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빌스택스와의 대담, "대마초 합법화는 제가 사는 이유예요"
    Interview/RAP GAME TALK 2020. 4. 22. 17:16

    [RAP GAME TALK]는 힙합 저널리스트 김봉현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REP TV'의 주요 콘텐츠입니다.

    래퍼를 초대해 한국힙합씬에 대해 대담을 나누며, 매디에서는 인터뷰 영상의 텍스트 전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김봉현 (이하 'B') : 굉장히 많은 분들이 기다렸을 것 같은 빌스택스(BILL STAX)를 소개합니다. 이번 [DETOX] 앨범을 발매하기까지 우여곡절이 좀 많았던 것 같아요.

    제작과정에서는 아무래도 사건(대마초 혐의로 인한 입건 및 활동중지)에 휘말려 있으니까 대마초를 피지 못하는 거에요. 그래서 그런지 제작하는 과정이 재미가 없더라고요. 한 1년 동안은 쓸데 없는 정신과 약에 의존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어떻게 완성을 시키고 나니 이제 유통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어요. CJ 쪽에 제 유통을 담당하시는 분께 얘기 하니 뺀찌를 먹어서 어째저째 유통사를 찾아 냈어요. 이제는 앨범 커버가 문제가 된거죠. 앨범 커버가 대마초로 되어 있기 때문에 (음원사이트) 메인에 걸어줄 수 없다. (멜론 같은 곳에선) 최신 앨범 란에 아예 노출이 제로로 된 채 앨범이 발매되었고 네이버 뮤직에만 걸렸더라고요. 네이버가 괜히 초록색이 아닌 것 같아요. (전원웃음)

    (싱글) 3곡 정도 가지고 한 1년 보낸 것 같아요. 정신이 없던 상태이긴 했어요. 정신과 약에 너무 취해 있었어서 그때는... 그냥 뭘 했는지 잘 기억도 안나는? 그런 시기가 있어요.

     

    B : 근황올림픽에 출연하신 걸 보니까 가정 생활로 인해 약간씩 작업 리듬이 깨지는 것들도 있던데 (빌 : 네 그런 것도 있었죠) 예술가의 개인적인 비극은 사실 예술 작품에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맞아요. 새로운 걸 하는 과정에서 비극이 뭔가를 한 번에 팍 바꿀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되는 것 같거든요. 요즘은 오히려 그런 비극을 찾으려 하는 것 같기도 해요. 사전적 의미의 비극은 아니고 문제를 찾으러 다니는 거죠. 그 리스크가 제게 왔을 때 남들이 보면 비극일 수 있지만 이제는 그게 그렇지 않다는 걸 너무 잘 알거든요.

     

    B : 이번 앨범의 컨셉과 구성에 대해 간단히 얘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네 보시다시피 이렇게 테이프로 발매되었고요, Side A에 사티바(Sativa), Side B에 인디카(Indica)로 나눠져 있어요. 사티바는 좀 더 정신적으로 하이가 오는 거고, 인디카는 좀 더 몸이 나른해지는 음악들을 담아놨어요.

    (해설 : 사티바는 head-high라고 하여 즐겁고 긍정적인 기분을 주는 종류이며 인디카는 body-high라고 불리는 타입으로 나른하고 평온한 기분을 만들어주는 타입이다. 기본적으로 두 종류로 나뉘지만 둘을 섞은 hybrid 계열도 많으며 수많은 교배종이 있다)

     

    B : 대마초라는 컨셉이 있고 또 힙합은 자기 삶을 그대로 꺼내놓는 음악이라 그 두 개 간에 교통정리가 필요하진 않았나요?

    대마초라는 하나의 컨셉으로 전곡을 끌어가는 건 쉽지 않았어요. 계속 이 얘기만 하자니 저도 좀 재미가 없어지기도 했고 같은 대마초 이야기지만 '허경영' 이나 'WASABI' 같은 곡들처럼 소재로 승부를 본 앨범이긴 해요.

     

    B : 많은 리스너들은 사실 앨범의 다양성이라는 것을 이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1번 트랙에서는 사랑, 2번 트랙에서는 돈, 3번 트랙에서는 다른 얘기. 사실 저는 그것보단 하나의 큰 컨셉 안에서 조금씩 다른 각도로 접근하고 다르게 말하는 것이 다양성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인간이 사는 데 있어서 얼마나 다양한 얘기를 할 수 있나 싶어요. 예를 들어 아프리카 코끼리에 대해서 얘기를 한들 누구도 관심도 없을 거고. 우리가 얘기할 수 있는 주제는 거기서 거기 아닌가 싶어요. 얼마나 더 재미있게 풀어내냐가 저도 좀 중요하다고 생각이 드네요.

     

    B : 이 전에 내셨던 싱글 중에 'IDUNGIVAㅗ' 라는 노래가 있잖아요? 이 노래가 수록이 안 된 이유가 있을까요?

    그 노래는 큰 흐름으로 봤을 때 대마초에 대해서 제가 너무 핏대 세우는 노래라서 뺐어요. 대마초 합법화를 진짜 원하면 나가서 투쟁하고 저항할 게 아니라 '그냥 더 즐겁게 만들어야겠다' 라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저항의 트렌드에도 맞지 않고 너무 꼰대같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것 또한 하나의 꼰대일 수 있겠다? 좀 더 젊은 친구들이 편하게 즐기다 궁금해서 해보고 싶은 것. 그런 방식이 문화의 힘이 아닐까 싶어요.

    (B : 그럼 이 노래에서의 투쟁 방식은 어떻게 보면 빌스택스보다 바스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웃음). 옛날에 있던 바스코가 튀어나온 걸 수도 있겠는데.

     

    B : 인스타그램을 활용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수용자들의 트렌드) 같은 것들에 대해서 의식을 하시나요?

    네 최대한 웃기게 다가가고 싶었고요. 최대한 좀 섹시하게 다가고 싶었거든요. 밈(meme) 같이 편안하게 그냥 쭉 가는 게 저의 움직임 중 하나긴 해요.

     

    B : 빌스택스 님에게 리스너들이 주로 하는 좋은 말 중에 가장 핵심은 "저 경력에 혹은 저 나이에 비해 굉장히 프레쉬하다" 인 것 같거든요.

    새 거여서 끌리고 재밌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해요. 요즘 나오는 것들 중에 재밌는 게 있다면 그게 끌리는 것일 뿐이고요.

     

    B : 방금 제가 말씀드렸던 피드백들을 보면서 오는 복합적인 느낌이 있나요?

    '더 잘 할 수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트렌드를 잘 따라간다는 말이 별로로 느껴지기 시작했거든요. 사람들이 트렌디라고 부르지 않는, 지금 현재 트렌디하지 않은 것들로도 더 잘 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 앨범 작업을 좀 그렇게 갈 것 같아요.

    B : 이번 앨범이 빌스택스 님의 개인사나 혹은 대마초라는 핫한 키워드 덕분에 더 조명을 받을 수도 있지만 뭔가 빌스택스의 음악을 설명하는 것은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빌스택스 = 대마초, 이렇게 동일시될 수도 있는 것이잖아요?

    네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서 이렇게 하고 있기는 해요. 빌스택스를 검색하면 연관어로 대마초가 뜨면 좋겠고 대마초를 검색하면 연관어로 빌스택스가 뜨면 좋겠어요. 제가 단순히 대마초 사건에 걸렸으니 이런 앨범을 내야지 라고 생각하고 내는 건 아니에요. 어느 순간부터 이걸 앞으로 못 피게 된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안 좋더라고요.

    혼자서 몇 시간 동안 글을 계속 썼어요. 저에 대해서 쓰면서 "나는 누구지? 내가 왜 여기에 태어난 거지? 하고 질문했어요. 저는 진짜 별 거 없었어요. 제가 원하는 건,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원하는 건, 대마초를 피면서 창의적으로 가족들과 행복하게 늙고 그렇게 죽는 거였거든요. '그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이걸 합법으로 만들면 되잖아' 라는 생각에 오니까 갑자기 살 맛이 나는 거에요. 세상을 바꾸고 싶다. 한국이라는 곳을 바꾸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음악 이상인거죠.

     

    B : 네 음악 이상이고 그 이후에는 대마초 운동가가 되실 수도 있겠네요?

    현재 운동가라고 스스로 말하고 다녀요. 아까도 말씀 드렸듯이 유쾌하고 즐겁고 섹시하고 멋있게 가고 싶어요. 그런 행위를 뭔가에 대한 무브먼트로 보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결국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저는 그게 하나의 운동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문화적인 운동으로 가고 싶어요.  

     

    B : 제가 대마초 전문가는 또 아니기 때문에 다큐멘터리 같은 것들을 좀 참고했는데 (빌 : 생긴건 거의 뭐, 미국 LA였으면 여기서 제조하고 있었어요 지금. *전원웃음) '대마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대마초에 관한 무지가 문제다' 라고 보거든요?

    대마초가 안좋다고만 배웠지 좋다 라고는 들어보기가 하늘의 별 따기거든요. 저 같은 친구가 주위에 있지 않는 한은. 들었어도 약간 카더라로 듣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편하지 않은, 좋지 않은 이미지를 더 만들기도 하는 것 같아요.

     

    B : 미국 정치가들이 흑인들이 하는 재즈 음악의 인기 같은 걸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마초를 악으로 몰았던 역사도 있더라고요.

    네, 대마초가 불법이기 전에 인류역사로 보면 그냥 땅에서 나오는 작물이었어요. 그리고 인류가 그걸로 많은 혜택을 누리면서 살았죠. 밧줄로도 사용하고 최초로 만든 종이도 대마에서 추출한거고. 대마를 피우니까 좋은 점들이 퍼지면서 산업이 커지고 있었는데 당시 화학기술이 발전하던 미국의 산업 입장에서는 발목을 잡고 있는 게 대마 산업인거죠. 그래서 화학산업의 윗대가리 아저씨들이 "야 저거 세금 엄청 매겨. 저거 없어져야 해. 저게 없어져야 우리가 살 수 있어" 하면서 불법화 하기 시작했죠. 그 이후에 히피들이 반전 시위할 때도 그 친구들이 시위하는 것 자체로 잡아들일 명목은 없는 거에요. 그 때 "저 사람들 대마초 피잖아? 대마초로 다 잡아들여" 이런 식으로 기득권들이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사람들을 잡아들이기 위한 도구로 많이 사용해왔어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고요.

     

    B : 혹시 한국 사회만의 대마초를 터부시하는 맥락을 체험하신 적도 있으시나요?

    저는 한국의 젊은 사람들이 기존 꼰대들에게 인정을 받고 싶어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대마초에 대해서 몰라요. 아무것도 몰라요. 공부도 안 해 봤어요. 그런데 자기는 꼰대들에게 이게 안 좋은거라고 배웠어요. "대마초는 나쁜거야" 라고 말하면 꼰대들은 "아이고 우리 아들" 하고 좋아하거든요.

    한 번이라도 그것에 대해 의문을 품는 모습을 보이는 친구들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그 어른들이 틀렸든 맞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우선은 한 번 의심해볼 수 있는 거에요.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시대라는 게 계속 발전해나갈 수 있겠어요? 그냥 어른들의 말씀이 계속 맞다면 발전은 어딨고 변화는 어딨냐는 거죠. 무슨 말인지 알아요?

    "우선 한국은 불법이니까. 불법이라는 걸 왜 했겠어. 위에서 다 결정해서 이건 나쁜 거라고 합의됐으니까 불법이라고 한 거고 나라에서 하지 말라면 하지 말아야지" 그것도 얼마나 위험한 거에요. 나라에서 하지 말라고 한 건 하지 말아야지? 지금 뭐 저희가 북한이에요? 그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제가 이런 말을 했어요. 법은 바뀔 수 있다고. 그리고 바뀌라고 있는 거라고. 제가 볼때는 100년 전의 법이 100년 후에는 틀린 법이 될 수도 있는 거에요. 그건 누구도 장담 못해요.

     

    B : 사람들이 삶을 복합적으로 이해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 이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같고. 누군가는 대마초가 이런 면도 있지만 그래도 이건 약물이다 라고 할 수 있는 거고 누군가는 아니라고 할 수도 있는거고. 그런데 그 과정 자체가 없이 '이건 불법이야' 약간 이런 거잖아요?

    답이 없다고 생각이 드는 부분들에 너무 답을 내리려고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그건 단순히 대마초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에요. 산업이든 사업이든 문화예술에 관련된 모든 것을 통틀어서 하는 얘기에요.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B : 최근의 힙합계 동향과 연결 지어서 질문을 드리자면 미국의 어린 래퍼들이 잇따라 사망하고 있어요. 그 중에는 약물로 인한 사망도 많은데 이런 뉴스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더 대마초에 대해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미국에서 사망한 래퍼들의 대부분은 오피움(Opium), 아편 관련된 약을 먹고 사망했어요. 그 약들은 엄밀히 말하면 마약이 아니에요. 약국에 가면 구할 수 있는 약을 먹고 죽은거에요. 그러니까 어떤 것이 더 위험한지 보면 지금 불법이라고 지정된 대마초보다 약국에서 팔고 있는 자낙스(Xanax)나 감기약인 린(Lean), 혹은 펜타닐(Fentanyl) 이런 것들이 훨씬 치사율이나 중독성, 의존성이 높고 위험한 약이거든요. 그런데 인류 역사상 대마초를 피고 죽은 사람은 아무도 없죠.

     

    B : 스눕 독의 멘트를 인용하면 "서로 죽도록 싫어하는 사람 1000명을 방 안에 밀어 넣고 대마초를 주면 다 사이 좋게 셀피 찍고 나온다" 는 얘기가 있어요. 

    "Yo~" 이러면서 (웃음). 제가 어떤 일화가 있냐면요 한창 열심히 떨 피울 때 '아, 레디(Reddy)랑 옛날에 가사로 막 주고받은거 있었지' 하는 생각이 딱 든거에요. 그래서 바로 팔로알토랑 레디한테 전화를 했어요. "옛날에 내 가사에도 그런 거 있고 너 가사에도 있었고 우리 약간 그런거 있었는데 우리 그냥 잘 지내자. 형이 미안해" 하고 잘 끝냈던 적 있거든요. 그냥 평화적으로 만드는 것 같아요. 그냥 so good~ 다 좋아~ 이렇게. 되게 chill 해지는 것 같아요. 

    (해설 : 저스트뮤직 (이하 'JM')과 하이라이트 레코즈(이하 '하이라이트')는 2014-5년 사이에 쇼미더머니 출연을 놓고 약간의 텐션이 있었다. 2014년 발매된 비프리의 'My Team' 싱글에 참여한 레디의 가사가 JM 뮤지션들의 쇼미3 대거 출연을 겨냥하는 듯한 뉘앙스로 인해 논란을 낳았고 이듬해 발매된 바스코의 믹스테입 수록곡 '맨 위의 맨 위' 에도 쇼미4에 출연한 하이라이트 뮤지션들을 언급하는 가사가 있었던 것)

     

    B : 대마초와 관련된 앨범을 즐겨 듣고 합법화에 찬성한다고 해서 제가 대마초를 하고 싶어한다는 뜻은 아니거든요.

    맞아요. 제가 동성화 합법화에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서 제가 동성애자라는 건 아니죠. 

     

    B : 사람들이 그걸 잘 구분을 못하는 것 같아요. 빌스택스 님을 섭외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저는 리스크를 짊어지는 거거든요. 저는 그게 별로 상관 없다고 결론 내렸기 때문에 하는 거지만 아까 말씀하셨듯이 자기 생각 없이 인지조차 하지 못하면서 그냥 반대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제가 너무 싫어하다 보니까 '아 이 주제에 대해서 나도 한 번 초대 드려서 얘기를 해봐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너무 잘 됐네요. 나중에 합법화 되면 같이 피면서 방송. 합법인데요 뭐. 오케이 피면서 같이 (전원웃음)

     

    B : 스눕 독도 그렇고 (대마초를 피면) 예술에 도움이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궁금해요.

    대마초가 예술에도 좋고 병을 치료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해서 모두를 위한 거라는 생각은 안 들어요. 술도 모두를 위한 게 아니고 커피도 모두를 위한 건 아니에요. 커피 한 잔 마시면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정신 못차리고 밤에도 못 자서 고통 받는 사람도 있거든요. 커피가 모두를 위한 게 아니듯이 대마초도 똑같아요.

    합법화 시켜달라는 주장이 모두를 위한 거니까 합법화 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50%가 이게 나쁘대 라고 해서 나머지 50%가 이걸 할 수 없게 만드는 건 아니라는 거죠. 그래서 방금 질문 주신 것에 대해 생각해보면 창의력을 떠나서 긍정적이고 평화 모드가 되는 느낌이 있었어요 저한테는. 제가 봤던 제 주위 친구들도 그랬었고요. 

     

    B : 유명인 혹은 예술가가 롤모델이냐 아니냐,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느냐 아니냐 의 문제와도 엮여 있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우리 아이가 따라할 수도 있잖아' 류의 공포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은 결국 유명하고 예술가인 사람이 모범을 보여한다는 명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은데 이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만약 제가 히로뽕이나 헤로인 하는 것을 권장하고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면 저도 아마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했을 거고 제 아들 앞에서도 당당하지 못했을 거에요. 하지만 대마초는 마약이 아니기 때문에 저는 당당해요. 제 아들이 나중에 "어 우리 아빠가 그랬어?" 하면서 대마초를 펴본다? 저는 문제 없어요. 

     

    B : 말씀을 듣다 보니 드는 생각은 '대마초를 다른 약물과 싸잡아서는 안된다'. 그리고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서 세심하게 구분하고 디테일하게 생각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냥 퉁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앨범을 들으면서) 두어가지 포인트가 좀 재밌었어요. 'WASABI' 도입부에서 DJ DOC의 '슈퍼맨의 비애' 가사 인용한 것과 'Lonely Stoner' 도입부에서 김현식의 '비처럼 음악처럼' 을 인용하신 것.

    의도 그런 건 없었고요. 비트 틀어놓고 막 프리스타일 하다가 어릴 때 외워놨던 그 가사가 툭 나온 거에요. 

     

    B : 'WASABI' 에서 DOC 가사를 인용한 건 저항을 트렌디하게 한다는 것과 좀 맞닿아 있는 것 같아요. 왜냐면 재미있잖아요? (빌 : 우선 DOC 형들이잖아요 하하하) 대마초 얘기하는 데 갑자기 부부싸움 얘기하고 이러는 게 살짝 병맛 느낌도 나고. ('Lonely Stoner' 를 들어보니) 원래 김현식 씨를 좋아하시나요?

    너무 좋아하죠. 저는 노래방 가면 그 분 노래 말고는 부를 수 있는 노래가 없어요. 몰라요 다. 

     

    B : 이 곡이 타이틀 곡으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딱 들었을 때 너무 좋아서. 외로움이라는 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어서 '이거 하면 많은 분들이 좋아할 수 있겠다' 해서 (타이틀로) 했죠. 

     

    B : 'Lonely Stoner' 의 두 번째 verse를 라콘(Rakon) 이라는 아티스트가 했는 데 조금만 소개 해주시죠. 

    제가 이제 (라콘이 소속되어 있었던) 영떡스(Young Thugs Club) 동생들이랑 되게 친했어요. 그 친구들이 뜨기 전부터 좀 친했거든요. 우디 고차일드(Woodie Gochild)가 제 가게에서 일을 했었고 제너더질라(ZENE THE ZILLA)랑 독사(DOX-A)라는 친구들은 예전에 저에게 랩을 배우던 학생들이기도 했고 이후에 'Code Name: 187' EP 작업할 때 제 작업실 놀러오고 하면서 친해졌거든요. 

    그러다 영떡스 애들이 사운드클라우드에서 어떻게 음악 활동을 하고 있나 궁금해서 오랜만에 사클에서 막 타고 들어가다가 거기에 라콘 솔로 곡들이 몇 개 있는 거에요. 그 당시에는 트랩 하는 많은 애들 중에서 또 트랩 하는 애들이니까 그냥 별 관심 없다가도 노래 제목들이 좀 특이한 거에요. 한국말 엄청 써있고 전혀 트랩 아닌 것 같은 노래들이 있어서 클릭했는데 너무 좋은 거죠. 가사가 막 후벼 파는거야. 송곳으로 후벼파는 거 있죠. 그러면서 오우 막 느껴지는 거에요. 

    그 친구의 외로움과 상경해서 혼자 음악하는 아티스트의 고통과 모든 걸 다 뭉개서 가사에 녹여놨더라고요. 그래서 다 들어봤어요. 다 들어봤는데 미친 거에요 이 친구는. 그래서 먼저 연락을 했죠. 야 이거 꼭 해줘야된다고. 

    https://www.youtube.com/watch?v=zQ9Zvmwwzz0

    빌스택스가 극찬하는 아티스트, 라콘(Rakon)의 싱글 '옥탑' (feat. 염따)

    B : 저도 약간 감명 받았거든요. 아 이 트랙은 이 사람이 죽여놨구나. 빌스택스님에게는 약간 죄송한 말인데. 

    어우 죽여놨죠. 저는 인정해요. 저는 대놓고 써요. 제 앨범 통틀어서 그 친구 가사가 저는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막 동음이의어 쓰고 언어에 사치를 부리면서 뭔가를 표현한게 아닌데 그게 팍 찔러요. 대단한 친구에요. 

     

    B : 요즘의 한국힙합 씬에 대한 견해가 궁금해요.

    솔직히 제가 그걸 얘기할 위치도 아니고... 왜냐면 제가 한국힙합을 잘 안들어요. 그래서 그거를 제가 감히 평가하기는 뭐하고. 제가 안듣는 이유는 말씀 드릴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다 똑같은 거 같아서 재미가 없어요.

     

    B : '(나는) 이 씬에 대한 사명감, 책임감이 있어' 같은 타입은 아니신가요?  

    그런 거 없어요. 알아서 잘 하시고 돈 많이 버시고 팬 많이 끌어 모으시고 공연하시고 성공하세요. 저는 약간 다른 게임인 것 같아요. 20년 음악을 하면서 단 한번도 음악에 대한 애정을 막 가지고 그런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냥 한 거에요 그냥. 할 게 없어서. 인생에 낙이 없어서. 꿈이 없어서.

     

    B : 결론적으로 음악도 찾아주지 못한 꿈을 대마초가 찾아준 거네요?

    그렇죠. 그래서 저는 이제 인생에서 막 살 맛이 나는 거에요. 저는 이제 살 이유를 찾았어요. 제가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찾았고 숨을 쉬는 이유를 찾았어요. 그래서 정신과 약도 다 끊었어요. 되게 열심히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DETOX] 앨범 많이 들어주시고요, 음원 사이트에 마약처럼 숨겨져 있거든요? 그래서 음원 사이트 가셔서 빌스택스 검색하고 들어오셔서 들어주시고 대마초 관련해서 이건 아닌 것 같다 하면 저한테 DM을 주세요. 저랑 DM으로 얘기하셔도 되니까. 그리고 대한민국은 무조건 대마초 합법화 돼요. 그거는 여러분들이 "싫어 싫어! 대마초 마약이야 안돼!!" 해도 무조건 합법이 되게 되어있어요. 싫든 좋든 합법이 될 거니까 그냥 받아들이시고 어차피 될거면 하루 빨리 되도록 우리 힘으로 대마초를 합법화 시키도록 합시다. 감사합니다.

     

    Interviewer : 김봉현 (편집 : 안승배 / 사진 : 백승균)

    댓글

Copyright ⓒ 2019 By Maedi.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