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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담] '싹쓰리' 열풍, 음악적으로는 의미 없다?
    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8. 29. 17:24

    초기부터 '놀면 뭐하니'는 음악을 적극 끌어들였다. 드럼 프로젝트부터, 트로트 프로젝트까지. 하지만 그 어떤 프로젝트도 레트로 혼성 그룹 프로젝트 '싹쓰리'만큼 큰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음원차트를 그야말로 싹 쓸어 버리면서 음원 관계자들에 위기감 섞인 발언이 나올 정도였다. 한편 음악 퀄리티에 대해, 주로 진지한 청자 입장에서 아쉬운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싹쓰리' 프로젝트가 종료된 지금. 이 프로젝트가 음악적으로 의미가 정말 없었는지 혹은 컸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다.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프로그램 이야기


    은우 : 인터뷰 시점으로 지난주에 놀면뭐하니 싹쓰리 특집이 끝났습니다

    몬세 :
    역시 한국인의 뒷풀이는 고기죠

    은우 : 싹쓰리는 놀면뭐하니 
    프로젝트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성공을 거뒀는데요역시 대중에게는 댄스음악이 먹히나 싶기도 하네요

    몬세 : 
    그냥 음악예능이 사람들에게  먹히는  같기도 해요트로트 때도 대박을 쳤으니까요음악이 만들어지고 한명의 가수로 성장하는 과정 혹은 서사를 사람들이 좋아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고요.
     

    이제는 볼 수 없지만, 가장 거대한 대중성을 확보했던 혼성 댄스 그룹


    은우 : 
    그렇기도 하고 혼성 댄스 그룹은 태생이 팬이 아닌 대중 중심이라 현재 케이팝씬은 만들수 없는 건데 그걸  잡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이 항상 원했던 음악인데, 수익상의 문제, 효율의 문제로 할 수 없던 프로젝트라는 느낌.

    몬세 : 
    맞아요. 90~00년대 댄스음악 팀들의 특징이 혼성그룹이긴 하죠지금은 카드 말고는 활동하는 팀들이 거의 없죠. MBK에서 혼성그룹을 시도했다가 실패했었고요그래서 혼성하면 90~00년대가 자연스럽게 생각나는거 같아요

    은우 : 
    코요테룰라  다들 대중 위주였죠. 그걸 이번에는 이효리라는 유재석의 예능 파트너와 한창 '깡' 열풍으로 화제가 되던 비를 매개체로 띄운거 같고요

    몬세 : 
     같은 경우는 타이밍이  맞아 떨어졌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이효리하고 유재석 둘만 붙여놨을땐 이게 무슨 그림인가 했는데 비가 들어가니까 그림이 한결 좋아지고 안정감이 생기더라고요

    은우 : 
    그래서 예능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그림이 나온거 같아요역시 3명이 균형감이 있는 듯합니다. (Trinity!)  많아도 별로였을텐데 주간아이돌의 광희 분이 매니저로 투입되서 적당히 커트해준게 좋았습니다. 순도 높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팀이  느낌이랄까요

    몬세 : 
    맞습니다광희 이미지랑도 매니저 역할이 잘맞기도 하고요. [놀면 뭐하니자체가 과거 [무한도전] 멤버나 인연들을  이용한다는 생각도 듭니다

    은우 :
    그중 가장 아다리가 맞은게 이번 특집인거 같아요일단 유재석님은 진심으로 과거 댄스음악의 팬이시죠. 예전엔 흑인음악을 이끌었지만 지금은 명성과 스토리는 최상급임에도 단독으로는 커리어가 애매해져갔던   이효리 둘이 있었고요. 유재석비, 이효리 세분의 연결고리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예능적으로 풀 이야깃거리가 많았던 거 같아요.

    2000년대 레트로

    은우 : 듀스부터 이어진 뉴잭스윙의 재해석이라는 음악적 테마도  어울렸던거 같네요. 사실 혼성그룹의 대중성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지금 음악 팬들에게 소구 하기는 어려운데, 그 음악적 '근본'을 듀스 등 뉴잭스윙이 채워준 거 같습니다.
     
    몬세 : 90
    년대 댄스음악들의 핵심이 뉴잭스윙이기도 하니까요당시 음악들 중엔 멤버중에 래퍼가 없어도 객원래퍼가 들어와서 랩 하고 하는 식이 많았죠.

    은우 : 유재석님은 뉴잭스윙을 
    특별히  좋아하신건 아닌거 같지만요. 오히려 그래서 대중성 조화도 된거 같습니다

    몬세 :  
     시절의 댄스음악을 들었던 사람이라면 자연스럽게 그때의 음악을 떠올릴  있게 하죠

    은우 : 초반부에 박문치님이 나와서 레트로 사운드를 제대로 소화한 부분이 특히 음악팬으로써 좋았습니다이제는 2천 년대가 레트로구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몬세 : 박문치라는 
     자체가 80 90 00년대 느낌을  짬뽕시켜놓은 팀이라서  그런것도 있는거 같아요시대를 특별하게 안타는 느낌

    은우 : 기성가수들  유독 댄스음악은 과거 평가가 박한 경우가 많은데 룰라 이런 부분을 건드려서 좋았던 면도 있던거 같습니다


    은우 : 
    그러면서 , 이효리님도 재발견된 거 같고요

    몬세
     :  시대의 사람들이라 그런지, 당시 느낌을  표현한거 같아요

    은우
    : 온전히 당시 음악을 이해한다는 느낌이  들었죠 님의 등장은 비에 대한 재발견 투성이였고 곡을 고르는 과정도 가장 댄스음악에서도 박한 평가를 받았던 혼성그룹에 대한 헌사 같다는 생각도 했습니다혼성그룹은 3대 기기획사 현재 케이팝 기획사와는  거리가 있는 기획이거든요

    몬세
     : 어떤 면에서 그런 느낌을 받으셨나요

    은우 : 
    비에 대한 존중이라던가 댄스음악을 고르는 과정에서 새심하게 음악작업을 보여주고의상부터 영상팬미팅까지 아이돌 제작 프로세스의 노고를  보여주는 과정이게 록이나 힙합같은 진지한 음악과는 달리 지상파가 댄스음악을 이런 태도로 다뤄 기억이 거의 없다 생각합니다. 그나마 대형 기획사 아티스트들은 자체적인 뿌리의 존경이 있는데 쿨로 대표되는 대중지향 댄스 음악가는 그런 재발견이 없다시피 했거든요.

    기성 가수들의 재발견

    은우 : 한 예로 시대를 주름잡았었던 주영훈님을 정말 오랜만에 재조명 해주셨죠. 

    몬세 : 
    네,  작곡가들을 다시 비춰주는건 좋았던거 같습니다

    은우 : 은근 블루스  과거의 진지한 음악을 탐구했던 JYP, 힙합에 공헌한 YG, 자신들이 하나의 세계인 SM 등이 아닌 대중을 겨냥했던 댄스음악을 재발견 해줬다 느꼈어요물론 그럼에도 가장  존경의 대상은 듀스였겠지만요. 몬세님께서는 혹시 음악적으로 재미있게 들으셨던 부분이 있을까요

    몬세 : 저는 사실 레트로 이런거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라  프로젝트도 그냥 그저 그랬었거든요. 근데 기린이나 박문치 같이 그때 당시의 음악을 좋아하고 지금 구현하려고 하는 팀들이 언급되는 것들이 좋았던거 같아요레트로보다는 뉴트로랄까요그런 면들이 좋았습니다

    은우 : 기린님이 특히 그렇죠. 레트로한데 최신인 8볼타운의 느낌

    몬세 : 그런 면이 있긴 하죠저는 그냥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점은 좋았던거 같아요

    은우 : 유재석님이 관심있는 대중 시야를  잡아주신거 같아요 덕분에 편하게 들을수있었죠.ㅎㅎ 

    몬세 : 대중적인 본인의 취향을 강조하시더라고요

    은우 : 그게  음악적으로 강점은 아닐수 있어도 지상파에서는 미덕이죠

    몬세 : 네이런 프로젝트에서는 음악적인 욕심보다는 그런 취향이  적합하니까요.

    멤버들 (유재석 / 이효리 /

    은우 : 비 님과 이효리 님은 그에 비해 확실히 야심이 느껴졌죠. (웃음

    몬세 : 
    함께 발매한 솔로곡이 대표적인 예죠

    은우 : 그게 나쁘다기보다 균형을 만들어준거 같아요. ( 멤버가노래 못한다는 평가가 있긴 해도 유재석님과 함께 녹음하니 가수란 이런 거구나... 하고 겸허해지게 만드는 효과도 있었고요. ㅋㅋㅋ 

    몬세 : 프로는 다르다! (웃음

    은우 : 비 님은 지코와도 곡을 내셨고깡의 재발견 등 그야말로 재발견되면서 활동이 왕성해지셨어요. 이효리님의 향후 활동은 어떨까요남의 곡을 음원차트 1위로 만드는  임팩트는 상당했는데 말이죠

    몬세 : 근데 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  아티스트로의 자의식이 굉장하잖아요저는 이게 많은 가수들의 자기객관화 실패라고 생각하거든요자기가  만드는 것도 아니고 분명히 스태프들이 도와줘서 성공한건데 그걸 온전히 자신의 감각으로 생각해서 스스로 커리어를 망치는 대표적인 아티스트가 이효리니까요



    은우 :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아요. 스태프의 도움을 인정하지 않고 음악계에서 롱런하기는 어려운 거 같거든요. 그보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스태프와 함께 음악이 노후해지면서 커리어가  재미있어지는 건 음악가의 숙명 같거든요. 심지어 마이클 잭슨저스틴 팀버레이크도 결국 벗어나지 못한  ...ㅜㅜ 

    몬세 : 이효리 같은 경우는 음악의 노후라기보다는 그냥 ... 의도전달의 실패라고 생각하거든요

    은우 : 이효리님은 가장 아티스트적이던 지난 앨범이 가장 애매했죠반응이든 평가든. 그래서 오히려 [놀면 뭐하니]는 '그래  노는 댄스가수야' 라고 객관화를  하신 느낌이었어요

    몬세 : 앞으로 나오는 노래들이 그렇다고 하면 저는 긍정적일거 같아요그런데 만약 이게 그냥 한순간의 유희로 그치면... 앞으로 특별히 기대하진 않을것 같습니다

    은우 : 저는 자신의 강점을 인정하고 스토리 위주로 가야 한다 봐요. 그게 꼭 겸손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그렇다고 '겸손한 비' 같은 캐릭터가 사랑받을거 같지는 않습니다비 님은 역시 야망에 가득찬 이글거리는 눈빛이죠.(웃음

    몬세 : 방금 전에 아이랜드 출연분을 잠깐 봤는데 눈에 뿜어져나오는 열정이 굉장하더라고요

    전망 (프로그램 / 2000년대 레트로) 

    은우 : 앞으로 프로그램과 멤버들은 어떨까요

    몬세 : 이번에 프로그램의 세계관 확장 느낌으로 환불원정대 하는 것 같던데 재미있게 지켜볼만한 프로젝트인것 같습니다굿걸도 그렇고 여성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뭔가를 내놓으면  재미있는 것들이 나오더라고요

    은우 : 스토리가 쌓인 기성 여가수 둘. 해외 팬이 있지만 breakpoint 필요한 시점의 가수 둘. 걸그룹의 이상적 숫자인 4명. 이효리님의 야심이 담긴 프로젝트 같네요. (웃음

    몬세 : 주축이 되는 래퍼가 리더이기도 하죠. 케이팝의 좋은 구성인 것 같습니다.

    은퇴한 레슬러 빅 쇼가 자신의 삶을 토대로 만든 시트콤 'The Big Show Show'


    은우 :
    앞으로 기성가수는 더더욱 이런식으로 콜라보프로젝트스토리 위주로 자신을 팔아야 할거 같아요은퇴한 레슬러 ' ' 자기 삶을 베이스로 넷플릭스 시트콤을 만들었는데 이런 방식이 케이팝 아티스트에도 필요하다 봅니다

    몬세 : 네이젠 확실히 이런 서사를 담을 플랫폼도 많아지고 이용자들도 많은 만큼 이런 것들을  활용하면 충분히 좋은 마케팅을   있을것 같습니다오히려  안하는지 궁금해요물론 내돈내산 논란 같은건 없어야겠죠. (빅웃음

    은우 : 그게 쉽지 않을 거예요.아티스트란 예민해서 이번 '놀면뭐하니'
    나 '환불원정대'만큼도 조율이 쉽지 않죠

    몬세 : 우리나라에 이런 분야 전문가들이  없는거 같기도해요. MCN들도 연예인들의 기획사나 소속사 같은 느낌이 아니라 모델에이전시 같은 느낌이라서

    은우 : 이제 시작이겠죠시장이 이제 커졌으니 음악적으로도 저는 음악계가 2천 년대 음악을 본격적으로 들고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몬세 : 시티팝은 시작이었고 시티팝에서 뉴잭스윙 이런 식으로 음악사가 되풀이 될수도 있겠네요

    은우 : 역시 음악은 돌고 도는군요팝 시장은 케이팝 아이돌을 보면서도 레트로를 느낀다고 합니다아이돌이 거기라고 없던게 아니니까요

    몬세 : 오 뭔가 새로운 관점이네요보이밴드... 그럴수 있어요. 생각해볼만한 지점들이 있는  같습니다.


    음악은 정말 음악으로만 인정받아야 할까? 반전운동이라는 맥락 없이 존 레넌과 밥 딜런이 지금의 평가를 받을 수 있었을까? 음악 못지않게 가십이 중요했던 테일러 스위프트, 에미넴, 그리고 카니예 웨스트는 또 어떤가? 음악은 음악 그 자체를 넘어서 대중과 공감대를 연결하는 '스토리'와 결합되어 전달되어야만 대중에게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반짝이는 감각을 가진 젊은 뮤지션과, 스토리를 갖고 있는 기성 뮤지션의 '스토리를 가진 협업'은 앞으로도 흔해지리라 생각한다. 전성기보다 더 실력은 늘었으나, 스토리의 부재로 과거처럼 관심을 받지 못하는 뮤지션이 음악 팬이라면 누구나 하나 정도 비장의 프로젝트 정도는 있으리라 본다. 그들에게 필요한 건 연결이고 또 스토리다. '싹쓰리'만큼 거대한 성공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그런 계기가 더 많이 생긴다면, 그 또한 글로벌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케이팝 시장의 또 하나의 '내실'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김은우)

    Written by 김은우,, 몬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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