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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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STAX - DETOXReview/Albums 2020. 4. 24. 23:16
(*이 글에서 다루는 물의 중 남에게 위해를 가하는 형태의 범죄는 포함하지 않았음을 서두에 밝힌다)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한국에서) 아티스트가 물의를 빚었을 땐 어떻게 해야할까? 이미 대다수의 머릿속에는 흡사 매뉴얼과도 같은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대국민 대상 사과문에 이은 무기한 자숙은 필수요, 혹여나 복귀한다 해도 결과물에 반성의 흔적이 선명하지 않다면 금세 도마 위에 오른다. 반성에 대한 강박이 두드러질수록 결과물은 뻔해지고 아티스트는 위축된다. 요컨대 논란에 대한 예술가의 대처 방식은 향후 결과물의 완성도를 엿볼 수 있는 열쇠와 같다. 한국힙합씬의 경우 이 문제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대처하는 래퍼들이 생기고 있다. 이센스는 리얼리티 다큐 'I"M GOOD' 에서 보여준 출소 이후 컴백 과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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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S - UPGRADE IVReview/Albums 2020. 4. 17. 21:41
모든 창작자들은 결국 시간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 젊음과 새로움을 무기로 꼰대들을 공격했던 패기의 신인들도 결국 고참이 된다. 피지컬은 조금씩 쇠퇴하며 거침없던 행보에 들어차기 시작하는 건 앞날에 대한 고민. "요즘 트렌드, 따라가야 할까?"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리느냐에 따라 수많은 베테랑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2010년대 이후 한국힙합씬의 파이오니어인 스윙스 역시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본토 믹스테입 시장과도 견줄만한 작업량, 펀치라인과 도치법을 통해 바꿔버린 랩 문법, 장유유서에서 자유로운 무대 매너 등 그가 새롭게 가져온 흐름이 온전히 평가받기도 전에 그의 최근 작업물들은 이미 내리막으로 낙인 찍혔다. 이 시점에서 그가 전곡 셀프 프로듀싱한 새 앨범은 기울어지는 판세 속에서 과감히 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