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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at We're Listening To: #1
    Curation/What We're Listening To 2020. 10. 9. 18:26

     

     

    K/DA - The Baddest (2020.08.29)

    K/DA는 꽤 복합적인 기획이다. 케이팝이면서 게임 내 스킨 판매유도면서 신챔홍보까지 하기 때문이다. 이 노래가 발매된 8월 말, (탑점화텔)아칼리가 명백하게 OP였다는 점에서 확신을 얻는다. 이런 맥락으로 볼때 'The Baddest'에서 소연의 랩이 주포인트고 그 퍼포먼스가 아주 인상적인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K/DA는 소연이 메인인 기획이고 소연은 자신이 왜 메인인지를 능력으로 입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곡의 훅이 약하다는 평가는 핀트가 어긋난 평가다. 이 곡은 훅이 아니라 랩을 느껴야 하는 곡이다. 아칼리의 강함을 청각적으로 느껴보자.

    몬세, 대중문화덕후

     

    산들 - 취기를 빌려 '취향저격 그녀 OST' (2020.07.20)

    웹툰이나 웹소설처럼 텍스트가 있는 컨텐츠들에 가사가 있는 노래를 BGM으로 쓰는건 부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노랫말하고 웹툰의 텍스트가 뒤섞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취기를 빌려'는 가사에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는, 질감이 도드라지는 노래다. 제목만 읽고 어쿠스틱 기타와 산들의 허스키한 목소리만 들어도 내용이 대충 예상된다. 무난하고 뻔한 스타일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BGM으로 메리트가 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몬세, 대중문화덕후

     

    H1GHR MUSIC - Oscar (2020.09.16)

    하이어 뮤직이 제대로 일 냈다. 코로나로 모두의 활동이 위축된 틈을 타 힙합과 R&B, 두 마리의 토끼를 전부 사냥해버리자는 이들의 빈집털이(?) 전략이 제대로 빛을 본 한 해로 기억될 듯하다. 좀 더 대중적인 방향으로 발매된 <Blue Tape> 앨범의 리드 싱글 'Oscar'는 이들의 능수능란함을 잘 보여주는 예시. 드디어 제대로 깔린 판에서 마음껏 역량을 과시할 기회를 얻은 지소울 '골든', 아직 10대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 랩 디자인을 보여주는 빅 나티(Big Naughty), 그리고 이 재능들을 능숙하게 조율해내는 박재범의 모습은 이들이 올해 보여주는 거대한 야심의 일부분에 불과할 뿐.  

    안승배, 음악에디터

     

    나몰라패밀리 feat. Golden - Dance For You (2020.10.04)

    올 여름 별안간 등장한 '힙'스터가 있다. 2000년대 알앤비 명곡에 맞춰 빗속에서 격렬한 춤을 추는 영상으로 SNS를 달군 그의 정체는 나몰라패밀리 출신 양진범 'Always Wet boy' (올웨이즈 웻보이). 사실 나몰라패밀리는 이전에도 각 멤버들이 싱글을 발매하면서 흑인음악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 적이 있다. 그랬던 만큼 이들이 발매한 <Dance For You>는 단순히 개그맨들이 시도하는 옛 알앤비 정도로 간과될 작품은 아니다. 누구보다 90년대를 잘 이해하고 있는 8balltown의 프로덕션과 지소울 골든의 지원사격에 힘입어 이들은 뻣뻣하지만 썩 그럴듯하게 그들이 향유했던 2000년대 초반의 정서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 어설픈 모습마저 매력적으로 보일 정도로.   

    안승배, 음악에디터

    Usher - Bad Habits (2020.09.10)

    8은 뒤집으면 다시 8이 된다. 180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예전 감성이 새롭다. 2천년대 팝음악을 지배했던 어셔가 그런 존재가 아닐까? 90년대 알앤비와 댄스. 이 두가지 요소가 다시 '힙해진' 요즘. 어셔의 바이브가 너무도 요즘 느낌이다. (나를 포함한) 어셔의 신곡을 들어본 지 오래 된 청자들에게도 크나큰 감동을 주는 어셔의 신곡이다. 여담이지만 최근 어셔가 공개한 신곡들이 모두 훌륭하니 흑인음악 리스너분들은 꼭 확인해보시길.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Jaden feat. Justin Bieber - Falling For You (2020.08.28)

    윌 스미스에게 놀림받던 그 윌의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맞다. 놀림거리이던 그가 비쥬얼, 음악, 바이브. 모든 면에서 가장 힙한 팝음악을 가지고 돌아왔다. 칠한 정서.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작법. 음악과 너무도 잘 어울리는 비주얼과 색감. 이제는 알앤비 베테랑이 된 저스틴 비버의 멋진 피처링까지. 개인적으로 최근 가장 크게 감동 받은 팝 음악.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기린 feat. 미노이 - 어떡해 (2020.08.28)

    별거 아닌 '사운드 클라우드 알앤비'가 특별한 곡이 되려면 음악 퀄리티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하다. 'UTK'는 그 '무언가'를 맡을 수 있는 후킹한 요소로 가득하다. 과거의 음악을 요즘 느낌으로 추억하는 통통거리는 뉴트로 사운드. 9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프렌즈' 스러운 시트콤 컨셉. 완벽하게 시트콤 정서를 전달하는 보컬들의 캐릭터. 그리고 '윽! 귀여운' 멜로디 라인까지.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레시피를,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요리사와 매력 넘치는 신인 요리사가 중독성 있게 조리해낸 느낌.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Ourealgoat(아우릴고트) - 가족애 (2020.08.01) 

    변조된 음성, 잘게 쪼개지는 플로우. 첫 인상 만으로 그를 분류한다면, 단번에 ‘요즘 힙합’ 하는 ‘영 트래퍼’로 분류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사를 살펴보면 아우릴고트가 힙합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철학이 꽤 진중하고 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누가 와서 덤벼대도 치웠어 첫째는 오직 일이고 그 다음은 내 식구와 우리 팀, 
    하루하루 외롭게 이 문화를 소개해도 내 옆에는 택해 그새 다른 샛 길.”

    이런 돕(Dope)한 트랙에 왜 ‘가족애’라는 서정적인 제목이 붙어있는지, 나아가 Trap 음악을 하는 신인 래퍼의 첫 정규 앨범 제목이 ‘가족애를 품은 시인처럼’으로 정해진 계기가 궁금하다면 추천하는 트랙.

    전공과교양, 힙합유튜버

     

    Omega Sapien - Serenade for Mrs. Jeon (2020.09.08)

    오메가 사피엔의 첫 EP는 장르를 종잡기 어렵다. 그나마 이전에 나오던 싱글들은 과격하긴 해도 무슨 장르인지는 알겠는데, 이번에는 가사는 고사하고 기존에 알던 장르조차도 의심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수는 있겠다. 흔히들 케이팝을 보이는 장르, 비주얼의 장르라고 한다. 그런 맥락에서 비춰본다면 오메가 사피엔, 아니 바밍 타이거의 음악은 어찌보면 확신의 케이팝이다. 보면서 들어야 맛이 산다. 제대한 잔퀴의 괴상한 센스는 이번 뮤직비디오에도 어김없이 드러난다. 종잡을 수 없는 음악을 그는 더 어렵게 만든다. 어려운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변화는 대개 어려움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임팩트 면에서는 물론 타이틀 곡 happycore가 눈에 띄지만, 결국 이 EP 전체를 훑고나면 마지막 곡이 눈길을 잡는다. 아마도 행복의 핵심(happycore)은 결국 '전 여사님(Mrs. Jeon)', 그러니까 사랑하는 사람들로 대변된다고 말하고 싶었기 때문은 아닐까. 자전적인 가사들로 가득차 있는 이 이야기는 결국 여사님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대사에 핵심이 있다고 말하는 듯하다. "평범한 날들이 하찮은 날들인줄 알고.."

    윤혜정, 대중음악 탐색가

     

    유아 - 숲의 아이 (Bon Voyage) (2020.09.07)

    유아의 기세가 심상찮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솔로 앨범 중 가장 돋보이는 건 당연하고, 실제 음원 순위, 음반 순위에서도 성과가 좋다.

    이번 유아의 앨범은 오마이걸이 지금까지 쌓아 올린 음악적 색채를 농축한 느낌이다. 비밀정원, 번지 등 동화적인 신비함을 구축해 온 오마이걸이 내공을 쌓아 그려낸 새로운 그림이랄까. 디즈니로 치자면, 지금까지는 백설공주나 라푼젤같은 공주님이었다면, 이번에는 모아나다. 이미 유명한 이야기도 아니고, 대중성을 담보할 수도 없는 소재이기에, 아무나 할 수도 없으며 탄탄한 내공 없이는 소화하기 힘든 이야기. 그러나 꼭 하고 싶은 이야기이며, 이제는 드러내어 보여주고 싶은 자신 있는 이야기. 디즈니에게 모아나가 그러했듯이, '숲의 아이' 역시 오마이걸이기에 가능한 앨범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큰 눈에 길고 가녀린 팔다리와 무용으로 만들어진 부드러운 몸 선까지, 오마이걸 중에서도 유아이기에 가장 어울렸다.

    오마이걸 멤버들 모두가 그렇지만, 유아 역시 데뷔 초부터 숱한 예능을 돌며, 본인보다는 그룹 '오마이걸'을 알리고자 애썼던 멤버. 그 애티튜드가 그대로 이번 앨범에도 묻어나는 것 같다. SNS를 통해 컨셉이 심취해 아메리카노를 처음 마시는 양하는 유아의 장난들이 팬들에게는 더 반갑고 즐거웠을 터. 주어진 것에서 늘 열심인 그녀가 더 예뻐 보이는 기분이다. 이제 오마이걸이란 이름을 딛고 유아가 빛을 볼 차례인가 보다.

    배연지, 케이팝 작사가

     

    오마이걸에서 유아가 왜 가장 먼저 솔로앨범을 냈을까? 이건 오마이걸 데뷔초에 여러 예능을 다니며 그룹을 알리려고 노력했던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다. 크레딧을 쭉 훑어보면 굉장히 신경써줬다는 느낌. 아프리카 느낌이 나는 음악을 가져왔는데 그 활용이 아주 낯설진 않았다. 다른 가수들이 활용했던 것에서 크게 나아간 것은 없었다. 전반적으로 무난평범하다는 인상. 외모와 분장이 썩 잘 어울리는 것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요소인듯.

    그런데 다른 아이돌의 솔로활동이 개인의 매력을 더 극대화해서 보여주는 것에 비해 이 노래가 유아를 매력적으로 보여주는지 잘 모르겠다. 유아의 것이기보다는 오마이걸의 연장선인데 오마이걸이 커리어가 짧은것도 아니고 이미지 소모에 가깝다는 인상을 받았다.

    몬세, 대중문화덕후

     

    태민 - 2 KIDS (2020.08.04)

    댄스는 농익었고, 보컬은 끝도 없이 성장 중인 태민. 그가 만약 아이돌 음악을 벗어나 팝 음악적인 대중적 댄스음악을 한다면? 거기다가 SM의 '비효율적일 정도로 퀄리티에 집착하는' 뮤직비디오 화면이 더해진다면? 그 결과가 2 KIDS다. 아이돌 음악, 그리고 댄스 음악의 팬이라면 반드시 필견해야 할, 가을에 어울리는 뮤직비디오.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장기하 x 혁오 - Silverhair Express (장기하 remix) (2020.09.17)

    상관없는 거 아닌가? 라는 산문집을 최근에 장기하가 출간했다. 그 시점과 비슷하게 Silverhair Express (장기하 Remix)도 발매되었는데, 원래 올해 1월에 발매된 혁오의 앨범 '사랑으로'에 수록된 'Silverhair Express'를 장기하가 재해석한 곡이다. (고작 Remix론 부족하다. 재해석 말고 다른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 기분이다) 원곡은 딱 20글자의 가사가 전부인 곡인데, 장기하 버전에서는 마치 오히려 음악은 BGM처럼 깔리고, 낭송이 주가 된다. (산문집의 영향인지, 노래보다는 낭송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곡이다)

    마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같다. 인셉션은 처음 보자마자 충격이었고, 여러 번 보고서야 이해(한 걸로 하기로 스스로 결정)했다. 그리고 테넷은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데, 뭐 상관없는거 아닌가? 놀란이잖아! 뭐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잖아!

    그런데 조금 슬픈 기분이 드는 건, 'Silverhair' 'Express'가 가지는 속도감만큼, 묘하게 장기하와 멀어진 기분이 든다. 그가 더 아티스트에 가까워진 것인지, 내가 더 예술과 멀어진 것인지, 어느 쪽이든 조금 슬픈 기분이 든다. 그렇지만 뭐, 계속 좋아해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

    배연지, 케이팝 작사가

     

    Golden - 가리워진 길 (2020.07.11)

    '영혼 아니에요?'라는 말까지 들던 골든. 그가 급기야 이번에는 오디션 프로까지 출연했다. 오디션 프로 하면 떠오르게 되는 정통적인 고음 위주의 가창과는 거리가 멀다. 그게 놀라운 점이다. 분명히 정통적인 흑인 음악을 하고 있음에도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이 가능한 사람이라니.

    '제발'과 '왜 그래' '도망치자'등 해당 프로에서 부른 모든 곡이 훌륭하다. 그 중 음원으로 발매된 '가리워진 길'은 결승전 경연 곡임에도 경쟁심보다는 음악 해석에만 집중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가리워진 길'처럼 전설적인 보컬들의 해석으로 너무도 많이 들어 이제는 뻔하게 느껴지는 곡 조차 새로운 해석으로 정통 흑인음악이 되게 할 수 있는 테크닉. 그럼에도 대중을 설득할 수 있는 여백의 미. 거기에 가사와 착 달라붙는 본인의 길고 긴 역사까지. 본인이 하고 싶은 음악은 하이어 컴필레이션의 싱글들일 확률이 더 높겠지만, 골든의 '가요'도 앞으로 자주 들어보고 싶다.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이수현 - 아직 너의 시간에 살아 '사이코지만 괜찮아 OST' (2020.07.12)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한때 복면가왕을 보면서 가수를 찰떡 같이 맞췄던 사람이다. 드라마를 보다가도 처음 듣는 OST가 들리면 누가 불렀는지도 찰떡 같이 맞췄다. 그런데 이번엔 빗나갔다. ‘아직 너의 시간에 살아를 드라마에서 처음 듣고서 누구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분명 OST를 전문으로 불렀거나 발라드가 주 장르인 가수일 것 같은데...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이 가수가 이수현이라는 걸 알고서 새삼 놀랐다. 이수현을 떠올리면 악동뮤지션의 키치한 음악이 생각나고 모찌피치라는 닉네님을 가졌던 수현의 귀여움이 떠올랐다. 돌이켜보니 악뮤는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와 같은 발라드도 선보인 바 있다. 또, 비긴어게인을 통해 수현은 다양한 음악적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이 OST가 그리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내가 여전히 이수현이란 가수를 키치하고 통통 튀는 음악만 한다는 생각에 갇혀 있단게 더 놀라웠다. 그만큼 악뮤의 음악과 이수현이라는 캐릭터는 케이팝씬에서 독특했다. 그 이미지가 강렬했던 탓에 K 발라드를 부르는 이수현이 상상이 안되었다. 연차가 쌓이고 연륜이 붙으면 그녀는 또 어떤 음악을 찰떡같이 불러낼까. 종잡을 수 없는 그녀의 스펙트럼을 요즘 들어 새삼 느끼고 있다.

    한슬비, 대중음악애호가

     

    SuperM - One (2020.09.25)

    두 개의 이질적인 곡을 붙여서 활용하는 방식은 이미 샤이니의 '셜록'에서 선보였던 방식이다. 강렬한 힙합 사운드와 요즘 SM조차 잘 활용하지 않던 동방신기를 연상시키는 어두운 SMP 사운드는 SuperM의 전작에서 이미 본 방식이다. CG를 일반적인 방식보다 훨씬 더 많이 덧붙인 SF에 가까운 영상미도 전작과 궤를 같이 한다. 베이스 사운드부터 고음, 코러스까지, 모든 게 의도적인 '과잉'의 정서까지도 전작에 충실하다. 일단 예상된 전략이었다는 거다.

    그럼에도 SuperM의 신곡 'One'은 뻔하지 않다. '이렇게 하겠구나' 싶은 모든 요소를 기대치보다 더 과하게. 더 지나치게. 적당과는 거리가 먼 수준까지 밀어붙인 덕이다. 덥스텝 사운드는 '생각보다 더' 거칠다. 힙합은 생각보다 더 강렬하다. 고음은 생각보다도 더 화려하게 올라간다. 대중성보다는 독창성과 과한 정서 전달에 힘을 쓴. SMP의 방식이다.

    'One'의 역할은 팬에게 역대 가장 순도가 높은 SMP를 전달하는 일은 아니였을까? (의도된 전략이었겠지만) 곡에 완급조절이 부족해 '영웅'처럼 새로운 팬을 유입시킬 수 있는 SMP는 아니다. 완급조절의 역할을 맡은 건 정규 앨범의 수록곡들이다. (앨범 단위로는 황금 비율에 가깝다고 본다.) 순도 100%의 최신 SMP. 그건 이 곡의 최고의 강점이기도 하고, 또 한계이기도 하다.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Bumkey feat. Superbee - 여기저기거기 (2020.09.18)

    코로나 시대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아마 '상실감'일 것이다. 이전에는 일상이고 당연했던 그 무엇이 아름답게 추억할 시간조차 가지지 못한 채 사라지고 뒤틀렸으니까. 범키의 새 싱글 '여기저기거기'는 익숙한 작법의 알앤비와 그루브지만 그 어느 때보다 서글프게 들린다. 당장은 기약 없는 일상 속 휴식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까. 그가 그려내는 이미지와 바이브는 그 어느 때보다 감미롭다. 곡의 정서에 맞게 튀지 않은 채 든든하게 서포트하는 수퍼비의 센스도 주목할 부분.    

    안승배, 음악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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