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발라드 특집] MBTI 유형별 발라드 노래
    Review/Singles 2020. 12. 31. 18:14

    대 MBTI의 시대다. 비과학적이라는 이야기는 이번 글에서는 잠시 접어두도록 하자. 좌우지간 혈액형이나 별자리 성격점 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사람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사실. 그 평범하지만 쉽게 잊혀지는 진리를 경쟁사회에서 환기시켰다는 점에 주목하자.

    그래서 오늘은 '가장 위대한 발라드'가 아닌, MBTI 유형별로 마음을 울릴 발라드를 추천해봤다. 핀포인트처럼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요즘 발라드 시장에서. 당신이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준비해봤다. Enjoy!


     

     

    ISTJ 청렴결백한 논리주의자 "조규찬 - 발라드는 모두 거짓말이다"

    곡 소개 
    이제 발라드 시장에서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기 시작한 OST 시장. 이 노래는 알앤비의 거장 조규찬이 섬세한 보컬과 가사로 '발라드를 부정하는' 감성을 담은 숨은 명곡이다. 

    추천 이유
    냉철하게 논리적으로, 성실하게 상대의 행동을 그대로 묘사하는 노래. 장르적으로는 발라드지만 꿈도 추상도 없는 냉정한 가사가 돋보인다. 감상 따위 집어 쳐! 발라드는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잖아! 

    킬링 포인트
    발라드를 부정하는 제목이지만 음악 자체는 너무나도 전형적인 발라드발라드라는 부분이 아이러니한 부분. 

    뻔한 사랑 얘기들
    궁상맞은 이별노래

    그게 뭘 바꿔 놓는다고
    뭐가 달라질 거라고
    또 혼자서 노래를 불러



    ISFJ 용감한 수호자 "김범수 - 끝사랑"

    곡 소개
    발라드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 '김나박이'의 1순위. 발라드 보컬의 기준 김범수의 대표곡. 그중에서도 담담한 스트링 쿼탯과 기타 드럼 등 어쿠스틱한 심플한 밴드 구성만으로 의도적으로 스케일을 줄여. 역설적으로 김범수의 보컬의 '크기'를 가장 잘 보여준 대표곡이다.

    추천 사유
    나 자신보다 상대방을 미련하게 걱정하는 슬픈 발라드. 감정이 풍부하지만 표현이 서툰 ISFJ의 사랑의 슬픈 결말을 잘 포착한 가사가 돋보인다.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고, 친구의 가면을 쓴 화자의 노래. 그야말로 발라드의 정석이다. ISFJ 가수 김범수가 불러서 슬픔이 더 배가 된다.

    킬링 포인트
    김범수의 발라드는 발라드 편곡이 화려해진 지금 보면 은근히 오래 뜸을 들이는. 절제된 구성이다. 이 노래도 마찬가지. 전주가 30초에 육박하며 1분 30초가 지나야지만 후렴이 나온다. 후렴만 두 번 나오고, 후렴 외에 더욱 감정을 폭발시키는 절정 부분도 존재하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곡에서 '나가수'스러운 의도적인 감정 폭발이 없기에, 김범수라는 보컬의 힘이 오롯이 드러난다. 요새 발라드에서는 은근 잘하지 않는 마지막에 변주된 마무리 소절도 일품.

    나는 다시는 사랑을
    못할 것 같아요 그대가 아니면

     

     

    INFJ 선의의 옹호자 "정준일 - 고백" 

    곡 소개 
    발라드 계에서 상대적 '신성'이라 할 수 있는 싱어송라이터 정준일. 그가 부른 스케일 큰 대형 발라드다. 사랑하는지 사랑하는지. 확신이 없던 화자가 점점 고조되는 편곡이 표현하는 감정선에 따라 서서히 사랑의 확신을 찾고, 맨 마지막에야 사랑을 외친다.

    추천 이유
    내향적이고 내면이 복잡한 INFJ. 그들에게는 자신을 이해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니가 싫다, 아니 좋다.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꽃점처럼 혼란스럽지만 결국에는 네가 필요하다고 고백하는 노래. 

    킬링 포인트
    역시 뭐라 뭐라 하지만 발라드는 마지막에 터지는 고음이다. '너를 사랑 한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그동안 확신이 없던 4분간의 여정이 있었기에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는 마지막의 고백이 더욱 특별하다.

    미안해 나 지금 너에게 달려가고 있어
    차마 네게 할 수 없던 말 이젠 고백할게
    너를 사랑한다고 너무 사랑한다고
    바보 같은 내 맘 받아 줄 수 있겠니?

     


    INTJ 용의주도한 전략가 "성시경 - 내일 할 일"

    곡 소개 
    윤종신의 '저주받은 명반' 2008년작 '동네 한 바퀴'의 타이틀곡 '내일 할 일'. 타이틀곡이 빠르게 차트 아웃되면서 앨범 또한 함께 묻혔다. 이 곡의 실패는 윤종신의 '월간 윤종신' 프로젝트의 계기가 되었다. 아티스트 윤종신의 전환점이 된 곡. 그럼에도 이 훌륭한 정석 발라드 멜로디와, 그와 어긋나는 듯한 냉정한 '이별 플래너' 가사가 못내 아쉬웠는지. 윤종신은 이 곡을 2013년 월간 윤종신 2월호에 보컬 성시경을 내세워 리메이크했다.

    추천 이유
    피도 눈물도 없는 INTJ가 왠 발라드? 하지만 사랑에도 이성적인 가수 성시경 (INTJ)의 노래를 생각하니 떠오르고 말았다. 윤종신의 원곡 또한 애절했지만 이 발라드 답지 않게 차가운 윤종신의 가사를 살리는 데는 역시 칼같이 감정과 호흡을 조절하는 성시경의 보컬이 더 어울렸다.  체계적이고 냉정하게 상대를 자르지만, 이별 선언조차 철저하게 경우의 수를 생각하고 준비, 계획하는 가사가 인상적.

    킬링 포인트
    평소에는 감정을 쌓는 부분인 A파트. 이 곡에서는 가장 서늘한 부분이다. 이별 선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시나리오를 하나하나 짜 보고, 이별 직후 뭘 해야 하는지 검색까지 해본다. 심지어 내일 스케줄이 바쁠 거란 걸 걱정까지 한다. 아... 무서운 사람.

    이별직후 검색해보면 혼자 볼만한 영화들이 뜨네.
    가슴 먹먹해지는 것부터 눈물 쏙 빼는 것까지
    내일은 빠듯한 하루가 되겠어.
    우리 만나 널 보내랴 무덤덤한 척하랴



    ISTP - 만능 재주꾼 "윤상 - 가려진 시간 사이로"

    곡 소개 
    발라드를 넘어 가요 사운드의 장인 윤상. 그의 초기 발라드 대표작 '가려진 시간 사이로'는 그 중에서도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곡 중 하나다. 당대에 성공할 수 있던 대중성에, 윤상의 타협하지 않는 사운드와 멜로디 진행이 잘 합쳐진 명곡.

    추천 이유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화자. 그는 지금도 과거에 있던 사랑을 지금까지도 곱씹고 있다. 상대와의 소통이 아예 없는 가사다. 심지어 상대방이 딱히 궁금한 것도 아니다. 상대방보다는 내 감정이 중요한 차가운 남자의 발라드. 장인 타입답게 '사운드의 장인' 윤상의 노래라는 부분도 재미있는 연결고리다. 윤상의 노래는 역시 보컬과 가사도 일품이지만 하나하나 고급 시계처럼 철저하게 계산된 사운드 소스들을 감상하면 더욱 감상이 배가 된다.

    킬링 포인트
    발라드 장르에 수많은 장인이 있지만. 멜로디 하나, 드럼 사운드 하나에서 '누구스럽다'는 지장을 찍는 마스터는 드물다. '내 어린 그 시절 커다란 두 눈의 그 소녀 떠올라' 부분의  너무도 윤상스러운 멜로디 진행. 바로 후렴으로 이어주는 절묘한 드럼 사운드. 녹음본에서는 그 어떤 가수보다 멋진 절창을 들려주는 윤상의 유려한 후렴 첫 소절까지 '넌 지금 어디 있니 내 생각 가끔 나는지'. 백만 번 들어 본 발라드의 평범하게 고음 후렴구로 이어지는 파트지만 모든 요소 하나하나의 디테일의 완벽한 마감 덕에 '윤상스럽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 어린 그 시절 커다란 두눈의
    그 소녀 떠올라
    넌 지금 어디있니 내 생각 가끔 나는지

     


    ISFP 호기심 많은 예술가, 성인군자 "10CM - 나의 어깨에 기대어요"

    곡 소개 
    최근 가장 성공한 발라드 앨범은 '도깨비 OST'와 '호텔 델루나 OST'아닐까? 싶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둔 OST. 그중에서도 10CM 권정열이 본 프로젝트에서는 잘하지 않는 정통적인 발라드를 부른 노래. 연약한 모습을 찌질하지만 밉지 않게 표현하는 권정열 보컬의 강점인 정서가 스트링과 어쿠스틱한 밴드 구성의 정통 발라드와 너무도 잘 어울린 노래.

    추천 이유
    수줍지만 사실 로맨틱한 ISFP. 그들에게는 직관적이고 포용력이 있다. ISFP 권정열이 ISFP답게 나지막이, 하지만 감성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이 노래가 딱 맞지 않을까? 지질하고 연약하지만 은근 상대에게는 '그저 기대'라고 하지, 그 외에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킬링 포인트
    발라드는 고음 전쟁이여야 한다? 아니다. 이 곡의 고음 하이라이트는 딱히 대단한 고음도 아니고 철저하게 가사 속 감정을 표현하는 장치로써만 기능한다. 정확하게 가사, 편곡과 팀을 이뤄 거세게 지른 고음보다 강한 감흥을 주는 하이라이트 부분을 음미해보자. "정확도는 힘을 압도했고 타이밍은 스피드를 제압한다."

    내 곁에 있어줘

     


    INFP 열정적인 중재자, 잔 다르크형 "백예린 -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거야"

    곡 소개 
    이 곡이 작년 노래라고 하면 믿어지는가? '우주를 건너'에 이어 백예린을 '이 시대의 여성 솔로 아티스트'로 만든 결정적 한 방인 메가 히트곡. 시티팝스러운 정서의 묘한 사운드. 누구나 관계 속에서 느끼지만, 정확하게 잡아내지 못한 미묘한 부분을 절묘하게 잡아낸 섬세한 가사. 부서질 것만 같은 가사의 감정을 깨지지 않는 예민하고 다정한 느낌의 멜로디 진행까지. 모든 게 완벽한 '이 시대의 노래'.

    추천 이유
    수줍지만 열정이 가득한 예민하고 세심한 사람. 세심하고 여린, 지르지 않으면서 감정을 모두 드러내는 섬세한 고백이 딱. 멜로디부터 가사, 사운드까지. 모든 부분이 섬세한 감정을 조심스럽게 전달한다. 감정을 깨는 강렬한 부분이 하나도 없이 매끄럽게 진행되는 음악은 듣기는 쉬워도 만들기는 어렵다. 참고로 백예린은 물론, 이 곡을 전혀 다른 의미로 성공시킨 유튜버 침착맨도 모두 INFP.

    킬링 포인트
    이 곡의 가사를 제대로 각 잡고 본 적이 있는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공허하고 불안해. 누구나 어느 정도 겪고 있지만, 누구도 정확하게 꺼내지 못했던 그 감정을 정확하게 꺼낸 훌륭한 가사다. 개인적으로 이 도입부에서 이미 이 노래는 '끝났다'. 그리고 그 공허함에 대한 해답을 '관계'에서 찾는 성숙 하면서도 섬세한 후렴이 이어진다. 어찌 마음이 무장해제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어
    불안한 마음은 어디에서 태어나
    우리에게까지 온 건지
    나도 모르는 새에 피어나
    우리 사이에 큰 상처로 자라도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INTP 논리적인 사색가, 아이디어뱅크형 "기리보이 - 제설"

    곡 소개 
    본격적으로 '발라드 가수' 기리보이를 선포한 앨범. 그 이전에도 가요 감성을 적절하게 활용했던 기리보이지만. 이 앨범의 기리보이는 그야말로 발라더였다. 그중에서도 '제설'은 이별 감성을, 본인 특유의 독특한 아이디어로 버무려 어디서도 보지 못한 감흥의 발라드를 만들어냈다.

    추천 이유
    아이디어가 다양하고 혁신적인 INTP에 딱 걸맞은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이별 노래라 생각한다. 남다른 기타 위주의 편곡. 사실 어쿠스틱한 밴드와 스트링이라는 뻔한 구성임에도 전혀 관습적이지 않다. 주제는 어떤가? '제설'이라는 남다른 주제 덕에 천만번은 들었던 '발라드 이별 노래'가사지만 남다르다. 마지막으로 힙합의 강점인 강렬한 어휘, 표현 선택이 이 곡에서도 드러난다. '염산을 뿌리'겠다는 말로 이별을 표현할 수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킬링 포인트
    겨울에는 누구나 눈을 치워야 한다. 눈을 치우다 보면 아름다운 눈은 점점 더러워진다. 눈을 다 치우면 '바닥이 보인다'. 이 평범한 생활의 상식이 예술가의 손을 거치면 이별에 대한 은유가 된다. 

    너를 비워내 염산을 눈 위에 뿌려
    내 바닥 보일 때까지




    ESTP 모험을 즐기는 사업가, 수완 좋은 활동가형 "노을 - 청혼"

    곡 소개 
    큰 기대와는 달리 아쉬운 성과로 급히 마무리된 4인조 발라드 그룹 '노을'의 JYP 시절. 하지만 박진영 주도의 1집과는 달리 방시혁, 권태은의 주도로 만든 2집에서 타이틀곡이 아닌 뜻밖의 곡이 예능에서 청혼곡으로 활용되며 '역주행 대박'을 쳤다. 

    추천 이유
    ESTP 발라더 강균성이 소속된 노을의 노래다. 노래 또한 ESTP적인 정서의 효율적인 구성이 보인다 생각한다. 긴 설명 싫다. 효율적이고 깔끔하게, 뒤끝 없게 시원한 고음으로 고백하고 바로 다음 단계로! 그 중간에는 발라드 하면 기대했던 화려한 알앤비 기교와 고음은 물론 질릴 만큼 잔뜩 느낄 수 있다.

    킬링 포인트
    발라드 하면 원하는 극적인 감정과 애드리브 폭발. 하지만 이렇게 서로 다른 음색과 성향의 보컬리스트 4명의 멤버가 다 각 잡고 폭발시킨 노래는 의외로 찾기 쉽지 않다. 이 곡의 마지막 하이라이트 부분은 정말 '끝까지' 간다. 과잉이라도 이 정도까지 가면 하나의 이정표가 된다. 당신은 이 노래를 부르면 안 되는 이유기도 하다.

    기다림 속에 흘린 그대 눈물을 알기에
    이젠 돌려줄 거예요 그대 사랑을
    You don't have to cry
    울지 말아요 고개 들어봐요 이젠 웃어봐요
    I will make you smile
    행복만 줄게요 언제나 그대 곁에서 영원히
    Don't be afraid (Don't be afraid)
    모두 잘 될 거예요



    ESFP 자유로운 영혼의 연예인, 사교적인 유형 "비 -최고의 선물"

    곡 소개 
    싸이, 유건형이 쓰고, 비가 부른 프러포즈 노래. 본인은 '깜짝 이벤트'라 생각했지만. 전 국민이 이때 알았다. 둘은 결혼하겠구나. 춤, 안무, 알앤비 보컬, 그리고 현악기와 조합된 최신 댄스음악 베이스 사운드까지. 많은 부분을 신경 썼지만 역시 가장 눈에 띄는 건 실제 경험과 연결되어 있기에 줄 수 있는 몰입감이다.

    추천 이유
    외향적이고 심플한 낙천적인 사람. 깜짝쇼로 상대를 기쁘게 하는 게 낙인 사람. 그런 낙천적인 ESFP인 비가 김태희에게 바치는 노래 '최고의 선물'. ESFP에게는 이 노래가 제격이 아닐까? 

    킬링 포인트
    고음 애드리브 후 이어지는 짧은 댄스 브레이크. 모자를 소품으로 사용한 안무도 안무지만 발라드 특유의 현악기를 얹은 강렬한 베이스 사운드가 언밸런스한 듯 묘한 느낌을 준다. 비의 압도적인 안무를 생각하고 만든 곡이라서 그런 걸까? 이런 과한 조합도 용서가 된다.

    영원을 약속해 모든 걸 베베 워워



    ENFP - 재기발랄한 활동가, 스파크형 "동방신기 - HUG"

    곡 소개 
    동방신기 '전설의 시작'. 춤추는 아카펠라 그룹이라는 충격적인 기획. 지금 생각하면 여성향 웹소설 정서를 가득 담은 달달하다 못해 귀가 녹아버릴 듯한 가사. 5명의 잘생기고, 춤노래 되고, 피지컬이 출중한 멤버들의 매력. 이 모든 게 담겨 '데뷔곡이 약하다'는 스엠 남돌의 전통을 깨고 시작부터 시장을 박살 내버리는 사례로 남았다.

    추천 이유
    긍정적이고 에너제틱하면서 쉴 새 없이 바뀌는 ENFP에게 어울리는 발라드다. 심장소리로 시작해서 잔잔한 발라드에서, 댄스에 어울리는 강렬한 미디엄 템포 비트로 점점 고조되는 분위기. 심지어 짧고 굵은 댄스 브레이크까지. 절정에는 화려하게 쌓는 5인의 중창 화음으로 마무리한다. 발라드임에도 계속 변화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추가해주는 발라드 러브송.

    킬링 포인트
    역시나 무대, 하이라이트, 편곡. 보컬 화음 등 다양한 장치가 있지만. 가장 압권은 가사다. '하루만 니 방에 침대가 되고 싶어'로 시작되는 그 가사 말이다. 듣고 싶지만. 차마 듣고 싶다고 말하고 싶지 못하는 가사. 멋지다는 말은 못 들어도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가사. 폼나지 않을지언정 당시에도 사람의 마음을 후벼 팠고,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좋은 가사다.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 싶어 Oh Baby
    니가 주는 맛있는 우유와 부드러운 니 품안에서
    움직이는 장난에도
    너의 귀여운 입맞춤에
    나도 몰래 질투를 느끼고 있었나봐

     


    ENTP 뜨거운 논쟁을 즐기는 변론가, 발명가형 "신해철 - 일상으로의 초대"

    곡 소개 
    마왕이기 이전에 솔로 발라드 가수였던 신해철. 그가 '모노크롬'이라는 프로젝트로 낸 전자음악은 당대에 한국에서 가장 진취적인 사운드를 담고 있었다. 그럼에도 '일상으로의 초대'는 대중성을 잃지 않았다. 신해철의 수많은 발라드 중에서도 충분히 성숙한 신해철이 화자로 부른 대중적인 발라드 곡이라고 할 수 있겠다.

    추천 이유
    박식하고 창의적이고 다방면에 재주가 많은 ENTP. 하지만 일상의 지루하고 세부적인 일이 지겹다. 당신의 사랑과 함께라면 지루한 일상조차 달라질 거라 고백하는 ENTP 신해철의 러브송이야말로 얼핏 발라드 같은 거 안 할 거 같은 ENTP에게 어울리는 발라드라 할 수 있겠다. 

    킬링 포인트
    잔잔한 전자음악 반주와 함께 읊는 소소한 일상. '일상으로의 초대'라는 제목과 너무도 잘 어울린다. 전자음악의 진보적인 사운드임에도 불구하고 기술이 먼저 떠오르는 게 아니라 '나의 일상으로 초대하겠다'는 '감정'과 '장면'이 먼저 느껴진다. 항상 열정에만 불타있는 거 같은 ENTP에 '마음 속 깊은 곳의' 자신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산책을 하고 차를 마시고
    책을 보고 생각에 잠길 때
    요즘엔 뭔가 텅 빈 것 같아
    지금의 난
    누군가 필요한 것 같아

     


    ESTJ 엄격한 관리자 "규현 - 화려하지 않은 고백"

    곡 소개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아로하' 등 명곡 발라드를 리메이크했다. '화려하지 않은 고백'은 이승환의 수많은 발라드 중에서도 은근히 희귀한 '청혼하기 좋은 밝은 발라드'였다. 이 곡을 당대의 발라돌 발라규의 정제된 보컬로 깔끔하게 재해석해 담았다. 눈에 띄는 혁신은 없지만 맨 밥처럼 끌리는 담담한 프로젝트.

    추천 이유
    모든 일을 현실적으로 조직하고, 계획해서 현실화시키는 ESTJ. 현실적으로 꽃도 시들고, 그대도 지겠지만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미래까지 계획하는 연인을 위한 사랑을 담은 '화려하지 않은 고백'이 어울린다. ESTJ,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킬링 포인트
    Thinking Out Loud 이전에 '화려하지 않은 고백'이 있었다. 영원을 고백하는 노래지만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 담겨있어서 오히려 설득력이 있다. 발라드 같지 않은 냉철한 현실인식을 담은 A 파트가 백미.

    언젠가 그대에게 준
    눈부신 꽃다발
    그 빛도 향기도
    머지않아 슬프게 시들고
    꽃보다 예쁜 지금 그대도
    힘없이 지겠지만
    그때엔 꽃과 다른
    우리만의 정이
    숨을 쉴거야

     

    ESFJ 사교적인 외교관, 친선도모형 "임창정 - 소주 한 잔"

    곡 소개 
    노래방 발라드라는 장르가 있다면 그 장르에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받을 법한 곡이다. 화려한 고음. 찌질한 감정을 정확하게 포착한 가사. 발라드를 논할 때 이런 음악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추천 이유
    정이 많고 다른 이에게 신경을 쓰는 ESFJ. 그리고 거절에 상처를 크게 받는다. 이별에 상처 받을 때는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전화기를 붙잡고 부끄러운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지 말자. 대신 이 노래로 대신하자. 

    킬링 포인트
    너무나 유명한 후렴이지만. 마지막에 비로소 가사가 바뀐다. 마지막의 마지막에서야 이 남자는 과거를 반성한다. 찌질한 가사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너무 늦었지만 

    여보세요 나야 정말 미안해 이기적인 그때의 나에게
    그대를 다시 불러오라고 미친 듯이 외쳤어

     


    ENFJ 정의로운 사회운동가, 언변능숙형 "윤종신 - 오르막길"

    곡 소개 
    월간 윤종신의 많은 명곡 중에도 가장 오랫동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곡 중 하나 아닐까? 어른의 정서를 완벽하게 채워 준 '어덜트 컨템퍼러리'의 정서를 제대로 채워 준 몇 안 되는 곡. 

    추천 이유
    집단을 이끌어가는 사교심 깊고 사려심 있는 리더 ENFJ. 함께 하고 싶은 인생의 계획을 미리 상대방에게 그려주고, 상대방에게 함께 하자 청하는 리더의 모습. 따뜻한 리더 윤종신의 노래가 ENFJ에게 어울린다. 어려움과 대책까지 담담하게 말해주는 화자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미래를 한 발자국 걸을 수 있는 힘을 준다.

    킬링 포인트
    스쳐 지나갈 수 있지만 한걸음 이제 한 걸음. 내딛는 부분은 음악부터 가사, 편곡, 그리고 감정까지. 곡의 모든 요소가 한 걸음 한걸음 차근 차근 올라간다. 가사부터 멜로디 사운드까지. 모든 요소가 함께 오르막길을 걷고 있는 느낌을 주는 브릿지 파트가 인상적이다. 기획에 정확하게 맞닿아 있는 음악.

    한걸음 이제 한걸음일 뿐
    아득한 저 끝은 보지마
    평온했던 길처럼 계속 나를 바라봐줘
    그러면 난 견디겠어

    ENTJ 대담한 통솔자, 지도자형 "이적 - 다행이다"

    곡 소개 
    전체 앨범을 어쿠스틱 편곡으로 담백하게 담은 이적 3집의 타이틀곡. 축가의 정석이 되었으며, 이적의 수많은 노래 중 가장 대중적인 노래가 되었다. 미래의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였다는 개인사가 더욱 곡을 돋보이게 해 준다.

    추천 이유
    ENTJ는 열성이 많으며 솔직하고 단호하고 지도력과 통솔력이 있다. 활동적이고 장기적인 계획과 거시적 안목을 선호한다. 감정을 전하지만 하나하나 자신이 상대를 만난 이유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말하는 담백한 고백이 ENTJ에게 어울린다.

    킬링 포인트
    너무도 흔하게 들었던 노래. 하지만 그래서 오히려 모든 부분을 집중해서 들어보는 경험이 희귀한 노래다. 담담하게 절제한 곡이 2절 후렴에서 단 한번 밴드 편곡과 함께 터질 때의 묵직한 감동은 쉬히 사라지지 않는다. 절제하고 절제하고 절제한 맨 밥같은 느낌 덕에 화자의 마음이 오히려 절절하게 박힌다.

    거친 바람 속에도 젖은 지붕 밑에도
    홀로 내팽개쳐져 있지 않다는 게
    지친 하루살이와 고된 살아남기가
    행여 무의미한 일이 아니라는 게
    언제나 나의 곁을 지켜주던
    그대라는 놀라운 사람 때문이란 걸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댓글

Copyright ⓒ 2019 By Maedi.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