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Alb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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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앨범 대담 (1부): 비와이 x 심바 자와디 - Neo Christian EPReview/Albums 2020. 7. 12. 16:14
'Neo Christian'이라는 앨범 제목을 들었을 때 이 앨범은 적당히 리뷰하면 안 되겠다 싶었다. 적당한 리뷰를 하느니 안 하는 게 나은 앨범이다. 이왕 리뷰할 거라면 끝장을 보는 리뷰가 필요하다. 이 대담은 그런 '끝장 리뷰'의 시도다. (김은우) 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창수: 현직 전도사 겸 힙덕후 은우 : 시작하기에 앞서. 싱글이 아니라 앨범이라는 점이 좋은 거 같아요. 창수: 저도 그 부분이 가장 좋았습니다. 은우: 싱글 시대이지만. 지금 두 분이 원하는 건 '싱글 단위의 성공'은 아닌 거 같거든요? 그러니까 부활절에 'Neo Christian Flow'를 올리는 걸로 끝내는 게 아니라 이렇게 미니 앨범 정도의 사이즈라도 앨범을 내는 게 맞지 싶습니다. 1. 이 음악은 CCM인가 힙합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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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특집] SM 3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 (2편)Review/Albums 2020. 7. 2. 18:33
15년간 업계 내부 최고를 지켰다. 아시아 시장도 차지했다. 북유럽부터 미국까지, 다양한 음악 관계자의 존중을 얻어 협업도 가능하다. 이제 이 레이블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SM 앨범 리뷰 시리즈. 2편이자 마지막 편에서는 2010년부터 지금까지 SM이 발표한 주요 앨범을 다룬다. NCT처럼 주요 그룹에서 깜짝 놀랄만한 도박을 걸기도 하고, 태현 등의 솔로 프로젝트를 통해 세련된 팝 혹은 정통 장르음악을 들려주기도 한다. 도박수와 장르적 정통성, 그리고 대중성까지 모두 합친 삼위일체의 앨범(레드벨벳의 최근작 'The ReVe festival’ Finale)을 만드는 경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케이팝이 세계를 점령해가는 2010년대, SM이 어떻게 남다른 깊이를 추구해왔는지 보여주는 앨범 리뷰 모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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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특집] SM 30년의 발자취. 주요 앨범 리뷰. (1편)Review/Albums 2020. 6. 30. 16:54
H.O.T부터 치면 25년. 실제 운영된 기간으로는 30년은 족히 되는 거대 레이블의 주요 앨범을 살펴본다? 어쩌면 무모한 기획이다. 하지만 그만큼 가치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 예상이 맞았다. 당연하지만 25년간 최정상 자리를 지킨 레이블은 한국은 물론, 세계 어디에서도 극히 드물다. 너무 앨범이 많아 2부로 나누기까지 해야 했다. 1편에서는 SM이 최정상 자리에 등극하고,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을 다룬다. 유영진과 국내 작곡가들의 케이팝 아이돌 프로토 타입인 H.O.T 1집에서, 해외 작곡가가 어색해지지 않기 시작한 2009년까지의 SM 주요 앨범들을 리뷰했다. 동아시아 소국의 10대를 위한 음악에서, 세계인을 위한 음악으로. 케이팝이 어떻게 발전되어 왔는지에 대한 역사와도 궤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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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앤비 특집] 다양성의 시대: 2010년대 후반 국내 R&B 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5. 31. 18:21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국내 R&B씬은 현재 변혁의 과도기를 지나 아티스트 개개인의 자유도가 커진 다양성의 시대를 맞이했다. 크러쉬, 자이언티, 딘 등의 아이코닉한 아티스트들의 등장 이후, R&B씬에는 많은 신예들이 새롭게 나타났다. 이전과는 다른 DNA를 품은 채. R&B씬의 이런 변화가 본격적으로 감지되기 시작한 것은 2016년 이후부터다. 약 3년간 눈에 띄었던 앨범들을 일부 소개하며 국내 R&B씬이 변화해온 과정을 되짚어보고자 한다. 2017년도 2017년 발매된 히피는 집시였다의 정규 1집은 상징적인 앨범이다. 단순히 이 앨범이 한국적인 사운드를 R&B의 영역에서 구현했다는 이유는 아니다. 그 의의를 '한국형 알앤비의 탄생'에 국한하고 싶지 않다. 이 앨범은 사운드 형식과 주제, 그리고 가사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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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앨범 대담: DEEPFLOW - FOUNDERReview/Albums 2020. 5. 19. 16:37
지난 4월 발매 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는 딥플로우의 4번째 정규 앨범 [FOUNDER]. 힙합뮤지션이자 대중음악 레이블 대표로서 겪는 애환을 실감나게 풀어낸 그의 음악과 스토리에 뜨겁게 공감한 음악산업 종사자 분들을 모시고 대담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호스트 : 안승배(IT회사 마케터, 전 로엔엔터테인먼트 근무, 이하 '안') 참여 : 원지훈(유니버설 뮤직 A&R, 이하 '원'), 백승용(브랜뉴 뮤직 A&R, 이하 '백') 1. [FOUNDER], 어떤 의미로 다가왔나? 백 : (한 때 뮤지션으로도 활동했던) 저는 앨범을 들으면서 '나는 이루지 못한 것을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동네 형'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이미 힙합 아티스트로서 랩 음악으로 성공한 많은 뮤지션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그 과정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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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분기 주요 힙합앨범 리뷰Review/Albums 2020. 5. 1. 15:56
2020년 1월 ~ 3월 동안 발매된 주요 한국힙합 릴리즈를 발매일 순으로 짚고 넘어갑니다. 아마도 제이켠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키워드는 '우여곡절'과 '나락'일 것이다. 커리어 내내 아쉬운 선택과 후회로 점철된 가사가 연달아 이어지면서 음악의 완성도는 들쑥날쑥해졌고 그와 함께 리스너들의 지지도 급하락했다. 매드클라운-마미손에 이은 제2의 얼터 에고 컨셉인 '콕스 빌리'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그가 더 이상 국힙씬 안에서 설 자리는 없어보였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 불쑥 나온 콕스 빌리로서의 첫 정규 는 더 이상 잃을 것도, 돌아갈 곳도 없는 한 래퍼의 심리상태를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수작이다. 뒤틀리고 다크한 무드의 프로덕션에 얹혀진 공격적이고 과감한 랩은 모든 것을 내려놓은 사람이 흔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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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STAX - DETOXReview/Albums 2020. 4. 24. 23:16
(*이 글에서 다루는 물의 중 남에게 위해를 가하는 형태의 범죄는 포함하지 않았음을 서두에 밝힌다) 질문을 하나 던져보자. (한국에서) 아티스트가 물의를 빚었을 땐 어떻게 해야할까? 이미 대다수의 머릿속에는 흡사 매뉴얼과도 같은 시나리오가 그려지고 있다. 대국민 대상 사과문에 이은 무기한 자숙은 필수요, 혹여나 복귀한다 해도 결과물에 반성의 흔적이 선명하지 않다면 금세 도마 위에 오른다. 반성에 대한 강박이 두드러질수록 결과물은 뻔해지고 아티스트는 위축된다. 요컨대 논란에 대한 예술가의 대처 방식은 향후 결과물의 완성도를 엿볼 수 있는 열쇠와 같다. 한국힙합씬의 경우 이 문제를 흥미로운 방식으로 대처하는 래퍼들이 생기고 있다. 이센스는 리얼리티 다큐 'I"M GOOD' 에서 보여준 출소 이후 컴백 과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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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NGS - UPGRADE IVReview/Albums 2020. 4. 17. 21:41
모든 창작자들은 결국 시간과의 전쟁을 피할 수 없다. 젊음과 새로움을 무기로 꼰대들을 공격했던 패기의 신인들도 결국 고참이 된다. 피지컬은 조금씩 쇠퇴하며 거침없던 행보에 들어차기 시작하는 건 앞날에 대한 고민. "요즘 트렌드, 따라가야 할까?" 이 질문에 어떤 답을 내리느냐에 따라 수많은 베테랑들의 운명이 결정된다. 2010년대 이후 한국힙합씬의 파이오니어인 스윙스 역시 이 질문을 피해갈 수 없었다. 본토 믹스테입 시장과도 견줄만한 작업량, 펀치라인과 도치법을 통해 바꿔버린 랩 문법, 장유유서에서 자유로운 무대 매너 등 그가 새롭게 가져온 흐름이 온전히 평가받기도 전에 그의 최근 작업물들은 이미 내리막으로 낙인 찍혔다. 이 시점에서 그가 전곡 셀프 프로듀싱한 새 앨범은 기울어지는 판세 속에서 과감히 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