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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따 - 살아숨셔2
    Review/Albums 2020. 7. 24. 10:54

     


    염따의 정규 3집 <살아숨셔2>가 발매된지도 어느 덧 1년 반이 흘렀다. 그 사이 그는 84년생 동갑내기 OG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악인으로 거듭남과 동시에 콘텐츠 업계가 주목하는 SNS 인플루언서가 되었고, 그가 습관처럼 내뱉던 'FLEX' 와 '빠-끄' 는 당장의 소비에 행복을 찾는 불안한 MZ 세대를 표상하는 언어가 되었다. 

    이 모든 걸 가능케 했던 그의 <살아숨셔 2>를 다시 돌아보는 시간.  


     

     

    유쾌하지만 씁쓸하고, 우울하지만 따뜻하다. 염따의 정규 3집 <살아숨셔 2>는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지만 여전히 혼란한 그의 삶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건 인간 염현수의 이야기지만 동시에 불안이 일상화된, 정착을 꿈꾸는 모든 대한민국 2-30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앨범의 무드는 시종일관 바뀐다. 그는 한껏 자신감에 취해 성공에 대한 포부를 논하다가도, 씁쓸하게 끝났던 대부분의 사랑을 센치하게 얘기하고, 지금도 악몽처럼 남아있는 트라우마들에 대해 분노를 표출한다. 어찌보면 모순되는 감정들의 충돌로 보일 수 있지만 염따는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발걸음을 내딛는다. 더높이. 끝내 지키지 못한 (돌아가신) 아버지와의 약속을 가슴에 새기면서. 이건 인간 염현수의 목소리지만 수없이 좌절하고 실패하면서도 성공을 위해 존버하는 모든 청춘들의 감정선과 목소리이기도 하다.       

    안승배, 음악에디터 

     

    이 앨범이 염따가 흥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이 앨범 이전 염따 1,2집도 충분히 훌륭했다. 하지만 <살아숨셔 2>야말로 '염따 성공 신화의 시작' 이라 볼 수 있다. 염따는 이미 이 앨범에서 'Zoom' 이라는 대중적인 싱글 뿐 아니라 유기적이면서 다층적인 서사의 앨범까지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흥겨움부터 씁쓸함까지. 일렉트로닉부터 힙합까지. 자신의 가장 개인적이고 내밀한 정서를 전달하는 진솔함부터 당대에 가장 뜨거운 피처링진들의 재능을 다듬어 자신의 작품으로 편집하는 시야와 기획력까지. 힙합의 가사적 가능성을 완벽하게 가지고 논 스토리텔링 랩부터 알앤비/일렉트로닉에 가까운 달콤한 음악까지. 염따는 자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심지어 유기적이기까지 한 서사의 앨범에서 제대로 보여주었다. 이후에 '마케팅 방법까지 깨달아버린' 완전체 염따의 행보는 이미 예정된 성공을 거두는 일이였을 따름이다. 앨범이 망하면 음악을 접겠다는 삭발식부터 하루 4천만원 플렉스를 거쳐, 지금까지 이어지는 퍼포먼스는 '그저 거들 뿐'.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살아숨셔 2>는 무척 감정적인 앨범이다. 염따는 스스럼없이 자신의 성취를 축하하고 사랑을 갈구하기도, 조용히 건네기도 한다. 때론 있는 그대로 분노, 욕망, 슬픔을 표현하는 염따의 내면은 단순하지 않다. 앨범 전반에 분포된 복합적인 감정선이 인간 염현수의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그려낸다. 재미있게도 SNS상, 혹은 '티팔이' 인 유튜브 속 그의 모습은 본작의 무게감과 상반된다. 이런 감도의 차이에도 각 요소가 유기적으로 얽혀 비로소 본작을 완성하는 퍼즐 조각이 된다. 그렇기에 <살아숨셔 2>는 '앨범 = 음원' 이라는 고정관념을 부수고 마케팅과 브랜딩, 상품화 또한 앨범의 일부 그 자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획기적인 사례다. 하지만 그의 성공이 복합적인 결과로 나타나기까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 것은 사실 단순한 본질이다. 바로 쉼 없이 진지하게 음악을 연구한 노력, 그리고 리스너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려 했던 염따의 따스한 진심이다. 

    Vapizz, A&R

     

    강동에 산다고 얘기하던 그는 당대 최고의 아티스트 반열에 이르고도 멈추지 않고 더 높이 올라 가야한다고 말한다. '밑바닥에서 여기까지' 한번 올라본 이가 더 높은 곳을 보고 올라갈 수 있는게 아닐까. 지난 정규 앨범들에 이어 거의 전곡을 프로듀싱하고 더콰이엇과 함께 직접 믹스, 마스터링을 소화하는 진정한 셀프 프로듀싱 앨범인 점을 감안하면 <살아숨셔 2>와 그 주인인 염따는 단물이 빠져가는 것이 아니라 아직도 저평가되어 있다. 이 시대를 상징하는 유튜버. 개인 브랜드와 온라인 스토어십. 이를 모두 포괄하는 셀프 프로듀싱 아티스트 염따는 이제 다른 아티스트들과의 상대 가치보다 염따 본연의 절대 가치로 평가해야 한다. 덧붙여 눈에 띄는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함께 해온 전 집시의 탬버린 양성의 피처링이다. 누구보다 앞서 흐름을 이끌어 가다가도 우리를 단숨에 그 때 그 15년 전 어딘가로 되돌려놓는다. 그러면서도 앨범의 구석구석 여전히 강동을 노래한다. One Love, 평화. 

    Elapse, 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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