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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2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 (EP편)
    Review/Albums 2020. 9. 2. 20:30

    2020년 4월 ~ 6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EP편)


     

    Make a movie, Santa Paine - PP (2020.04.01)

    트렌디하고 세련된 감성의 산타페인과 MBA 크루 소속 메이크 어 무비의 합작 EP는 즐거운 발견이다. Swae Lee를 떠오르게 하는 메이크 어 무비의 보컬이 주는 산뜻함과 산타페인의 부담스럽지 않은 감성이 적절히 어우러졌다. 산타페인의 경우, 본작을 시작으로 4월에만 도핀, 타미 스트레이트와의 EP를 연달아 발매하며 묵직한 허슬을 보여주었다. 두 아티스트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내건 첫 볼륨감 있는 작품인 만큼 향후 어떤 커리어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짧고 무난한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기진 않지만 기대감을 남기는 앨범.

    Sikboy - Orange County (2020.04.01)

    알려져 있으나 동시에 알려져 있지 않다. ‘식보이라는 이름을 접하는 대부분의 힙합 팬들이 받을 법한 인상이다. ‘산이 디스’, 나플라, 루피와 함께 촬영한 LA (교포)힙합씬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인상을 남겼지만 그에 상응하는 대표곡이나 앨범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Orange County] (뒤늦게)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에 집중해서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접근 방향에서 일리닛(Illinit)[Made in 98]을 연상시켜 반가운 만큼 아쉬운 점이 많다. 자신의 출생지와 연결해 선택한 G-Funk가 잘 어우러지지 않으며 어딘가에서 차용한 듯한 웨스트코스트 라이프스타일의 가사가 주를 이뤄 식보이가 풀어내고자 하는 서사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 전체적으로 안일했던 접근이 아쉬운 결과물.

    Queen WA$ABII - Spice it up! (2020.04.03)

    흥미로운 사실은 퀸 와사비, 그리고 그녀와 왜인지 비교 대상에 있는 염따, 언에듀케이티드 키드 등의 아티스트들의 진면목은 또렷한 아이디어에 있다는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기믹 이전에 명확히 선행되어있다. 이처럼 명료한 컨셉과 캐릭터, 그리고 이에 부합해 맞아떨어진 음악의 방향성이 결국 대중의 반응으로 이어졌다. 즉, 기믹에 의존해 찾아온 요행이 아닌, 셀프 브랜딩이 일궈낸 결실이다. 본작은 '떡상'의 과정에서 발표된 결과물인 만큼, 퀸 와사비의 음악이 가진 방향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다만 그녀의 바람처럼 자신의 포지션을 창모와 같은 궤에 놓기엔 아직 설익은 음악성과 랩이 옥에 티. 차차 음악으로 무엇을 보여줄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된다.

    BIGONE x Tommy Strate - Flame Blossom (2020.04.04)

    VMC 소속의 래퍼 빅원 (BIGONE)은 좋은 쪽으로든 안좋은 쪽으로든 비주얼이라는 키워드와 자주 엮인다. 그가 댄서 출신으로서 음악에 다채로운 무대를 구성할 줄 아는 면과 그로 인해 커리어 초창기부터 (약간의) 팬덤을 안고 시작해 래퍼로서의 크레딧을 충분히 얻지 못해온 점을 봐도 그렇다.

    커리어 적으로 핸디캡을 지닌 그가 파트너로 토미 스트레이트 (Tommy Strate)를 만난 것은 신의 한 수였다. ‘감각그 자체에 초점을 둔 프로덕션과 컨셉에 빅원의 한껏 강화된 랩, 토미 스트레이트의 캐치한 훅과 랩이 만나 불을 뿜는다. 퍼포머로서의 빅원과 프로듀서로서의 토미를 모두 재발견할 수 있는 2분기의 기분 좋은 발견.

    Jade - Mood (2020.04.07)

    사이키델릭한 무드의 비트와 쟈드의 노래/랩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독특하며 흥미롭다. 몽환적인 질감이 지배적이던 전작들에 비해 직관적이고 재지하게 들려주는 보컬의 방식이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약간 차갑고 무미건조한 톤으로 보여주는 랩 퍼포먼스는 인상적이지 않지만, 표현의 범위를 넓히는 요소로 활용되며 나름의 역할을 다한다. 조금씩 깊어져 가는 쟈드의 음악 세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SanE, Errday, MALKEY, BE'O - God FameUS (2020.04.09)

    언제부터인가 산이(San E)는 음악에 대한 소식보다는 그가 휘말려 있던 논란들이 더 친숙한 뮤지션이 되어가고 있었다. 염따가 유튜브에서 반농담, 반진담으로 언급했던 것처럼 그가 세상과, 여론과 싸우는 사람으로 각인이 되면서 그는 빠른 속도로 씬에서 주변인이 되어가는 듯했다.

    반등의 시작은 작년 말 그가 설립한 레이블 ‘FameUS’의 활동을 서서히 시작하면서부터다. 자신만의 분위기, 감성으로 기대를 모으던 신예 얼돼(Errday), 비오(Be’O) 등의 영입 이후 올해 그는 FameUS의 각인이라는 목표에 집중하며 활동하는 듯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발매된 이들의 EP는 그의 목표에 보다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준수한 완성도의 작품이다.

    FameUS의 장점은 이들이 모두 훅(Hook) 메이킹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각자가 곡의 주/조연을 맡아가며 곡의 중심을 잡거나 혹은 동료를 서포트하는 플레이에 능하다. 비교적 일관된 톤으로 앨범이 차분하게 진행되지만 각 곡의 주인이 명확하게 인지된다. FameUS가 이후 보여줄 음악적 색깔이 보다 기대되는 이유.

    Tommy Strate x Santa Paine - Quarantine (2020.04.11)

    앨범 설명을 빌리자면 산타페인은 타미 스트레이트가 설립한 레이블, 'Kim's Lounge' 소속 프로듀서다. 본격적으로 코로나 19 상황이 악화되며 아티스트들의 쿼런틴 작업물이 활발히 생산되던 시기 발표된 본 합작 앨범은 단순한 주제와 편안한 분위기를 담고 있다. 한껏 감성적인 산타페인의 음악 위에서 의외의 합을 보여준 타미 스트레이트의 퍼포먼스가 인상적이다. 나른한 감성이 코로나 시대의 일상에 묘한 낭만을 불어넣는다. 부디 쿼런틴의 갑갑함이 하루빨리 잦아들길.

    안병웅 - Bartoon 24 (2020.04.13)

    지나친 패기가 독으로 작용하다’. 쇼미더머니8에서의 신선한 데뷔 후 붐뱁 신예로서 기대를 모으던 루키 안병웅의 첫 EP를 요약할 수 있는 문장이다. 기리보이와 버벌진트의 심사평처럼 그 시대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랩과 제스처였지만 이 장점들이 타격감 등의 청각적 쾌감에만 집중된 것이 문제다.

    모니터에서 읽어봐도 내용이 정리되지 않는 가사. 단어들은 박히지만 전달되지 않는 메시지. Mobb DeepProdigyDana Dane 등 그가 동경하는 골든에라(Golden Era) 래퍼들의 상당수가 학창 시절에는 작문 수업을 통해 문장력을 다지고 라임을 쓰기 전에 단락 구성에 대해 고민했다는 점을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그의 바람대로 이후의 한국힙합씬을 먹어치우는 루키가 되고 싶다면 말이다.

    Liquor - I'm just thinkin about you (2020.04.14)

    슬리피가 수장으로 있는 레이블, PVO 엔터테인먼트의 아티스트 리쿼의 첫 미니앨범. 사랑을 주제로 한 감성적인 싱잉랩 4곡 구성의 미니앨범은 말 그대로 단순 명료하다. 앨범은 크게 모난 점 없이 무난하다. 무난한 만큼 듣기 나쁘지 않지만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요소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 래퍼들이 감성을 표현하는 방식이 많은 발전을 이룬 만큼, 효과적인 전달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필요하다. 아직은 PVO만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이 약간 부족한 듯 하다.

    Coa White - MCIGN-283 (2020.04.21)

    기리보이의 크루 우주비행소속 프로듀서로도 알려진 Coa White의 세계를 설명하는 주요 키워드는 혼모노. 얕잡아 보거나 간과했지만 사실 포텐 가득한 존재였을 때 나지막이 (남들이 듣지 않게) 내뱉는 단어. 그의 음악은 1순위로 검색되진 않지만 연관 키워드를 통해 유입될 리스너들에겐 소위 의 음악이다. 컬트적인 반응이 절로 예상되는 음악과 정서.

    고로 Coa의 음악은 단순히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감상하는 방식으로는 충분히 설명될 수 없다. 그의 숨겨진(?) 덕력이 가장 최적화되어 보여지는 플랫폼은 유튜브 재생목록인데 비트와 보컬로이드를 통해 다 보여줄 수 없었던 크리에이티브를 베이퍼웨이브, ANI-ME, 사이버펑크 등의 문화적 레퍼런스들이 입맛대로 믹스된 비주얼로 한가득 풀어낸다.

    Yami Tommy - Beyond The Door (2020.04.28)

    애쉬 아일랜드와 같은 'PABLO MU2IK' 소속 아티스트 야미 타미의 첫 EP 앨범. 단체곡을 제외하면 음악적으론 일관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어쩔 수 없이 애쉬 아일랜드와 겹쳐 보이는 순간들이 존재하며 이는 보완해야 할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DUMB'에서 보여주는 서정적인 가사와 바이브는 야미 타미가 가진 좋은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구간이다. 현세대의 스탠다드인 사운드가 다수 차용된 만큼, 일정 수준을 보장하지만 놀라움을 선사하는 곡은 없다. 본작에서 엿보인 어떤 가능성이 향후 어떻게 성장해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SUL - Lazy Tape (2020.04.29)

    에슈엘(SUL)에 대한 정보를 알기란 쉽지 않다. 필자도 2016 VISLA의 사운드클라우드 뮤지션 소개 코너에서 잠깐 접했던 것이 다였으니 말이다. 올 봄 발매된 [Lazy Tape] EP는 당시의 반응이었던 “Jeremih 등의 미국 알앤비 영향이 강하게 느껴진다에서 한걸음 나아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전의 사운드클라우드 작업물보다 더 쫀득쫀득하게 붙는 탑라이닝과 훅으로 돌아왔다고 할까? 게스트로 참여한 KOREANGROOVE, 키츠요지와의 적절한 조화도 그가 앞으로 전개해나갈 활동에 대해 조금씩 기대를 걸어보는 이유.

    하회와 모아이 - 흥과 뽕 : 흥 Part (2020.04.29)

    말 그대로 '코리안 트래퍼'. 기믹과 신선한 컨셉 사이를 줄타기하며 그려내는 앨범은 분명 호불호가 갈릴 법하다. 랩 실력이 탄탄히 받쳐주는 만큼 독특한 컨셉의 앨범임에도 듣는 재미 또한 풍부하다. 타쿠와가 지원사격 한 '똥 싼 바지'와 같은 트랙은 유머, 뽕끼, 탄탄한 벌스와 훅이 기묘한 조화를 이룬다. 농도짙게 담겨있는 '뽕'에서 어딘가 한국 올드스쿨 힙합 특유의 정취가 느껴지기도 한다. 트로트랩을 개척해가며 과연 어떤 성과와 성취를 남기게 될지 궁금해진다.

    Cimoe - 낭중지추 (2020.05.01)

    산만하다는 인상이 제일 먼저 든다. 프로듀서 JA와 1MC x 1PRODUCER 조합을 구성해 비교적 명확해보이는 컨셉 하에 담아낸 6개의 트랙 구성의 EP다. 하지만 곡을 장악해야 할 주인인 씨모에(Cimoe)의 랩이 붕 뜬다. 주머니 속에 자리한 송곳이 정작 끝이 뭉툭해 주머니 속에 완전히 파묻힌 꼴이다. 제리케이, 넋업샨, 이그니토가 종종 연상되는 그의 랩은 진지한 태도 이전에 갖춰져야 할 랩 자체의 단단함과 개성이 부족해 지루함을 낳는다. 문화를 비롯한 상위 가치에 대한 고민 이전에 자신의 음악과 랩으로 청자를 설득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시급해보인다.     

    TOYCOIN - Uncensored Love (2020.05.03)

    적절한 완성도와 대중성을 갖춘 힙합 앨범이다. 초창기 김승민 혹은 최엘비를 연상케 하는 토이코인의 랩톤은 분명 매력 요소가 있다. 무난하고 큰 특색이 없다는 약점에도 불구, 앨범을 듣기 좋게 마무리하는 감각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곡에 피처링이 투입된 점이 인상적인데, 랩톤이 가진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해결책이 아닐까 싶다. 무거운 로우톤이며 랩스킬이 화려하지 않은 만큼, 곡이 쉽게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련된 음악성의 피처링진들이 앨범의 감성에 적절한 보탬이 된다.

    WATER. - WATER.FALLS (2020.05.04)

    제네더질라의 지원사격으로 이 씬에 등단한 워터(WATER.)는 제네에 비해 대부분의 곡을 싱잉 기반으로 풀어나간다. 살짝 까칠한 보이스톤을 기반으로 한 싱잉은 '핑계' 등의 일부 트랙에서 고유한 매력을 보여주나 아직 전체적으로 다듬어져야할 부분이 많다는 것이 솔직한 인상이다. 가장 아쉬운 트랙은 아이러니하게도 제네더질라가 참여한 'Moonwalk'. (동양적인 분위기의 비트를 시도했으나 앨범 중 가장 언밸런스한 트랙이 되고 말았다)

    원쨩 - Wonjjang in Wonderland (2020.05.05)

    전작의 압도적인 인상을 뛰어넘기엔 부족했던 게 아닐까. '홍대병' 혹은 인스타 감성으로 치부되는 무언가를 파고든 본작에선 나름의 재미가 느껴진다. 독특한 요소들로 표현해낸 감성에서 원쨩이 가진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그 전달 방식이 전작만큼 효과적이진 않았던 듯하다. 복잡하고 위태로운 정신세계, 약에 대한 암시, 돈에 대한 강박, 독특한 소재는 하나의 장르적 클리셰가 되어 더는 신선하지 않기 때문이다. 본작의 매력을 100% 살리기엔 음악의 참신함이 높지 않았다는 것이 약간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Way Ched - 2MONTHS (2020.05.05)

    웨이체드가 타블로의 하이그라운드 소속 프로듀서였다는 점을 아는 청자들은 많지 않다. 이후 앰비션 뮤직에 합류한 그의 이미지 역시 이러한 연유로 인해 아직까지는 갑툭튀로 더콰이엇 사단에 합류한 프로듀서 정도인 듯하다. 하지만 조용히 발매된 그의 EP는 그리 쉽게 간과될 작품은 아니다.

    [2 MONTHS]를 들으며 떠오르는 키워드는 균형감각이다. 대중적이지만 장르뮤직의 매력이 살아있다. 화려한 게스트들이 곡마다 참여했지만 도리어 각 트랙의 완성도를 균일하게 가져가면서 밸런스를 지킨다. 킬링 트랙이 떠오르지는 않지만 처지는 구간도 없다. 바꿔 얘기하면 누군가에게는 전곡이 킬링 트랙으로 다가갈 수 있는, 조용하지만 내공을 품은 앨범.

    gong - 염증나무 (2020.05.11)

    아메바컬쳐 소속 당시 슈프림팀의 뒤를 이을 주자였던 0CD. 입대를 앞둔 다듀의 든든한 지원사격을 받았음에도 앨범은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숨은 명곡으로 회자되는 몇 곡에도 불구, 당시로선 설익은 음악성과 창법의 호불호 또한 요인이었으리라. 이후 리스너들의 가시 범위 안에 들어오지 않았던 공의 존재감은 '내일의 숙취' 브금을 통해 급부상했다. 이후 EP를 지나 발매된 '염증나무'에서 공은 한 스타일에 마침내 정통해진, 노련한 아티스트로서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매 트랙에서 느껴지는 원숙미는 그만의 스타일을 꾸준히 다듬어온 결실이다. 본인의 목소리를 표현하는 완급조절이 노련함을 넘어 일종의 반열에 오른 듯하다. 오랜 시간 발전을 멈추지 않고 달려왔음이 여실히 느껴진다. 독특한 목소리로 그려낸 감성적인 음악은 오랜 경력에도 올드하지 않고 깊이 있게 신선하다. 특히 뱃사공과 차붐을 기용한 ‘낡은 뱅뱅’은 말 그대로 완벽한 게스트 기용. 앨범의 설명처럼 '멋있게 늙어가는 중'인 OG의 면모가 느껴진다.

    Kash Bang - INDIFFERENT (2020.05.12)

    사운드클라우드로 자주 디깅을 하는 유저들은 아마 캐쉬 뱅(Kash Bang)의 이름을 종종 봤을 지도 모르겠다. 칠(chill)한 비트 위에 안정적인 트랩-싱잉으로 반응을 얻은 그는 이후 마미손의 기획사와 싸인하여 차세대 트랩 유망주라는 나름의 기대 섞인 반응 속에 이번 EP를 발매했다. 그의 장점이라면 흔한 보이스톤에도 불구하고 곡을 끌고 갈 수 있는 안정적인 멜로디 운용 능력이다. 허나 이 특색이 앨범 단위에서 계속 이어지니 다소 무뎌지는 감이 있다. 트랩 장르에서 흔히 기대하게 되는 '훅 들어오는' 가사나 '쩌는' 멜로디 등 다음 단계로 도약할 테크 트리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Lil 9ap - Babyboy (2020.05.14)

    새로운 시작을 선언한 릴 구압의 앨범. 첫 트랙은 이미 잘 뽑은 곡으로 호평받던 나리타의 속편이다. 원곡에서 GGM 베이비고트의 존재감이 압도적이었던 만큼, 새로운 버전의 나리타는 어딘가 부족하다. 굳이 첫 곡이 이 곡이었어야 하는가? 라는 의문이 남는다. 특히 릴 구압의 벌스가 새롭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 선공개 싱글이었던 9AP을 지나 이어지는 곡들은 오히려 신선하며 릴 구압이 가진 장점인 매력적인 랩, 그리고 훅 메이킹을 잘 보여준다. 특히 최근 선보이는 랩은 편차가 크지 않으며 안정적인 퍼포먼스를 보인다. 'Stainless'는 본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트랙이다. 릴 구압 특유의 서정적이고 문학적인 멈블랩과 매력 있는 랩메이킹이 돋보인다. 재능이 꽃피워가고 있는 만큼, 단연 주목해야 할 루키.

    Grizzly - Fake Red (2020.05.14)

    사실 피처링진을 보고 살짝 걱정이 앞섰다. 쿤디 판다부터 재달, 디보까지. 어지간한 배포의 신인 아티스트가 아니고서야 이 정도 참여진 속에서 자기 존재감을 유지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서두를 우려 섞인 마음으로 시작했지만 그 우려는 앨범을 여는 포문부터 깨끗이 가신다.

    그리즐리(Grizzly)는 기본적으로 자신만의 무드를 조성할 줄 아는 아티스트다. 지원 사격으로 등장한 피처링진은 어디까지나 그가 연출한 각 씬(scene)에 적절한 게스트로서 제 몫을 다할뿐 앨범의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다. 그가 앞으로 초대할 세계가 계속 기대되는 이유.     

    OSIXTWO - 무궁무진 (2020.05.18)

    광주 기반의 문화집단 오식스투의 컴필레이션. 양질의 곡들을 모아둔 컴필이라는 인상이 느껴진다. 각 멤버 간의 밸런스가 적절하기에 컴필레이션으로서의 매력이 살아있다. 앨범 전반에 걸쳐 기복이 적은 완성도엔 세련되고 탄탄한 프로덕션이 한 몫 기여했을 것이다. 다만 각 아티스트의 퍼포먼스를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면 못내 아쉽다. 본작은 팀업 앨범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하나 각 개인의 매력을 알리기엔 부족한 것이다. 집단과 개개인의 매력을 동등하게 살린 컴필 앨범의 좋은 선례로는 리짓군즈가 있다. 각 멤버들의 매력을 충분히 담아내면서 집단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선보이는 것이 앞으로 오식스투가 풀어가야 할 숙제라 생각된다.

    치타 - Jazzy Misfits (2020.05.25)

    어찌면 한국의 많은 여성 래퍼들은 빡센 랩이라는 원치 않은 옷을 입고 힘겹게 싸워 왔는지도 모르겠다. 장르간 경계가 보다 옅어지며 랩-싱잉이 만연한 지금의 시간에서 더욱 명확히 보이는 특징이다. 쇼미더머니 같은 경연 예능을 통해 랩을 보여주는 게 (암묵적인) 래퍼 인증의 길이었던 2010년대 초반의 신인 여성 래퍼들은 본인의 취향을 떠나 일단은 센 비트에서 센 랩을 해야했으니까. 이 중 치타는 쇼미더머니1’을 시작으로 수많은 힙합 오디션 예능에 출연하면서 커리어를 빌드업해온 여성 생존자다. 그 때문에 그녀의 음악은 청자들의 반응을 떠나 항상 압박이 느껴졌다. 이들 중 가장 세야 하고 압도적이어야 할 것 같은 강박감.

    5월 개봉한 영화 [초미의 관심사]OST 격인 [Jazzy Misfits] EP는 그간의 부담을 많이 벗어던진 편안하고 유연한 작품이다. 얼핏 들으면 헤이즈(Heize)가 연상되는 장르 어프로치지만, 치타는 여기에 특유의 강한 비트감과 그녀만의 독특한 보컬을 얹어 곡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하게 알려준다. 싱잉-랩의 시대가 오늘도 또 다른 여성 뮤지션을 해방했다.

    Noisemasterminsu x 아우릴고트 - Experiment Record (2020.05.27)

    미니멀한 노이즈마스터민수(이하 노마민)의 비트와 독특한 아우릴고트의 랩이 합쳐진 트랩 앨범. 아우릴고트 특유의 오밀조밀한 작사와 라임 배열은 올드스쿨의 그것과 흡사하다. 이름처럼 염소를 연상시키는 톤과 이 독특한 작사가 합쳐져 아우릴고트의 개성을 만든다. 다모임을 통해 한껏 주가가 상승한 노마민, 그리고 독특한 개성으로 기대를 받는 아우릴고트 두 사람이 만난 만큼 앨범의 기대치가 낮지 않았다. 두 멤버의 네임밸류와 제목이 시사하듯 다분히 실험적인 앨범임에도 청취의 결과는 안타까움이 앞선다. 아우릴고트의 빈약한 랩과 노마민의 미니멀한 비트가 상호 보완되지 않는 인상이기 때문이다. 음절 수를 욱여넣으려는 듯 욕심부린 플로우는 흔들거리며 위태로워 앨범 전반에 걸쳐 어딘가 랩이 산만하다. 아우릴고트 특유의 톤을 받쳐줄 무거운 비트 위에서의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본작에선 그 장점이 전혀 살지 않은 듯하다. 실험 자체에 의의를 두기엔 다소 떨어지는 듣는 맛이 못내 아쉽다.

    Greenbeige - Colour GREEN (2020.05.31)

    그린베이지(green beige)의 이름은 아직 생소하다. 필자의 경우 올 초 빌스택스의 정규에서 인상깊은 모습을 보여준 라콘(Rakon)의 연관검색어로서, 그리고 뮤비 디렉터 4KGOLD의 유튜브 채널에서 처음 접했던 이름이다. Rakon과 함께 한 'Colour Wheel' 에서 보여주는 특유의 유려한 싱잉-랩이 일말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아직은 크게 각인되는 이미지가 불분명하다고 느껴진다. 4KGOLD의 비주얼이나 Rakon, Skinny Brown 등의 피처링을 걷어냈을 때 느낄 수 있는 본연의 고유한 이미지 말이다.  

    Changmo x Paul Blanco - BIPOLAR (2020.06.03)

    만약 창모와 블랑코의 막히는 케미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다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앨범의 진면목은 다른 데 있으니까. 아티스트의 솔로곡과 4곡의 합작 트랙으로 채워진 본작의 구성은 무척 독특하다. 마치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람의 합작 앨범이 아닌, 각자 작업하던 EP 앨범이 앨범으로 섞여 들어간 느낌이다. 아티스트의 음악을 하나로 묶어주는 다리는 앨범의 제목과 같이 'Bipolar', 양극성이라는 키워드다. 칸예 웨스트의 말을 직접적으로 인용한 제목과 앨범 소개는 사람의 음악을 설명해주는 중요한 단서다. 창모와 폴의 음악은 때론 강렬하고, 어떨 때는 한없이 감성적이기도 하다. 마치 앨범의 커버처럼 불타는 표면과 깊은 물이 공존하는 내면세계를 엿볼 있다. 이처럼 창모와 폴은 섬세하고 복잡한 내면세계, 그리고 예술관을 공유하는 파트너다. 양극성이라는 테마 아래 가장 최적화된 포맷으로 각자의 예술을 함께 보여주는 것이다. 모든 트랙에 사람의 재능이 남김없이 담겨있다. 창모는 'Swoosh Flow' 'COUNTIN MY GUAP'에서, 폴은 'SHOOT' ' 위해'에서 각자 온도 차가 극명한 양면의 예술 세계를 펼친다. 이미 꽃피운 창모의 재능 앞에 전혀 밀리지 않는 폴의 잠재력이 발군. 앨범 속에 담긴 압도적인 에너지는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김농밀 (오담률) - 소년챔프 (2020.06.05)

    고등래퍼1’에서 특유의 여유로운 랩으로 기대를 모았던 오담률은 사실 모든 오디션 참가 지망생들이 제일 피하고 싶은 (사망)플래그를 누구보다 먼저 맞이했다. 그가 고등래퍼를 통해 보여준 고점과 저점이 명확했던 탓에 여론은 그를 퇴물처럼 낙인 찍었기 때문이다. 아직 그가 공식 앨범을 발표하지 않았던 갓 성인이 된 래퍼였음에도 불구하고.

    때문에 그의 EP [소년챔프]는 첫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패기보다는 절치부심이 느껴지는 어딘지 모르게 짠한 작품이다. 대신 그간의 up & down이 앨범 전반에 흐르는 파토스가 되어 이전까지는 작위적이라 비웃음 당했던 그의 스타일과 컨셉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완급 조절에 있어 아쉬운 구석이 많은 음반이지만 적어도 이 앨범을 주행한 사람은 그를 더 이상 이른 나이의 퇴물로 생각하지 않을 것임은 자명하다.

    GGM Records - Percoset Army (2020.06.09)

    지금 힙합씬에서 가장 신선한 움직임, GGM Records의 EP. 앨범은 단순히 '본토' 힙합의 재현에 의의를 두지 않는다. 문화에 대한 농도 짙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제목부터 가사, 각 트랙의 장르까지 힙합적인 멋을 충분히 살려냈다. 다양한 아티스트의 참여에도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무드와 사운드는 상당히 일관적이다. 드릴, 트랩, 멈블, 싱잉, 이모 등 힙합의 다양한 트렌드를 앨범 단위로 묶어낸 감각이 뛰어나다. 마치 지금 가장 멋있는 힙합을 온몸으로 흡수한 느낌. 다만 스타일의 영향으로 앨범 전체가 약간은 단조롭게 느껴지는 것이 흠이다. 뚜렷한 정체성과 왕성한 작업량에 비해 아직 완성도 측면에서 더 많이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보인다. 

    Bewhy x Simba Zawadi - Neo Christian (2020.06.15)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역시 손 심바의 랩적 발전이다. 'Names'를 기점으로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던 랩 스킬이 마침내 빛을 본 순간. 앨범의 전체적인 인상은 완고한 두 아티스트의 평소 이미지와 닮아있다. 완고하고 뜨겁고 밀도 있으며 전혀 양보하지 않는, 선언적인 앨범으로 느껴진다. 종교적인 요소를 앨범의 주제, 혹은 핵심 컨셉이라 생각했을 때 이를 '돈'으로 치환하면 김태균의 '녹색이념'과 같은 인상을 남긴다. 차이점이라면 '녹색이념'은 흔들리는 화자에게 청취자들이 감정적으로 이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이미 내적으로 완성된 아이디어를 완고하게, 또 드라마틱하게 선언하는 만큼 청취의 부담이 적지 않다. 본작의 빼곡한 랩 디자인은 또한 앨범의 컨셉에는 부합하나 청취의 부담에 일조한다. 전반적으로 앨범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함에 있어 투박하고 세련미가 부족한 것은 비와이의 전작부터 이어진 고질적 요소다. 사운드의 기술적인 부분은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 전체적으로 믹스의 마감이 깔끔하게 이뤄져 '좋은 소리'를 만들어낸다. 호불호만큼이나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앨범.

    DPR Live, DPR Ian, DPR CREAM - DPR Archives (2020.06.18)

    [DPR Archives]는 앨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 그간의 활동을 정리하고 되돌아보는 모음집이다. 2016년 등장 이후 쉼없이 활동하던 크리에이티브 집단 DPR의 첫 뭉침이자 회고다. 가장 잘 알려진 DPR LIVE는 앨범의 포문을 열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 이후는 나머지 DPR 멤버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보는 세계를 트랙별로 소개하는 구성이다.

    DPR의 가장 큰 특징은 영상을 기반으로 그들의 음악과 존재감을 인지하게 하는 면에 있다. 때문에 DPR 크루의 많은 팬들은 저마다 다른 이미지와 감각으로 DPR의 멤버들을 기억하고 공유하는 모습을 보인다. 각기 다른 심상으로 느슨하게 엮여 있던 서포터들을 하나의 공간으로 불러와 함께 추억하게 할 수 있는 적절한 결과물.

    San E - Look! What happened to Love?! (2020.06.21)

    사실 산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무언가는 오히려 본작과 같은 음악이 아닌가 생각된다. 산이라는 래퍼에 대해 늘 리스너들이 모종의 기대치를 가지고 있다고 느껴왔다. 산이의 초기 커리어를 기억하는 이들에겐 여전히 산이가 '되어줬어야 하는 래퍼의 모습'이 있는 게 아닐까. 이를 방증하듯 산이의 행보를 둘러싼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는다. 단순하게 치면 "산이는 힙합인가요?" 같은 질문이 그치지 않는 것이다. 다만 최근 들어 릴보이를 필두로 딥플로우와의 비프가 재점화 되면서 그를 비롯한 소위 '발라드 랩' 가수들에 대한 재평가 또한 이루어지고 있다. 즉, 시대가 바뀌고 인식이 바뀌었다. 래퍼들은 더이상 상기된 얼굴로 가짜와 진짜를 나누지 않고 리스너들은 다양한 랩의 형태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산이에 대한 기대치가 오히려 그를 향한 편견으로 이어졌던 게 아닐까 생각된다.

    NVKED (네이키드) - NEMATIC (2020.06.22)

    [NEMATIC] EP는 여러모로 아쉬운 앨범이다.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네이키드가 호스트로서 자신의 세계를 펼쳤으나 무엇을 펼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설계가 옅은 결과물이다. 부족한 밑그림으로 인해 쿤디판다, 아카시(ACACY) 등의 조력자들도 목소리를 보태는 이상의 힘과 시너지를 줄 수가 없는 안타까운 형국이다. 그저 느끼고 생각해온 것들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만으로는 좋은 크리에이티브가 완성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예시.     

    BRADYSTREET - BRADY (2020.06.24)

    한동안 싱글 공세를 이어오던 브래디스트릿의 EP. 앨범은 특별히 유기적인 흐름으로 엮여있거나 핵심적인 주제를 담고 있진 않다. 다만 브래디스트릿의 익살스러운 모습과 감성적인 모습을 간간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사실상 싱글로 공개된 곡들에 더해 5곡이 추가된 믹스테입과 같다. 브래디스트릿 순한맛 앨범이라 할 수 있는 만큼, 부드러운 사운드가 반복되며 자연스레 지루해진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시그니처 사운드와 같은 개성적인 보컬 운용법이 무난한 곡에도 나름 브래디스트릿의 네임택을 새긴다. 새로운 매력의 발견이라기보단 그의 음악의 현재를 엿볼 수 있는 무난한 앨범이다.

    TNF Crew - 트래프모음집 (2020.06.24)

    올 초 빌스택스의 정규 [DETOX]를 인상깊게 들었던 사람들이라면 그가 트랙을 통해 소개한 ‘TNF’ (Thursday is the new Friday) 크루 역시 친숙할 것이다. 세간의 예상과 달리 TNF는 빌스택스가 아닌 랍온어비트(lobonabeat!)가 중심이 된 집단인데 이는 곧 [트래프모음집]의 방향성과 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좋은 힌트가 된다.

    조용하게 지나간 반응이 의아할 정도로 앨범은 탄탄하고 귀를 잡아 끈다. 그동안 빌스택스의 피처링 멤버들로 주로 소개되었던 랍온어비트를 비롯, TNF의 멤버들이 제각기 포텐셜을 뿜어내나 과하지 않은 퍼포먼스로 앨범의 쿨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그들만의 새로운 목요일을 정신없이 보내는 7개의 장면(scene)이 짧게 지나갔다면, TNF Crew의 첫 시도가 성공적이었다는 얘기다.

    A'byss - Blanc de Noir (2020.06.26)

    힙합 컴퍼티션 CHECKMATE 시즌2 우승자 어비스의 EP 앨범. 첫 트랙부터 잔뜩 힘이 들어간 목소리로 시작한 랩은 앨범 전반에 걸쳐 기본적으로 아마추어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비트초이스 또한 대부분 타입 비트의 퀄리티를 보이며 특색이 떨어진다. 이도이와 노스페이스키드의 지원사격에도 인상적이지 않은 것은 곡을 살리는 역량 부족의 방증이다. 첫 싱글 'They Say'에선 분명 어떤 가능성이 엿보였으나 아직 충분한 발전을 이루진 못한 듯하다.

    Dikkboy - Nor Known To Life (2020.06.26)

    힙합이 2010년 후반으로 넘어오면서 보여준 가장 큰 특징은 락(Rock) 이라는 장르의 적극적인 차용이다. 쇼미더머니3 에서 빌스택스(바스코)가 락을 시도하는 모습을 두고 일어났던 많은 논란이 무색하게 지금은 여기저기서 락적 요소를 차용하는 래퍼와 알앤비 싱어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딕보이(Dikkboy) 역시 유사한 루트로 등장했으나 그의 경우 2000년대 초반의 락 사운드와 보컬톤을 바탕으로 지금의 흑인음악적 요소들을 차용하는 것에 가깝다. 펑크(Punk)의 요소에 트랩을 얹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Drop Dead' 등이 흥미롭다.   

    Pullik (박준호) - 0.7 : I BE LIKE (2020.06.27)

    첫 트랙부터 전작 0.5에 비해 확연히 발전한 모습이 눈에 띈다. 약간은 뻣뻣했던 전작에 비해 훨씬 능숙해진 실력이 더욱 짧은 런타임에도 훨씬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적절히 기용한 피처링진 또한 적재적소에 배치되어있다. 하지만 풀릭 홀로 앨범의 키를 잡고 갈 수 있을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분명 매력적인 요소들이 늘어났음에도 아직은 약간의 미숙함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솔로곡인 마지막 트랙 '음주운전'이 꽤 매력적인 트랙이란 점은 고무적이다. 아직 다 꺼내지 않은 잠재력이 있는 아티스트이기에 0.5, 0.7을 넘어 더욱 성장할 풀릭이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Dayday, Shupie, Baesuyong - 데슈용 (2020.06.29)

    [데슈용]은 그룹의 이름과 컨셉, 아트워크에서부터 철저히 데이데이, 슈피, 배수용 이 세 명의 조화에서 오는 재미를 추구하는 프로젝트다. M/V로도 공개된 '강강수월래'의 경우 각기 다른 출신에서 온 (서울, 경상도, 미국 교포) 세 명의 다른 스타일의 랩을 쉴틈 없이 교차시키며 청각적 재미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느껴진다. 다만 기획 의도와는 달리 구현되는 각자의 아웃풋이 큰 차별점이 없어 그룹의 결성 컨셉까지 희미하게 만드는 것이 문제다. 중딩래퍼부터 모두가 건드려보는 주제 (인기만을 좇는 사람들에 대한 조소와 비난) 들에 천착하기 앞서 각자의 랩과 캐릭터가 지니는 매력이 무엇인지 먼저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Written by 안승배, Vapizz

     

    *하단의 링크를 클릭하면 매디가 선정한 2분기 주요힙합 (EP편) 플레이리스트를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playlist?list=PL8X34FFg7p3nCpBmbpDOnevlv1kG4nhFR

     

    [Maedi] 2020년 2분기 주요힙합 (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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