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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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 (EP편)Review/Albums 2020. 9. 2. 20:30
2020년 4월 ~ 6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EP편) 트렌디하고 세련된 감성의 산타페인과 MBA 크루 소속 메이크 어 무비의 합작 EP는 즐거운 발견이다. Swae Lee를 떠오르게 하는 메이크 어 무비의 보컬이 주는 산뜻함과 산타페인의 부담스럽지 않은 감성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산타페인의 경우, 본작을 시작으로 4월에만 도핀, 타미 스트레이트와의 EP를 연달아 발매하며 묵직한 허슬을 보여주었다. 두 아티스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내건 첫 볼륨감 있는 작품인 만큼 향후 어떤 커리어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짧고 무난한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지만 기대감을 남기는 앨범. 알려져 있으나 동시에 알려져 있지 않다. ‘식보이’ 라는 이름을 접하는 대부분의 힙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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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리네어 특집] 지난 1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8. 13. 19:02
The Quiett (EP) 2011.11.29 지금은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아있지만 2010년 하반기 그의 소울컴퍼니 탈퇴와 연이어 발표한 도끼와의 일리네어 레코즈 설립 소식은 당시 한국힙합의 가장 뜨거운 이슈였다. 게시판들을 뜨겁게 달구던 반응을 요약하면 강한 서던 힙합과 스웨거를 추구하던 도끼와 다소 전통적인 붐뱁 스타일과 언더그라운드적 태도를 추구해오던 더콰이엇의 조화 여부다. 그가 2011년 겨울 발표한 EP를 둘러싼 각양각색의 반응들은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막 출범을 알린 '일리네어 레코즈' 에 대한 기대 섞인 우려의 시선. 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전환' (Transition) 에 가깝다. 사운드적으로는 소울컴퍼니 시절 보여주던 무드를 어느 정도 유지하지만, 가사 속 태도는 보다 선언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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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5. 1. 15:56
2020년 1월 ~ 3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아마도 제이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우여곡절'과 '나락'일 것이다. 커리어 내내 아쉬운 선택과 후회로 점철된 가사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음악의 완성도는 들쑥날쑥해졌고 그와 함께 리스너들의 지지도 급하락했다. 매드클라운-마미손에 이은 제2의 얼터 에고 컨셉인 '콕스 빌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가 더 이상 국힙씬 안에서 설 자리는 없어보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 불쑥 나온 콕스 빌리로서의 첫 정규 는 더 이상 잃을 것도, 돌아갈 곳도 없는 한 래퍼의 심리상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수작이다. 뒤틀리고 다크한 무드의 프로덕션에 얹혀진 공격적이고 과감한 랩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이 흔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