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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밴드2'가 증명하는 밴드의 가치
    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10. 27. 11:47

    전 세계적으로 밴드 음악이 외면 받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거기엔 다양한 이유가 있겠죠. 유행이 돌고 도는 탓도 있지만, 밴드는 다른 장르에 비해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시장논리도 크게 작용합니다. 악기 연주자 여럿이 합주를 해야 하는 밴드 음악은 금전적이든 시간적이든 여러모로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다시 밴드 오디션이 시청자들을 찾아왔습니다. 글로벌 K밴드를 만들겠다며 나선 '슈퍼밴드' 2년 만에 돌아온 것이죠. 단순히 오디션 열풍 속 차별화 카드로 꺼내 든 '밴드'가 아닙니다. '홀로 음악을 하던 천재 뮤지션들이 음악적 동지를 찾아 세상에 없는 음악을 탄생시키는 것' '슈퍼밴드2'의 명확한 목적입니다. 특히 가창과 퍼포먼스 중심의 타 오디션과 달리, 유일하게 음악 전체를 들여다보는 오디션인 '슈퍼밴드2'는 컴퓨터로 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이 시대에 "왜 밴드인가"에 대한 답을 보여줍니다.

    일명 빈센트 팀으로 불리는 밴드 크랙샷의 무대는 그 해답 중 하나였습니다. 1 1 장르전에서 크랙샷의 경연 상대는 르메르트의 '클로저'와 날스 바클리의 '크레이지'를 매시업해 부른 김예지팀. 입을 떡 벌어지게 만드는 김예지의 폭발적인 보컬은 "충격적"이라는 표현이 나올 만큼 극찬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8년간 합을 맞춰 온 크랙샷에게는 '시간'이라는 무기가 있었습니다. 진주의 '난 괜찮아'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완벽하게 소화해낸 크랙샷은 결국 승리합니다. 그리고 이 무대를 본 이상순의 한 마디는 긴 시간 자신들의 음악을 고집해온 크랙샷의 무대에 더 진한 여운을 남깁니다. "밴드 음악이라는 게 정말 시간이거든요이 밴드를 유지하기 위해선 어려운 시간을 많이 보냈을 것 같은데, 용기 잃지 않고 하고 싶은 음악을 끝까지 해 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라이벌전에서 가장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여성 3인조 린지 팀은 크랙샷과 반대의 지점에서 밴드 존재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시원한 록 보컬리스트이자 프런트맨 린지, 퍼포먼스 실력을 갖춘 일렉기타리스트 정나영, 미소 띤 파워풀 드러머 은아경. 밴드 경험이 없는 세 사람은 처음 팀으로 만나 초반 편곡 갈피를 잡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정나영의 자작곡을 밴드식으로 편곡해 폭발적 시너지를 만들어내며 "한국 록 음악 역사상 굉장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슈퍼밴드2' 김형중 PD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컴퓨터가 악기 소리를 대체할 수 있는 시대, 사람과 사람의 조율만큼 멋있는 것이 없다"고 했습니다. 함께 만드는 음악이 주는 감동, 라이브 연주가 주는 전율은 밴드 음악만이 가지는 대체불가한 힘이기 때문이죠. 단순히 비주류가 되어 버린 밴드 음악을 주목하는 수준이 아닌, '함께'하는 음악의 가치를 일깨우는 '슈퍼밴드2'. 이 오디션이 당장 밴드 음악을 주류로 끌어올리진 못하더라도, 밴드 음악의 저변을 넓혀가는 역할은 할 것 같습니다. 유튜브 조회수, SNS 언급량이 입증하듯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슈퍼밴드2'를 통해 잊혀가던 밴드 음악의 매력을 알아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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