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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Ming] BoA 보아 20주년 기념, 주요 앨범 리뷰
    Review/Albums 2020. 8. 26. 15:36

    2020년 8월 25일은 보아 20주년이다. 이를 맞아 매디에서 보아의 주요 앨범 리뷰를 준비했다. 독자 입장에서 20개의 앨범 리뷰를 읽을 수는 없기에 '추리고 추려서' 8개의 앨범만 간신히 남겼다. 그나마 'Girls On Top'이 이전 특집기사에 실린 덕에 9개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디스코그래피가 풍성한 댄스가수가 과연 있었을까? 각각의 퀄리티. 나이와 연차에 맞게 점차 발전하고, 기존의 강점은 유지되는 향상성. 전 시기를 걸쳐 비교적 고르게 유지되는 대중 어필과 작품성의 균형. 그리고 한국, 미국, 일본. 세계에서도 주요한 3국의 시장을 아우르는 언어, 스태프, 기획의 다양성까지. 새삼 주요 앨범 리뷰를 준비하면서 보아라는 가수의 특별함을 다시 떠올렸다.

    때로는 질보다 양이 더 가치를 잘 대변하기도 한다. 보아라는 아티스트가 그렇다 생각한다. 하나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나 가장 품격 있는 명반을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풋풋한 천재 소녀에서, 아시아의 별을 거쳐, 아이돌의 선생님이 된 지금까지. 모든 순간을 하나하나 계수하며 이야기하는 것 만이 보아라는 존재를 이야기하는데 적합한 포맷이라 생각했다. 2년을 유지하기도 불가능해 보이는 댄스음악 시장에서 모든 성공 곡선을 경험하며 20년간 지치지 않고 작품을 만든 한 아티스트의 모습을 조망하려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김은우)

     


    ID; Peace B

    지구의 멸망을 걱정하던 2000년, 혜성처럼 등장한 그녀. 만 13살이라는 어린 나이, SM의 거대 규모의 투자, 그리고 상상할 수 없는 루머와 안티팬들까지. 수많은 이들의 기대와 관심 속에 발매된 보아의 데뷔 앨범이다. 

    전반적으로 연기력이나 곡 이해도가 탁월하지는 않지만, 성실하고 정직한 어린날의 보아를 엿볼 수 있다. 한 음, 한 음, 정성껏 발음하는 입모양이 눈에 보일 것만 같은 발성. 탄탄한 기본기와 충분한 연습량이 느껴지는 안무. 마치 안무처럼 배운듯한 제스처와 자신감 넘치는 표정까지. 프로의 느낌은 덜하지만, 당차고 야무진 만 13살 보아의 모습 그대로다.

    그러나 이런 보아의 모습과는 달리, 이 앨범 자체는 좀 SM 스럽다. 유영진이 작사/작곡/편곡을 맡은 타이틀 곡 'ID: Peace B'는 SM의 특유의 기성 사회에 맞서며, (흘러내린 물을 절대 다시 올라갈 수 없는 것 나를 이해할 수 없겠죠~) 세대를 대표하려는 면모를 보인다. (우린 달라요~ 우리만의 표현들로 가득 찬 우리만의 세상~) 수록곡에서는 아티스트가 중학생이라는 점을 염두한 곡들도 볼 수 있다. 언니의 남자 친구를 짝사랑하는 '비밀일기'나 첫사랑의 이별을 그린 '어린 연인(Young Lovers)', '먼 훗날 우리(Someday Somewhere)' 등. 그럼에도 전체적으로는 매우 성숙한 분위기를 풍겼는데, 아무래도 '글로벌 스타'를 지향했던 SM이 '중학생 가수'를 데뷔시킬 때의 타협점이 아니었을까. 

    실제로도 기대만큼의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던 앨범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후 보아의 행보들이 그녀를 '아시아의 별', '걸어 다니는 벤처기업'으로 만들며, 이 앨범 역시 그 찬란한 영광의 시작을 알린 명예롭고 눈부신 앨범으로 기억되고 있다. 

    Written by 배연지 케이팝 작사가

     

    No.1

    2000년 정규 1집 이후 전 국민의 관심과 사랑, 비난과 훈계를 동시에 받은 보아. 일본 활동 후 바로 쉼 없이 16곡이 가득 찬 정규 2집을 발표했다. 노르웨이 작곡가인 Sigurd Heimdal Rosnes의 곡인 타이틀곡 넘버원(No.1)은 유로 팝 장르로 속도감이 느껴지는 진행과 구성을 보여주면서도 이를 적절히 절제하는 섹션 파트들의 활용이 인상적이다. 98년도 S.E.S의 Dreams Come True 이후 또 한 번의 해외 작가가 작업한 히트곡으로서 SM 식 송 캠프가 본격적으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아닌가 싶다. 이지훈, NRG, 자전거 탄 풍경, FLY TO THE SKY 등에 곡을 선물하며 작곡돌의 시초를 보여준 강타가 다나에 이어 후배 가수에게 선물한 곡 ‘늘... (Waiting...)’과 ‘난 (Beat It!)’도 정규 2집의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이다.

    고글을 머리에 쓰고 무대에 오르는 등 패션을 이끌어가던 보아는 ‘시스루’라는 단어조차 없던 시절, ‘그물 옷’, ‘망사옷’이라는 오명 아닌 오명을 쓰면서도 그 시절 패션 연대기를 이어 갔다. 지금 다시 봐도 촌스럽지 않은 무대들은 가요라는 틀을 깨고 K-POP이라는 하나의 새로운 폼을 여는 시작점이었다. 도쿄타워를 배경으로 하는 넘버원(No.1) 뮤직비디오는 당시 세계 음악 시장 1위를 넘보던 일본 시장에서 이미 오리콘 차트 1위를 차지했던 보아가 누가 뭐라 해도 이미 최정상에 올라와 있음을 어필하는 듯하다.

    보아는 넘버원(No.1) 이전에도 최고(No.1)였다. 그 이후에도, 이제는 20년간 최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Written by Elapse 케이팝 프로듀서

     

     

    Valenti (일본 발매 앨범)

    보아는 왜 위대한 가수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하지만 그 중심에 이 앨범이 있다. 일어를 하지 못하는 다수의 한국인들에게 이 앨범은 낯선 앨범이지만. 그럼에도 보아라는 가수가 가장 빛났던 순간은 이 앨범이다.

    보아는 한국 가수 중 최초로 해외 활동이 정점인 가수다. 이후 동방신기, 소녀시대, 슈퍼엠 등. 레이블 바깥으로 넓히면 싸이, BTS 등 다양한 사례가 있었다. 클론과 조용필처럼 이전에도 해외 진출을 성공한 가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임팩트의 크기부터, 계획의 치밀함, '반복 가능 여부'등. 한국 가수 중 진정한 해외 진출 성공 사례의 시작은 역시 보아라 생각한다.

    이 앨범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의 산물이다. 처음부터 해외 활동을 염두에 둔 트레이닝. 현지 작곡가를 대거 기용한 프로듀싱. 가수의 1년을 절반으로 나누어 한국과 일본을 병행한 활동 방식까지.

    이 말은 음악에서도 이어진다. 이 음악에서는 SM의 특유의 느낌이 덜 드러난다. 대신 SM만의 음악적 비전은 유지하되 이를 당대의 제이팝 방식으로 표현한 음악이 담겨있다 본다. 이를 반영하듯 참여진 크레딧도 일본 뮤지션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단순 음악 제작뿐 아니라 음악의 홍보에서도 일본 느낌이 강하게 난다. 음원사이트에서 지금도 확인해볼 수 있는 SM의 앨범 소개 문구를 살펴보자.

    "이 앨범의 타이틀곡인 'VALENTI'는
    일본 플레이스테이션 2 게임기 소프트웨어
    'PROJECT MINERVR' 이미지송으로, 

    한국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발라드 곡인 'JEWEL SONG'은
    일본 TV 아사히 방영 드라마 '이브의 모든 것' 주제곡으로, 

    5번째 수록곡 '기적'은
    일본 코우세이 화장품 루미나스 CM송으로, 

    11번째 곡 'BESIDE YOU'는
    TV도쿄 애니메이션 '아소보트 전기오구'
    오프닝 테마 송으로 

    각각 타이 업(Tie-up)되었다."

    유독 지금까지도 지상파 TV 등 기성 미디어의 힘이 강고한 일본의 성향을 십분 활용한 SM의 홍보전략을 엿볼 수 있다. 철저하게 현지 시야에 맞추면서도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보아의 압도적인 무대 소화력과 6 각형 능력치가 더해진 결과는 오리콘 차트 1위. 당일 100만 장 판매. 총 판매량 125만 장이라는 충격적인 수치였다.

    이후 보아는 모두가 잘 알다시피 미국 활동 등의 이슈로 활동이 줄어들며, 또 일본에서는 '대중의 인지도가 아닌 팬덤 사이즈의 한계'로 예전만큼의 화력을 발휘하지는 못 했다. 그럼에도 이 앨범의 눈부신 성취는 영원히 기록되어야 할 것이다. 단순히 한 가수의 전성기뿐 아니라. 세계로 뻗어나갈 케이팝의 첫 시발점으로 말이다.

    Written by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Atlantis Princess

     

    보아의 국내 1, 2집은 대중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1<ID; Peace B>에선 믿을 수 없는 나이와 완성된 춤과 노래실력이, 2<No.1>에선 그녀가 일군 기록들과 스포트라이트들이 그랬다. 게다가 어린 나이라고 믿을 수 없는 성숙함은 보아를 넘사벽 스타처럼 느끼게 했다. 그런데 뒤이어 발매된 국내 3<Atlantis Princess>는 다소 튀는 앨범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넘사벽 스타가 소화하기엔 유치한 감이 없진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3집은 보아 커리어에서 중요한 앨범이다. 보아를 향해 놀라움과 동경을 지닌 동세대 청소년들에게 그들의 눈높이에 맞춰 보아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Atlantis Princess>에서 보아는 그녀가 받은 스포트라이트를 빼고 18살 보아의 모습을 최대한 담으려 했다. "아틀란티스 소녀에는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순수함을, “Milky Way “에는 사랑과 설렘을 이야기하는 발랄하고 귀여운 모습을 담았다. 이로써 보아는 동세대 청소년들과 같은 순수함과 발랄함을 선보이며 넘사벽 스타가 아닌 조금 잘 나가는 친한 친구와 같은 느낌을 준다.

    덕분에 당시 청소년들, 특히 여학생들은 뒤이어 발매된 4<My name>5<Girls on top>에서 보아의 변신과 주체적인 메시지를 쉽게 받아들인다. 마치 조금 잘 나가는 친구가 새로운 것을 알게 되어 우리에게 알려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아틀란티스 소녀의 보아와 “Girls on top”의 보아는 갭이 크지만 여전히 그녀를 따르고 동경할 수 있었던 것은 보아에겐 따르고 싶은 친근한 동경이 있었기 때문이다.

    점핑보아까진 아니어도 대부분 동세대 청소년들은 보아의 모든 활동을 팔로우 해왔다. 보아를 지속적으로 팔로우할 수 있었음은 <Atlantis Princess>라는 보아의 순수함과 인간미가 담긴 친근한 앨범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Written by 한슬비

     

     

    My Name

    <ID Peace: B>가 케이팝 솔로 시장의 신호탄과 같은 앨범이었다면, <My name>은 보아 커리어 안에서의 분기점이 되는 앨범이다. 고글을 끼고 아틀란티스 소녀를 부르던 앳된 얼굴의 보아가, 구릿빛 피부로 배꼽티를 입고 나타난 것은 가히 센세이셔널했을 정도다. (청순한 긴 생머리 그녀가 레게 머리를 했다!)

    타이틀곡 My name은 보아와 켄지의 첫 만남이라는 면에서도 주목할만하다. 지금이야 SM의 대들보가 된 프로듀서이지만 그때만 해도 신인 작곡가였을 켄지의 노래를 과감하게 타이틀에 기용했다. 초창기 켄지 스타일에서 엿보이는 악기 사운드 (기타, 현악기 등)와 보아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만나 탄생한 신형 SMP의 등장이었다. 

    수록곡들에서도 다변화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가사적인 면이나 사운드에 있어서는 My name보다도 더 성숙한 듯한 Spark에서도 앳된 모습을 벗어 보이려는 모습이 보인다. 아틀란티스의 고글이 스파크의 중절모로 바뀐 셈이다. (하지만 아직도 태극기 휘날리며 수록곡이 앨범에 들어간 것은 다소 의아하긴 하다. 일본 시장을 의식했던 것인지..) 

    어린 시절에 데뷔해 활동을 이어나가는 아이돌에게 있어 성장과 분기점은 언제나 빠지기 어려운 요소다. 분명 보아에게 있어서도 사람 권보아가 성장을 하는만큼 아티스트 보아도 10 소녀의 이미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었다. 성숙함이 가장 파워풀하게 빛을 발한 것은 사실 이 다음에 이어지는 <Girl’s on Top> 앨범이었다. 하지만 변화의 시작이 없었다면 정점이 있을 있었을까. <My name> 10대에서 벗어나 보아의 커리어 2.0 시작을 성공적으로 열어낸 작품이었다. 

    Written By 윤혜정

     

    BoA (미국 발매 앨범)

    어쩌다 이번 기획에서 해외 음반만 두 개를 담당하게 됐다. 'Valenti'가 보아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라면, 이 앨범은 보아의 가장 어두운 시기 아닐까? 개인사적인 의미가 아니라 팬들이나 대중의 입장에서 말이다. 보아와 SM은 장기간 자원과 시간을 미국 진출에 투자했지만, 여러 사정이 겹쳐 빌보드 메인 차트 진입 정도의 성과 외에 큰 흐름은 만들지 못하고 귀국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 '미국 진출'의 한이 BTS는 물론, SM에서도 SuperM으로 해소된 지금이야말로 거리를 두고 이 앨범을 다시 평가하기에 적합한 시기일지 모른다. 그래서 다시 들어봤다. 정말 안타깝게도. 지금도 이 앨범에 좋은 평을 하기는 어렵다.

    앨범이 신선하긴 하다. 일단 이 앨범은 기본적으로 'Valenti'때 유효했던 현지화 전략을 골자로 한다. 유영진의 원곡이 있는 'Girls On Top'외에 모든 곡이 미국 작곡가의 곡이다. 그중에는 'Toxic'등에 참여한 당대의 아이돌 팝의 아이콘 Bloodshy & Avant와 Henrik Jonback. 무려 어셔의 'Yeah!'에 참여했던 Sean Garrett 등 당대에 미국 음악계를 주름잡던 작곡가들이 보인다. 심지어 브리트니 스피어스 본인도 작사에 참여했다. 적어도 참여진의 이름값이 부족했던 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아쉽게도 이들의 전성기는 보아의 이 앨범 바로 '약간 전'이었다.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뭔가 2천 년대 초반의 댄스음악을 답습하는, 혹은 그들이 당대의 트렌드를 흉내내려 하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심지어 브리트니 스피어스 전성기보다 뛰어나지 않다. 보아의 장기인 안무도 뭔가 미국스러움과 보아의 느낌이 섞인 상황이 서로 시너지가 난다기보다는 이도 저도 아니라는 느낌이다.

    이 앨범을 리뷰하며 2008년 당시 팝시장을 뒤흔든 댄스 음악들을 찾아봤다. 블랙아이드피스의 Boom Boom Paw. Poker Face 등이 수록된 레이디 가가의 충격적인 데뷔 앨범. 그리고 비욘세의 정점인 Single Ladies까지. 너무 허들이 높은 게 아니냐 항의할 수 있지만 보아의 최전성기의 작품들은, 그리고 후기에 'Only One'처럼 빛났던 순간들은 당대 팝 트랙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다 생각한다. 이 앨범은 아쉽게도 깨끗하게 졌다.

    그렇다고 이 앨범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건 아니다. 이 실패 이후 보아의 음악은 더욱더 흑인음악 위주, 알앤비 위주로 바뀌어갔다. 바로 이 미국 진출 앨범에서 부족했던 '정통성'을 얻기 시작한 셈이다. 팝 댄스 가수로써 보아의 가장 마지막 시기였다 볼 수 있다.

    SM 또한 이 앨범의 실패 이후로 약간 지난 팝 음악을 재현하려 이름값으로 사람을 데려오는 게 아닌, 지금 당대의 팝과 대등한 음악을 목표로, 때로는 오히려 더 본질과 중독성을 갖춘 SM만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미 트렌드서 밀린지 오래였지만 뉴잭스윙의 근본이던 테디 라일리에게 소녀시대 미국 진출 타이틀곡을 맡기고, 그래미 본상을 수상하기 직전의 스테레오타입스에게 레드벨벳의 정통 알앤비 타이틀곡을 맡긴 전략을 보라. SES의 일본 진출이 보아의 밑거름이 되었듯, 이 앨범 또한 보아와 SM의 미래의 밑바탕이 되었다.

    Written by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Only One


    보아의 가수 커리어를 댄스가수와 알앤비 가수 두 가지로 나눈다면 이 앨범은 2막의 시작이다. 발매 시기인 2012년도를 생각해보면 상징적인 점이 있다. 매디에서 진행했었던 R&B 특집 때도 말했듯 2012년도는 한국 R&B 씬이 본격적으로 태동하던 시기였기 때문이다. 가수의 2막을 한국 R&B와 같은 시기에 시작했다는 점에서 보아는(혹은 SM은) 유행을 빠르게 캐치해냈다고 얘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이틀 곡인 'Only One'은 이 유행 속에서 보아가 아주 매리트 있는 가수였음을 보여준다. 본인의 간판인 댄스를 보여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무난한 가창을 잘 받쳐주는 서정성을 갖춘 이 곡은 지금 들어도 인상적인 면이 있다. 수록곡들은 백화점식으로 구성되어 있고 보아도 무난하게 크게 빠지는 곡 없이 무난하게 잘 갖춰져 있다. 특히, 발라드 넘버인 'Mayday! Mayday!'는 필청 트랙. 

    이후 커리어에서 'Only One'만큼 괜찮은 앨범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건 전적으로 보아의 문제다. 당시의 유행이 보아가 강점을 보일만한 댄서블 한 비트의 알앤비였고, 보아는 이런 비트에서 아주 강점을 발휘한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팝스타일 알앤비의 유행이 지났고 바야흐로 개성의 시대다. 이 흐름에서 팝 가수로 태어난 보아는 약한 가수일 수밖에 없다.

    가수 본인에게는 싱어송라이터로의 데뷔이기도 하고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의 가능성을 확인한 앨범인 만큼 꽤 의미 있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앨범에서 보아는 알앤비 보컬리스트로서 특출 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고 이 문제는 지금까지도 계속된다. 이런 면에서 'Only One'은 보아의 새로운 시작과 거기서 비롯되는 한계를 보여주는, 양가적인 앨범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Written by 몬세

     

    WOMAN

    2005년 걸스온탑(Girls On Top)을 외치던 보아는 1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 <우먼(WOMAN)>이라는 앨범을 내놨다. 그녀는 발매 인터뷰에서 ‘우먼’이라는 단어가 당시 민감한 단어라는 것은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여성상을 말하고 싶었다고. 타이틀곡 ‘Woman’에는 비교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빛나는' 나 자신을 찾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사실 대중이 보아를 기억하고 그녀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한결같다. 실력적으로 무결한 파워풀한 댄스가수. 하지만 최근 그녀의 자작곡을 보면 이지리스닝 위주의 감성적인 곡들이 많다. 게다가 작사의 비중을 늘리며 작사를 통해 SM의 보아가 아닌 보아 자신이 하고 싶은 메시지도 담아내는 추세다. 타이틀곡 ‘Woman’은 그 중간을 적절히 택한 느낌이다. 보아가 하고 싶은 말은 담되 퍼포먼스 면에서는 대중이 원하는 부분을 보여준 느낌이랄까. 곡의 구성 면에서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곡 인트로에서 거꾸로 서서 꼿꼿하게 걷은 퍼포먼스만큼은 강렬하다.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던 8집에 비해선 힘을 뺀 느낌이나 듣기에는 더 편하다. 게다가 오히려 보아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들이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다. 불안정한 사랑은 노래한 'Encounter', 애인의 바람을 상상하며 쓴 'If', 순간적인 감정으로 이별을 말해버린 '홧김에'는 보아의 다양한 사랑방식을 보여준다. 브라스와 세션 사운드, 코러스가 어우러진 'Little More' 리듬을 타며 쉽고 흥겹게 들을 수 있어 앨범에 쉼표 같은 느낌이다. 

    여전히 대중은 보아에게 바라는 모습이 있지만 최근 보아는 그 강박에서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이번 앨범 수록곡에서 보이듯이 오히려 보아 다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는 것 같달까.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No Limit'가 그 일환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SM과 보아를 따로 생각할 순 없겠지만 이젠 보아가 만들어가는 보아가 점점 커지는 느낌이다.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보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Written by 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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