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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UD : 소년들의 목소리는 과연 울려퍼질 수 있을까?
    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9. 28. 21:36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모든 방송국의 치트키였던 적이 있었습니다. 불미스러운 사건이 몇 차례 있은 후 조금은 주춤하는 듯했지만, 올 하반기만 보아도 그 위상은 아직 건재한 것 같습니다. 걸스플래닛999, 방과후설렘, 극한데뷔 야생돌 등이 방영을 기다리고 있죠.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발을 내딛었습니다. SBS 프로그램 라우드’ (LOUD) 입니다.

    라우드는 JYPPSY가 공동 제작자로 참여하는 차세대 보이그룹 오디션입니다. 기획사 사장님이 출연한다는 것은 익숙한 포맷이지만, (K팝스타 기억나시죠?) 각각의 기획사 소속으로 그룹이 데뷔하게 된다는 점은 특이합니다. 한 기획사에서 보이 그룹이 가지는 상징성을 감안해보아도 그렇습니다.

    보이 그룹은 소속사의 코어 팬덤을 담당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코어 팬덤은 막대한 자본을 움직이는 원동력이죠. 한마디로 회사의 가장 중요한 메인 아이템을 만드는 과정을 방영하는 셈입니다. JYP 소속 보이 그룹인 스트레이키즈는 데뷔 4년차이고, 피네이션에는 보이 그룹을 차치하고 소속 아이돌 그룹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이번 프로그램이 두 사장님 모두에게 중차대한 일인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왜 이들은 이렇게도 중요한 일을 함께 진행하게 되었을까요? 많은 면에서 두 제작자의 만남은 상보적입니다. 우선 초보 아이돌 제작자로 나선 PSY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대중 음악 시장에서 굵직한 이 있는 아티스트지만 여기에서만큼은 베테랑에게 노하우를 배우는 초보 제작자입니다. 반대로 JYP 역시 PSY를 통해 참가자들을 좀 더 다른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요. 이를 보여주듯 연습생 전원을 각 소속사의 방식으로 트레이닝하는 회차가 방영되기도 합니다.

    이렇듯 상보적이면서도 서로 다른 두 제작자가 입을 모아 강조하는 선발 기준은 바로 창의성입니다. 무려 4세대 아이돌의 덕목으로도 강조하고 있는데요. 어쩌면 몰개성이라는 단어로 정의되어온 아이돌이 셀프 프로듀싱과 서사라는 디딤돌을 건너, 이제는 자기 목소리를 내는 방법까지도 창의적이어야 하는 지점에 다다른 것 같습니다. 얼핏 많은 부분에서 나답고’, ‘창의적이어야하는 우리 MZ세대의 모습과도 닮아있네요. 시대상을 반영하는 것이 동시대의 음악이라는 점에서 닮아보이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합니다.

    애석하게도 이런 대규모 라인업을 두고도 화제성은 그리 크게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두 제작자가 처음에 밝혔던 예술성 있는 아이돌 제작에 대한 포부를 곱씹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BTSLove Yourself를 외치며 서사적 아이돌의 정점을 찍었다면, 이제는 데뷔 과정에서부터 자신을 프로듀싱하는 아이돌 시장이 시작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과연 라우드가 본연의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남은 회차를 통해 그 귀추를 함께 파악해보려 합니다. 모쪼록 지원자들의 목소리가 더 많은 대중을 향해 울려퍼지길 바라며.

    *HIM 매거진 8월호 게재

    윤혜정, 광고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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