱번째 감각 SM 출사표였다면 ‘NCT 2018 EMPATHY’ NCT 출사표였다. 

    EMPATHY 앨범의 주제라고   있을 만큼 문을 여는 ‘Neo Got My Back’   자체로 NCT 설명한다. 1 57 동안 반복되는 ‘Neo got my back, Culture things, Tech-tech on my mind’ 라는 가사를 두고 누가 NCT 아니라고 하겠는가.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고 하지 말자. 원래 단번에 이해가 잘 안 되는 게 NCT 네오함 이니까. 

    트랙 구성도 주목해볼 만하다. 인트로에서 잡아준 묵직한 베이스 사운드는 뒤이어 나오는 'BOSS', 'Baby Don’t Stop', 그리고 'GO' 까지 쭉 이어진다. 재미있는 것은 마치 NCT 127 NCT Dream 옷이 뒤바뀐 듯한 'GO' 'TOUCH'  연이어 나온다는 점이다.  앨범을 이후로 역시나 127에서 'TOUCH' 같은 청량함과 Dream에서 'GO' 같은 공격적인 사운드를 좀처럼 만나보기는 어려웠지만 그래서  재미있다.  앨범 안에서는 127 Dream이 서로의 꿈을 오갈  있는것일 테니. 

    특히나 NCT 앨범은 Interlude에서 분위기 전환을 주는 것이 특징인데,  앨범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멤버가 다 같이 부른 ‘Black on Black’  앨범의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를 기점으로 뒤이어 나오는 곡들은 앞의   베이스 음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선사한다. 2019년에 Way V 데뷔한 것을 생각해본다면 앨범에 들어간 'WITHOUT YOU' 중국어 버전이나 텐의 솔로  배치도 이해가 된다. 

     모든 여정을 지나면 마침내 OUTRO 도달한다. OUTRO 부제인 ‘Vision’  후에 발매된 Way V  디지털 EP 제목이었다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대체  수를 앞서 기획하는 것인지 다시 한번 놀랄 수 밖에 없다. 다시 한번, NCT 반하는 것은 SM 기획에 반하는 일이라는 것을 실감한다. 

    Written By 윤혜정



    #유노윤호 미니앨범 1집 'True Colors' 2019.06.12

    댄스음악은 저급하다? 'Mirotic' 으로 동방신기가 이런 선입견을 부쉈다. 아쉽게도 2인 체제로 개편된 동방신기의 음악은 5인 시절과는 달랐다. 그 '5방신기' 시절의 음악적 후속편이 바로 이 유노윤호의 솔로 앨범이다. 유노윤호의 실제 생각을 담은 유노윤호식 'Heal The World' 인 'Change The World' 를 제외하면 수록곡 모두 춤을 추기 좋은 비트의 흥겨운 '댄스음악' 을 담았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모든게 너무나도 '유노윤호' 답다는 거다. 철저한 대형 레이블의 기획에서 만들어졌음에도, 또 철저하게 유노윤호라는 '아티스트 개인' 에게 맞춰져 있는 듯한, 공장에서 만든 맞춤 양복과 같은 앨범이다. 모순같아 보이지만, 사실이 그렇다. 

    수록곡들은 전혀 다른 듯 이어지는 색깔들을 담고 있다. 5인 시절 동방신기 음악의 후계자이자 SMP로 보이는 'Follow'와 'Swing'. Funk를 재해석한 'Blue Jeans'. 런던 노이즈의 비트 위에서 기리보이와 함께 요즘 힙합 비트를 어색하지 않게 보여주는 '불러(Hit Me Up)'까지. 어두운 흑인음악적인 느낌의 댄스음악을 다양한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진정성'. 이 앨범은 유노윤호가 작사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소한 'Change The World'의 가사에는 유노윤호만의 어떤 철학이 느껴진다. 본인이 직접 쓰지 않았다고 해도, 본인의 철학이 배여 있는 음악이라면 본인의 메시지라 봐도 되지 않을까. 

    SM은 발라드 등 '기존에 있던 장르음악' 의 솔로 음악을 보여주는 한편, 댄스음악에서조차 멸종되다시피 한 '솔로 댄스가수' 의 음악을 다수 제작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의 댄스음악과는 달리 솔로의 댄스음악에는 장르의 전통성이 강조되고, SM 특유의 '병맛 가사' 보다는 성숙한 느낌의 화자가 정통적인 음악을 보여준다.  

    유노윤호 미니앨범 1집은, SM이 프로듀싱하는 '성숙한 솔로 댄스가수' 라는 새로운 장르음악을 보여준다. 보아, 태민, 유노윤호 등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서로 다른 성숙한 댄스 솔로 작업물을 쌓아나가다 보면, SM의 솔로 댄스가수 또한 또 하나의 '장르' 로 자리 잡을 지 모르겠다.




    Written by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백현 미니앨범 1집 'City Lights' 2019.07.10

    기대했다. 과연 엑소 메인 보컬의 솔로 앨범은 어떤 모양새로 나올까. 결과는? 역시는 역시. 현재 가장 트렌디한 알앤비 색채를 한껏 담아냈다. 여태껏 SM이 이 트렌드를 몰랐을 리 없다. 다만 이 음악을 가장 잘 입을 수 있는 솔로를 마침내 만난 듯하다. 덕분에 SM은 또 한 장의 준수한 R&B 솔로 앨범을 얻었다. 

    포문을 여는 UN Village는 과연 이 앨범 내에서 가장 ‘부내’ 나는 노래다. 제목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부를 차치하고서라도 전체적인 무드에 성공한 팝스타가 묻어있다. 성공한 팝스타 뒤에는 신예 프로듀서 Leon과 dress가 있다. 걸출한 프로듀서들이 함께한 앨범이지만 타이틀의 자리는 신예 프로듀서들에게 내준 셈이다. 

    앨범 전체적으로 현실적이고 익숙한 사랑을 노래한다. (독서당 어린이공원. 원래 로맨스 소설은 구체적일수록 이입하기가 좋은 법이다) 큰 이야기, 대의를 이야기하기 좋아하는 SM이라는 걸 생각해보면 꽤나 이질적이다. 어쩌면 이 페르소나를, 이렇게 훌륭하게 표현할 수 있는 멤버는 SM 내에서 백현이 가장 독보적이지 않았을까. 

    이후에 발매된 ‘캔디’에서는 팝스타를 무게를 한 꺼풀 내려놓고 ‘너의 선택’을 기다리는 또 다른 매력의 팝스타로 돌아왔으니 비교해 들어보는 것도 재미가 쏠쏠하다. 

    Written by 윤혜정

     

    #태연 2집 Purpose 2019.10.28

    1집이 태연의 목소리에 어떤 옷이 잘 어울릴지 이 옷 저 옷 입혀보는 패션쇼였다면 2집 Purpose은 주제의식이 확실한 패션쇼다. 이 앨범은 태연을 팝스타로 만들기 위해서 잘 나가는 다른 패션쇼들을 참고하면서 로컬의 색을 버리려는 노력을 느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불티'는 이 코스프레의 하이라이트라고 해도 무방하다. 케이팝씬에선 드물게 에너제틱하고 선동적이다. 팝을 많이 들은 사람들에겐 심드렁할지 모르겠으나 팝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에겐 낯설면서도 흥미롭게 다가갈 앨범이다. 팝스타를 향한 열망이 엿보이는 앨범.  



    Written by 몬세


    #레드벨벳 미니 6, 7집 리패키지 'The ReVe festival’ Finale 2019.12.23

    레드벨벳의 축제를 마무리하는 앨범이다. ‘The ReVe Festival’ 이라는 타이틀의 축제는 ‘짐살라빔’이 라는 주문을 걸며 시작한다. 마치 레드벨벳이 만드는 세계 속 축제로 이끄는 초대장 같다. 주문과 함께 여름에 시작한 레드벨벳의 축제는 연말이 되어서야 막을 내린다.  

    미니앨범 ‘Day1’, ‘Day2’ 가 여름향기를 가득 담아 뜨거운 축제로 이끌었다면, 리패키지 앨범 ‘Finale’ 는 축제를 아름답게 끝내는데 힘을 쓴다. ‘Remember Forever’ 는 축제의 끝을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축제의 밤이 끝없이 이어지길 바라지만, 동시에 현실로 돌아가야 함을 암시한다. 곡을 구성하는 왈츠 리듬과 피아노 선율은 곡을 동화처럼 느끼게 해 축제와 현실의 사이를 더 극명하게 한다. (게다가 제목이 가사 속엔 ‘Remember foReVer’로 적혀있는 부분은 유치하지만 듣는 이가 무엇을 기억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부분이기도.) 대신 앨범 자체는 기존의 ‘Day1’, ‘Day2’의 수록곡을 역순으로 배치해 듣는 이를 다시 여름날의 축제로 끌고 들어간다.  

    축제의 측면에서 ‘In & Out’ 과 타이틀곡 ‘Psycho’ 는 영화가 끝난 뒤 나오는 쿠키영상 같다. 축제 분위기와 정반대로 모호하고 몽환적이다. 한층 새롭게 성숙해진 레드벨벳으로 향하는 것 같다. 사실 기존 벨벳 컨셉의 성숙함은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이번 ‘Psycho’ 에선 그 느낌이 사라졌다. 사운드도 세련되고, 멤버 개개인이 성장했다는 느낌이다. (실제로 벨벳 컨셉의 앨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피날레 앨범으로 축제는 끝이 났지만 새로운 레드벨벳을 마주할 것만 같은 느낌이다. 그들의 다음 앨범이 기대된다.  



    Written by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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