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케이팝 앨범 대담: NCT 127 - NEO ZONE
    Review/Albums 2020. 3. 25. 18:02

    케이팝 앨범 리뷰. 이번엔  명의 필진이 NCT 127 가장 최근 앨범 <NEO ZONE> 대한 대담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대중성, 그리고 NCT의 색깔 그 사이 어딘가의 영점 조절

     

    은우: 일단 정말 오랜만에 나온 NCT 앨범입니다.
    혜정: 정규로는 Regular 이후니까 거의 2년 정도 텀이 있네요.
    은우: Superhuman 다음이라 치면 10개월 정도 텀이 있었습니다. 너무 길었죠.(웃음) 
    혜정: 대대로 SM 정규 2집은 명반이라는게 학계의 정설인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박수치고 시작하고 싶네요.

    은우: 저는 이전 활동곡 Superhuman이 NCT만의 색깔은 약해지고, 그렇다고 대중성이 강해지지도 않은게 아닐까 걱정했습니다. (물론 Superhuman, Highway to heaven 두 싱글 모두 음악 자체는 매우 훌륭했지만) 그런데 이번에는 대중성과 NCT만의 색깔 모두 잡은 것 같네요. 
    혜정: 그동안 참 고민이 많았을 것 같고, 이 추상적인걸 어떻게 하면 지나치게 대중적으로 빠져서 색을 잃지 않으면서도 NCT만의 색깔을 가지고 가져갈 수 있을 지 균형점을 잘 잡은 것 같아요.
    은우: 네네 칼을 갈고 왔다는 느낌입니다.
    혜정: Highway to heaven처럼 대중적인 노래를 냈는데도 반응이 잘 오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다시 이렇게 균형점을 잡을 생각을 한 SM 기획자 분들 정말 대단하구요. 심지어 이번에 비주얼라이저 영상 나오는 걸 보면서 어쩌면 진짜 주인공은 이 네오함의 정서와 그것을 기획하는 SM 기획자들은 아닐까라는 생각까지도 들었습니다.

     

    네오함, 드디어 캐릭터로 빚어지다

     

    혜정: SM의 적장자라고 불리는 그룹들은 컨셉이 뚜렷하게 잇었던 것 같거든요. 아카펠라 그룹을 처음에 표방했던 동방신기라던지, 혹은 모두가 아는 초능력 컨셉 엑소라던지.. 
    은우: 맞아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자기만의 색이 있죠.
    혜정: 그리고 그 뒤에 이런 컨셉을 이어받은게 NCT인데, 왜 처음에 NCT가 이 라인임에도 불구하고 애매하게 잘 안 뜰까 고민했거든요. 근데 아마도 그 '컨셉'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엔 좀 생소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여기서 노렸던 컨셉이 '네오함'이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그 '네오함'이라는게 사실 캐릭터로 표현되기가 어렵잖아요.
    은우: 네네 저도 동감합니다.
    혜정: 근데 이번에는 그 네오함에 캐릭터를 확실하게 부여해버리니까 사람들로 하여금 '아 이거구나!' 하고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네오' 컨셉을 구체화 시켰다고 생각합니다.
    은우: 특히 놀라운 부분은 전술을 바꿨을지언정 전략은 바꾸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도시의 야경. 사이버펑크. 힙합. 난이도 있는 안무 등등. NCT의 본질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대중적이고 이해하기 쉽다고 모두들 느끼게 설득했다는 점이 대단합니다. 

     

    정규 2집 타이틀곡 '영웅' MV

    혜정: 그전까지 타이틀들이 모두 준수한 노래였음에도 그 네오함이라는게, 추상적인 네오함으로만 자리를 잡고 있어서 더 어렵게 느껴졌던 것도 같아요. 
    은우: 그나마 '보스'가 제일 이번 곡과 비슷한 것 같아요. 여담이지만 지금까지 가장 대중적인 NCT 127의 싱글은 보스였죠. ㅎㅎ 
    혜정: 저도 보스 생각 많이 났어요. 슈퍼휴먼 나오기 전에 가장 NCT 노래 중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시도이기도 했고요. 이번에는 보스 때보다도 더 손에 잡히는 컨셉을 쥐어준 것 같아요.
    은우: 그동안의 추상적인 네오함과 다른건 레퍼런스를 대놓고 쥐어준게 크다 봅니다. 무엇보다 브루스리! 그냥 대놓고 아도우~~ 라고 외쳐버리죠 ㅋㅋ
    혜정: 코 쓱! 뮤비 전체에도 아예 쏟아부었습니다. 뭔가 스트리트 파이터 느낌도 나고요. 게임 같기도 해요.
    은우: 킬빌을 아주 그냥 정면으로 들이받아 버렸죠. 황인종이 적극적으로 활용한 '노란 색감'도 그렇고요. 뮤비에 '무한적아' 간판이 있는데, 가사 감성은 약간 무한적아 같고 무술인데 힙합식 그루브는 여전히 살린 안무도 있고요.
    혜정: 그래서 정말 하나의 NCT라는 세계관이 있다고 느꼈어요.
    은우: 기승전결 확실하고, 갈수록 무술 레퍼런스는 노골적이고. 마크가 모두를 물리치는 안무 때 음악도 힙함의 절정으로 달려가는게 쾌감이 굉장하더라고요.

     

    이번 컨셉과 네오함을 살린 영웅 Visualiser

    혜정: 디스패치 인터뷰에서 멤버 도영도 이번 곡은 컨셉이 너무 확실해서 다른 이전에 했던 곡들에 비해서 '컨셉은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어 다행이다, 이것만 표현하면 되겠다 라고 했거든요. 아마 대중들이 느꼈던 부분을 멤버들도 비슷하게 생각했을 것 같고요. 
    은우: 그러면서도 '영웅'의 중간 댄스브레이크는 NCT 특유의 말도 안되는 퀄리티 음악 베이스로 씹어버리는, 아방가르드함, 힙함을 보여줬습니다. 결과적으로 NCT 음악의 품격은 또 유지된거 같아요. 비싼 스피커로 들으면 음악 팬을 죽여버리는 비트..
    혜정: 값비싼 비트.. 차에서 들으면 정말 좋습니다.
    은우: 그 부분을 심지어 가사에서 예고했어요. Bass kick swingin' like Bruce Lee! 이 '일렁거리는 베이스'는 이번 앨범 수록곡들에서도 전반적으로 계속 등장하죠.
    혜정: 거짓말 조금 보태서 하루에 영웅 뮤비 50번씩 봅니다

     

    트렌드, 그리고 이제는 찾아보기 어려운 추상적 공격성 

     

    은우: 이번 곡은 터질 수 있을 것 같은데 하필 코로나로 오리엔탈함이 서구사회에서 거부감으로 터질 때라는게 아쉽네요.오히려 차라리 정면승부해보면 어떨까 합니다 ㅎㅎ
    혜정: 맞아요. 사실 림킴의 행보에서도 그렇고 요새 트렌드에는 동양인의 오리엔탈리즘과 사이버 펑크가 함께 있는 것 같거든요. 근데 SM이 감이 정말 좋은게 이게 요새 트렌드라는걸 잘 읽고 또 그 트렌드를 가장 SM에서 잘 써먹을 수 있는 NCT에게 준거거든요.
    은우: 정말 '힙한' 레이블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은우: 제가 특히 좋다고 생각한 부분이 하나 더 있어요. 저는 아이돌 음악 팬으로써 블락비나 초기 방탄의 공격적이지만 힙합처럼 그 공격성의 대상이 구체적이지 않은 음악이 케이팝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게 어느샌가 거의 시장에서 사라져 버려서 아쉬웠거든요. 이번에 NCT가 그 추상적 공격성이 있는 음악을 구사한 것 같아서, 그런 음악의 팬인 입장에서 속이 뻥 뚫렸습니다.
    혜정: 맞아요. 이렇게 베이스로 아주 꽉찬 남자 아이돌 노래가 요새 생각보다 흔하지는 않죠.
    은우: HER, 불타오르네, MIC Drop 류의 공격성 폭발하지만 누구도 다치지 않는 노래!
    혜정: 맞아요 이번 가사도 사실은 내 트라우마는 더이상 없어! 같은 굉장히 건설적이고 건강한 가사죠 ㅎㅎ
    은우: 선공개곡 'Dreams come true'의 '모두 불완전하니 탓하지 말길' 같은 가사도 거의 '건전 가요' 수준의 건강함을 자랑하는 가사니까요.

     

    Gucci Mane - Lemonade. '영웅'처럼 노란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뮤직비디오.

     

    전곡 트랙 비디오 공개와 밸런스

     

    혜정: 수록곡 역시 이전 앨범에서의 아쉬움이 개선되었어요. 릴리즈 전에 모든 수록곡의 트랙 비디오를 공개한게 그 자신감의 표현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은우: 저는 Dreams come true 듣고 너무 놀랐거든요. 1월 27일에 나온 곡인데요. 대중적이고 90년대스러우면서 NCT 서사와도 잘 맞아요. NCT 127의 음악이 이 정도로 친절했나 놀라게 되더라고요.
    혜정: 힙하다는 트렌드를 NCT에게 몰아주는 맥락으로만 봐도 뉴트로 서사를 끼얹은건 잘 맞는 전략인것 같아요. 이번 프로모션 컨셉이랑 제일 잘 맞는 곡이기도 하고요.
    은우: 'Dreams come true'는 SES 곡 제목이기도 하니 SM의 전통도 이어간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뉴트로기도 하고요! 
    혜정: 저는 '백일몽'과 'Dreams come true', 'mad dog'을 주요하게 들었어요.
    은우: 구성이 풍성하죠. 초기 NCT를 연상시키는 힙합곡도 두 개 있고요. 전반적으로는 90년대 느낌의 알앤비가 많습니다.
    혜정: 팬송 개념의 Not alone도 있죠.
    은우: Mad dog이 범상치 않다 했더니 히치하이커님 비트였어요. NCT가 전위성을 버리지 않았다는 걸 보여줬달까요?ㅎㅎ
    혜정: 오 어쩐지..

    은우: 'Dreams come true'는 디즈 + 런던노이즈. 두 분의 비트입니다. 슴덕으로써 거부할 수 없는 조합 아니였나 싶네요. 아니나 다를까 재즈처럼 화려한 화성으로 기가막히게 대중적인 음악을 만들었어요.
    혜정: 뮤비도 뮤빈데 노래가 좋을만 했네요.
    은우: 'Dreams come true' 뮤비도 재미있는데요. 약간 틱톡에서 먹힐법한 감성이었어요. 부드럽고 쉬운 안무. 뭔가 특정 시기를 상기시키는 유니크한 패션 등등. 틱톡 챌린지 하나 하면 어떨까요? (웃음)
    혜정: 초기 앨범들에 비해 앨범 전반적으로 멤버들 분량도 고루 가게 노력한 것 같아요. 대놓고 힙합 음악을 노렸을 때에는 아무래도 랩라인이 더 살 수 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균형을 좀더 맞추려고 노력한 것 같습니다.
    은우: 그 일환으로 랩에서 태용의 비중을 줄였다는 사실이 재미있어요. 물론 안무에서의 비중은 여전하지만요. 댄스브레이크 때 특히 '아 태용이 이소룡이구나' 싶은 구석이 있었습니다.
    혜정: 그 화려한 발 퍼포먼스.. 또한번 기립박수 쳤습니다.
    은우: Jonny의 랩도 좋아요. 잘한다기보다 자꾸 생각나는 느낌입니다. 
    혜정: 이번 컨셉에 정말 찰떡이었죠. 중심을 잘 잡았어요. 

     

    레트로 컨셉이 돋보이는 수록곡 Dreams come true track video

     

    NCT의 전위적인 컨셉이 잘 드러나는 수록곡 뿔 (Mad dog) track video

     

    서곡, 퍼포먼스, 늑대와 미녀

     

    혜정: 요새 음악방송에 서곡하고 같이 나오는데 이게 또 대단합니다.
    은우: 인상적이죠.
    혜정: 서곡에 체리밤 비트가 깔릴 줄이야.. 어디서부터 설계된걸지 대체.. 퍼포먼스도 참 좋았던게 이번 음방을 보면서 서곡 대기 상태에서 EXO 생명의 나무 때가 생각나는거에요 
    은우: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혜정: 뭐랄까 전위적이면서도 정말 시각적인 대열. 그리고 EXO도 사실 늑대와 미녀 때부터 반응이 점점 오기 시작해서 으르렁때 제대로 펀치를 날린 케이스니까 이번 앨범이 좀 더 기대가 되죠.
    은우: 동이 터오기 전이 가장 어둡다고 하는데요. 지금 SM 주가 위기인데 설마 동이 터오르는건가요. NCT의 으르렁이 곧 등장? 
    혜정: 그러길 바랍니다!

     

    The Stage를 통해 가장 먼저 공개된 '서곡'과 영웅 퍼포먼스

     

    공격적 프로모션과 리패키지에 대한 기대

     

    혜정: 이번 앨범이 좋다는 증거가, 멤버들 본인에게도 이전보다 표현하기 쉬워보이고 팬덤에서도 촉이 좋은지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요. 영차영차 하는 분위기가 전반적이고요 ㅎㅎ
    은우: 전곡 뮤비 찍고 예능 프로그램 급 랭킹쇼까지. 진짜 얼마나 케어하는지 보여줬다 생각해요. 그야말로 융단폭격 프로모션! 그래서인지 NCT가 차트와 유튜브 조회수에서도 유래 없이 선전중입니다.
    혜정: 지난 뮤비들 조회수도 한 번 살펴봤는데 'Highway to heaven' 같은 경우는 꽤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천만 뷰거든요. 그런데 이번 영웅은 발매된지 거의 일주일 되었는데 벌써 이천만 뷰가 넘었습니다.
    은우: 역설적으로 'Highway to heaven'은 매우 대중적이게 잘 만든 팝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혜정: 그래서 다시한번 '텐저블한' 캐릭터가 중요했구나 싶구요. 이번 앨범은 진짜 기획의 승리다 라고 생각합니다. 아티스트들도 이번이 쉬웠다는걸 보면 매번 기획이 좀더 앞서갔구나 라는 생각이 한 편으로는 들고요. 
    은우: NCT가 영점조절을 이번에 제대로 했다는 느낌입니다. 이 노선으로 계속 가면 곧 성과도 손에 잡히지(탠저블해지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합니다.

     

    뉴트로 컨셉을 살린 프로모션: 선공개한 트랙 비디오로 순위를 정한 네오존 톱챠트

    혜정: 손에 잡히는 캐릭터라는게 생각보다 많지는 않아서 지금과 비슷한 노선으로 가게되면 승산이 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은우: 그리고 케이팝에 꼭 필요한 캐릭터이기도 하죠. 방탄이 이제와서 할 수 없는 그 특유의 공격성! 방탄소년단이 전 세계, 특히 서구권 케이팝의 모델이란걸 감안하면 더 그렇습니다. 이번에야말로 초기 방탄 음악의 계승자가 등장했다고 볼 수도 있겠어요. 사실 SM의 메인 보이그룹이라는 기대감이 커서 그렇지, NCT는 방탄보다 훨씬 후배 그룹이고, 방탄소년단 다음 세대 그룹이라 볼 수 있어요. 몬스타 엑스, 세븐틴보다도 1년 정도 후발주자고.
    혜정: 특히나 이번 앨범에서 컨셉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ㅎㅎ
    은우: NCT 다음곡도 기대되요. 리패키지 앨범이 '늑대와 미녀' 이후의 '으르렁'처럼 크게 터질 수 있을지!
    혜정: 부디 전략을 잘 짜서 이 화력이 가시기 전에 내주길 바랄 뿐입니다.
    은우: Neo zone 홍보일정 소개 때 나온 기가막힌 뉴잭스윙 곡이 있었는데 이게 수록곡이 아니거든요? 설마 이게 리패키지 타이틀곡이라거나. 돌이켜보면 으르렁도 뉴잭스윙이었는데.. 
    혜정: 거기에 교복을 입힌게 신의 한 수였죠. 이번에도 부디 컨셉이라는걸 잘 녹여서, NCT다운 뉴잭스윙으로 돌아오길 벌써 바랍니다. 

     

    뉴트로 컨셉을 살린 프로모션 비디오

    은우: 이전까지 NCT 곡은 '아 너무 좋은데, 나만 좋을것 같아'였다면 이번에는 '아 좋은데? 이건 될거같은데?' 이런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혜정: 너네도 좋아하면 좋겠다 + 되겠다! 이거죠.

    이번에는 정말 잘 됐으면 좋겠다!

    댓글

Copyright ⓒ 2019 By Maedi.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