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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힙합 앨범 대담 (2부): Neo Christian EP와 함께 보면 좋을 작품들
    Review/Albums 2020. 7. 20. 23:04
    • 창수: 현직 전도사 겸 힙덕후

    제가 생각하는 평론의 위치와 역할은 ‘경청’ 입니다. 창작자와 감상자 사이에 서서, 이 둘이 서로를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평론가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어떤 상황에 평론가를 자처하는 사람은, 그가 직업적으로 그 소명에 있지 않더라도 그의 말과 태도가 창작자와 감상자 양쪽을 모두 존중하고 섬기는데 목적이 있어야 된다고 보는 것이 제 이해입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지난 대담에서 제가 뱉은 말들이 정말로 그러한 역할을 했는지 자문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보충으로, 이 앨범을 창작하신 비와이, 심바자와디 외 프로듀서와 엔지니어로 참여하신 분들 및 이 앨범에 애착을 갖고 더 잘 감상하고자 하시는 분들께 몇 가지 음악, 문학 작품들을 소개하려 합니다.

     

    1. 재키와이 [NEO EVE]

    지난 대담에서 이 앨범의 제목 머리에 놓인 ‘NEO’라는 단어에 관해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게 이름했지만 이번 작품에 기독교, 기독교인에 대해 그리 새로운 통찰력은 보이지 않았다는 언급이었지요. 사실 그렇게 말하면서 저는 평론가 입장에서의 우월감, 쾌감보다는 팬으로서의 깊은 아쉬움을 가졌습니다. 거기에 대해, 동일하게 ‘NEO’라 이름했으며 당대에 어떤 장르에서도 쉽게 보이지 못했던 통찰과 지식을, 심지어 뛰어난 음악적 성취로도 표현해냈던 작품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재키와이의 [NEO EVE] 입니다. 

    2017년 12월에 발매됐던 이 EP는 그녀의 두번째 앨범이자 첫 정규작인 [Enchanted Propaganda]로 향하는 과정의 작품 입니다. 성서의 첫번째 책 [창세기]에 등장하여 첫 인간인 아담과 함께 인류의 시조로 일컬어지는 ‘이브’를 제목에 언급한만큼, 본작은 다섯개의 수록곡 안에 성서적인 비유와 용어, 상징을 꾹꾹 눌러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지점은 그러한 지식과 정보 이상의 ‘통찰’ 입니다.  

    저는 재키와이의 뛰어난 음악적 성취와 트랜드를 앞서는 감각 때문에, 가사적인 능력이 주목 받지 못해온 것이 참으로 아쉽습니다. 이는 감상자인 저의 아쉬움 뿐만이 아니라 창작자인 재키와이 본인의 아쉬움도 있지 않았을까 하고 조심스럽게 추측해보기도 합니다. 

    0. Genesis 
    (음원사이트에는 공개되지 않은 곡. 현재는 사운드클라우드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원래 이 앨범 첫 곡 입니다.) 난 내 음악을 하겠다는 단단한 포부.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해냅니다. 뛰어난 가사적인 성취와 함께 모두가 놀랄만한 음악적 역량을 보여줬습니다. 

    1. Anarchy 
    마치 무정부 상태처럼, 조화되지 못하고 공허함 속에 있는 가운데 신이란 허상에 용감하게 도전하는 선포. 

    2. No Maria But A Human 
    성서에는 전직 창부이자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예수님을 잉태하고 낳고 기른 어머니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이외 몇명의 동명이인이 더 있기도 합니다. 이 곡은 성녀와 창부라는 이분법적인 여성 이해를 넘어서, 나는 단지 한 ‘인간’일뿐이라고 외칩니다. (신약성서에는 다수의 동명이인 마리아가 등장합니다)  

    3. RIB 
    아담은 흙에서, 이브는 아담의 갈비뼈(Rib)를 통해서 만들어졌다고 [창세기]는 말합니다. 마치 남성이 여성의 기원임과 동시에 지배자인 것처럼 오해할 수 있는 그 기원에 관하여 부정하는 곡 입니다.  

    4. To. Lordfxxker 
    본 EP의 클라이막스가 되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기독교, 기독교인들에게 전하는 편지로 들렸습니다. 그리고, 심지어 네이버 검색창에 관련검색어로까지 등재되어 있는 ‘성희롱’ 구절에 관련해서는 특히 신중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것은 이 단락 맨 아래에 부연할 해석의 열쇠를 참고해 읽어야만 합니다. 그 결과 이는 픽션일 수도, 사실일 수도 있는데- 만약에 사실이라면 이는 결코 쉽게 읽거나 언급해서는 안됩니다. 

    5. Every Breath
    이 곡을 끝으로 재키와이는 비로소 본인의 예술적 페르소나인 ‘재키와이’로 진짜 거듭났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 앨범을 무척이나 높게 평가하며 이 앨범이 아티스트 재키와이의 자의식을 분명히 했을거라 추측합니다. 뿐만 아니라 이 마지막 트랙에는 본 앨범을 해석할 열쇠가 여럿 직접 명시되어 있습니다.  

    혹자들은 이 앨범을 들어 재키와이가 ‘페미니즘 아티스트’ 라 프레임을 걸고 찬양하거나 또는 깎아내리곤 합니다. 허나 그녀는 “우리가 혼란 속에 살아가고 있는 이곳은, 모든 단어에 -ism을 추가하고 신이라 이름하는 허상을 과다히 만들어내고 있어” 라고 미리 말했습니다.  

    “cause where we live is in confusion  
    Overdose to make  
    Every word plus ISM  
    Creates illusion named god”  

    “그들이 신이라고 부르는 우상이기보다, 나는 차라리 유다가 되고 싶어”라고 말하는 본 앨범은, 참 깊습니다. 여전히 해석의 가치를 지니는 깊이 있는 문장과 통찰들을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I’d rather be Judas  
    Than the idol  
    That they’re calling god” 

    마지막으로 제가 가진 큰 궁금증은, “이번 앨범은 ‘Neo Eve’라는 하나의 콘셉트에 빗대어 화자가 바라본 인간의 진리를 담고 있다”라는 본 EP에 관한 공식 보도자료의 소개 입니다.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어디까지가 논픽션인지를 감상자와 평론자로서 궁금해 합니다. 어디서부터가 작중화자의 목소리이고, 보컬을 멋지게 감싼 오토튠 속에 홍예은 씨의 소리는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저는 이 면에 대해서 아티스트 본인의 대답을 언젠가는 꼭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 앨범의 CD나 LP가 출시된다면 꼭 구매하겠습니다. 그만한 가치를 지닌 작품 입니다. 마지막 곡 EvEry Breath(의역: 진일보한 이브의 숨)의 반복되는 고백처럼, 창작 과정을 통해 마침내 재키와이 본인이 숨쉴 자유를 획득했기를 기도합니다.

     

    2. 김응교, <그늘>
    이어서 제가 추천할 책은 작가, 교수, 학자- 김응교 선생님의 2012년 책 <그늘> 입니다. 이 책은 부제인 ‘문학과 숨은 신’이란 말 그대로- 빛도 어둠도 아닌 빛이 조금 덜 드는 ‘그늘’ 속에서, 부재인 동시에 임재로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신에 관하여서 통찰하고 있습니다.

    김응교 선생님은 연세대학교 신학과에서 작가 공지영님, 빈민운동가/예술가 김흥겸씨와 동문 또는 동기로 공부하셨던 분 입니다. 일본에 유학하셨고 객원교수로도 오래 강의하셨지요. 현재는 숙명여대 교양교육원 교수로 계시고, 이런 것보다는 지난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 편에 윤동주 시인 연구에 대한 권위자/전문가로 출연해 다이나믹 듀오-광희 팀을 멘토링 하셨던게 결정적인 이해를 도울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학부에서 개신교 신학을 공부했고 국내 장로교회 등지에서 사역자로 또는 평신도로 16년 정도 생활해보았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문화예술작품들, 특히 교회를 다니기 전부터 제가 좋아하고 따랐던 ‘힙합’ 문화 중에 있는 작품들을 감상하는데 있어서는 해석이 쉽지 않았던게 사실 입니다. 그런 관점을 신학교에서도 교회에서도 잘 가르쳐주지 않았던 것도요.

    이 책은 신을 부정하거나 긍정하거나 또는 기독교의 복음을 변론하거나 비판하는 다양한 문학 작품 안의 태도에 대해 균형 있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지금까지도 제가 대중문화 속의 여러 작품들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는 길잡이 입니다.

    “성서는 많은 작가의 종교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명작을 산출하는 기본적 배경이 되어 왔다. 작가가 기독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문학작품에는 표면적으로 혹은 잠재적으로 많은 성서적 이미지가 숨겨 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어디까지가 종교문학인가’를 따지는 것은 ‘종교 ‘안의 문학’(literature in religion)을 구성하는데 의미가 있을지 모르나, 어디까지가 종교인가 하는 논점도 명확치 않고, 영적인 시각에서 생각해볼 때 오히려 비성서적인 배타주의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종교적 ‘교의’만을 작품에 담아내거나 읽으려 한다면, 그것은 문학작품이라기보다 종교적 문서 혹은 경전을 지향하는 글이라 할 수 있겠다.”

    “진정한 종교문학이란 당대의 역사적 문제점 위에, 직설적인 교의를 넘어 암시적인 종교적 상상력을 풍기는 작품일 것이다.”

    “숨은 신(Hidden God)은 현존하며 동시에 부재하는 신이지, 때때로 현존하고 때때로 부재하는 신이 아니다. 숨은 신은 ‘언제나 ‘현존하며 언제나 부재하는’ 신이다. (루시앙 골드만, 송기형*정과리 옮김, [숨은 신], 연구사 역간, 48-49면).”

    이외, 김응교 선생님의 연세문학회 선배이시기도 했던 기자/문인 기형도님의 시 ‘우리 동네 목사님’을 추천합니다. (본책 10장에서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3. 트왱스타(Twangsta) [Below The Surface]

    건배, 그레이, 비앙과의 음악적인 시너지만큼이나 비와이가 심바 자와디와 보여주는 가사적 시너지는 큽니다. 심바는 비와이의 두 정규 앨범 모두에 ‘Art Director’ 자격으로 크래딧에 올랐습니다. 쇼미더머니5로 대중적 인기와 함께 ‘지저스 스웩’이라는 상자 안에 갇혀버릴 수도 있었던 비와이의 이미지는, ‘9UCCI BANK’를 기점으로 앨범을 나눠 발매하는 구성을 통해 큰 반전을 기록했습니다. 아쉬운건 이 반전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가 아직도 그리 높지 않은 것 같다는 점 뿐입니다.

    비와이는 [The Movie Star]를 만들 때 심바 자와디의 정규 [Names]에서 영향을 받았던 사실을 고백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는 ‘토속화/현장화 된 한국 힙합의 추구’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뿐만 아니라 ‘무한도전: 위대한 유산’과 3.1운동 홍보대사, 영화 ‘박열’  OST 참여 등으로 받았던 영향도 크게 작용했을 것 입니다. 

    20여년전에 가리온과 피타입, 버벌진트, UMC 등이 한국어 랩, 한국적 힙합에 대해 고민했었던 것을 기억해보면 이는 재밌는 역사의 순환이며 반복 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는 것은 그때의 고민이 “가능의 여부”까지도 질문해야만 했던 당시의 척박한 토양 가운데 대중의 무관심과 몇몇 아티스트들의 무지 속에서 진행됐었다는 점 입니다. 그리고 포괄적인 힙합문화 속에서 주로 MCing에 해당하는 면에 집중된 고민이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이제 20년 뒤, 여러 차례 증명되고 검증된 한국어 랩의 성취 중에 우리는 더 이상 한국말 라임, 문장 파괴, 한영혼용에 관해서 자주 질문하지는 않지만 대신에 ‘태도’나 ‘관점’에 관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고민이 필요해진게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면에서 심바와 비와이는 의미 있는 성취들을 이전에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트왱스타의 이 앨범을 추천으로 집어든 이유는, 본 앨범에 있어서는 비와이와 심바 자와디 모두에게서 ‘한국 기독교’, ‘한국교회’라는 고민을 크게 찾아볼 수는 없었기 때문 입니다. 

    역사상 유례 없는 단시간에 급성장과 또 급한 몰락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 기독교는, 무엇보다 이들과 같은 젊고 실력 있는 새로운 시대의 다윗과 엘리야를 필요로 합니다. 타이틀 곡 ‘힘’과 이전 곡 ‘가라사대’에서 보여준 감각적인 네이밍은 참으로 인상 깊었습니다. 하지만 유대 땅에서 시작돼 서구인의 발걸음과 손길을 통해 동양의 이 땅에 전해진 기독교가 아직도 이 땅에서 받고 있는 오해에 대한 고민은 적어보이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한국힙합’에 대한 남다른 통찰을 보인 두 분이었기에, 여기에 대해서도 가능하리라고 기대했습니다.

    트왱스타의 [Below The Surface]를 집어든 이유는 본작이 한 아티스트/프로듀서의 ‘증명’에 관해 서술하고 있는 중에 한국화, 토착화, 현장화에 대해서 의미 있게 언급하며 보여주었기 때문 입니다. 그 중에서도 1번 트랙 ‘뿌리’는 제가 사랑하는 아티스트 화지님의 역대 최고작 중 하나로 생각합니다.

    트왱스타, 화지 두분 모두 힙합의 ‘본토’인 미국에서 유학하고 생활한 경험이 있다는데서 이 곡은 특별한 지점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비와이, 심바 자와디의 이 주제에 대한 고민은 뛰어난 통찰력에 비해 ‘경험’의 부족함을 아직까지는 필연적 한계로 갖는 다고 생각합니다. 이 경험이란 힙합의 발원지인 미국 현장에서 이방인으로서 부딪혀본 벽과, 피부로 느껴본 거리의 질감에 대한 것을 말합니다.

    역설적으로 이 앨범의 프로듀서 트왱스타는 마지막 곡의 제목과 샘플을 한국대중음악의 레전드 신중현의 작품으로부터 가져왔고, 화지는 이 곡을 비롯해 그의 거의 모든 작품에서 주로 한국어 사용만을 주지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저보다 더욱 디테일 하게 해석해 놓은 힙합엘이 필진의 공식보도자료와, 1번 곡 ‘뿌리’의 감상 뿐 아니라 가사를 깊게 들여다볼 것을 [네오 크리스쳔] 앨범의 다른 감상자 분들께도 추천합니다.

     

     

    • 은우: KPOP 유튜브 '아우어 케이팝' 운영. 비즈 한국 '미국 음악일기' 연재 중

    기독교를 '문학적 텍스트'로 분석한다? 누군가에게는 신성 모독일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고루한 일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경의 일부 텍스트는 누가 봐도 문학으로 읽혀져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시로 읽어야 하는 시편이 그렇고. 예수의 비유(우화)들이 그렇지요. 어쩌면 성경은 종교의 경전이면서 또한 서사 문학의 중추에 있는 '기본 인프라'기도 합니다. 그 기본 인프라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기독교 음악 또한 더 풍성해질 수 있겠지요. 저는 Neo Christian과 함께 볼 수 있는. 기독교를 '문학적으로' 다룬 작품 3개를 추천합니다.

    1. '브라운 신부' - 영국 드라마

    '브라운 신부'는 기독변증론자이자 추리소설가인 G. K. 체스터턴의 대표작입니다. 추리소설임에도 지성보다는 영성과 감성. 직감 위주로 스토리를 만들어가는게 특징입니다. 열린책들에서 번역한 '브라운 신부의 순진'은 추리소설 역사에 길이 남을 역작이지요.

    BBC에서 최근 이 '브라운 신부'를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었습니다. 시즌 8까지 갈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지요. 특히 그 중에서도 첫번째 시즌의 첫 번째 에피소드인 '신의 철퇴'는 종교에 대한 고민과, 기독교에 대한 깊이있는 탐구를 다루고 있습니다. 죄와 구원에 대한 기독교적인 해석을 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고 싶습니다.

    2. '플래너리 오코너' - 단편소설집

    영미소설의 최고봉인 '맨 부커상'. 그 중에서도 역대 수상삭 중 투표를 해보니 최고의 득표를 받은 책이 바로 이 '플래너리 오코너'입니다. 영미문학의 최고봉인 셈입니다.

    플래너리 오코너는 요절한 여성 작가입니다. 독실한 카톨릭이기도 했습니다. 이미 일찍 죽을 걸 알던 시점에서 시골에서 요양하고, 성당에서 매일 기도하며 이 책에 실린 단편 소설을 썼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플래너리 오코너를 매우 좋아해 논문까지 썼다고 하는 코난 오브라이언의 표현대로라면 '냉소적이고 시니컬한 무종교 남성 노인'이 쓴거만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실제로 여기서 예수 타령하는 대부분의 보수 남부 기독교 백인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사악한 악당으로 등장합니다. ('좋은 사람은 드물다'에서의 할머니는 특히 압권이죠.) 하지만 그 차갑고 죄와 폭력으로 가득한 부조리극 속에는 타락과 구원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담겨 있습니다. 기독교 문학의 정수이기도 하면서, 영미 문학의 정수기도 합니다.

    3. 팀 켈러 '탕부 하나님'

    팀 켈러 목사는 뉴욕에서 목회하면서 평생을 목회와 저술에 바쳤습니다. 그의 책 중 가장 얇으면서도 기독교의 진수를 담은 책이 '탕부 하나님'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탕아의 비유. 교회를 다니지 않더라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팀 켈러는 이 다 아는 이야기에  기성종교인에 대한 비유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적용해 숨겨진 뜻을 파헤칩니다. 그렇게 알게 된 이야기는, 무종교인이 아닌 기독교인이 오히려 반성하고 고민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활동 당시에 예수는 어디까지나 유대인이였고, 예수의 비판은 대부분 무신론자나 타 종교인이 아닌 유대인 종교 지도자가 그 대상이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팀 켈러는 그 외에도 시편을 다룬 '팀 켈러의 묵상'. 회의론의 시대에 종교의 가치에 대해 다룬 '팀 켈러, 하나님을 말하다' 등 다수의 책을 썼습니다. 현대인에게 공감이 가는 기독교 철학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꼭 확인해봄 직한 저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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