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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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올해의 걸그룹 리뷰: 니쥬(NIZIU)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2. 19. 15:29
왜 일본은 안 되고, 한국은 되는가? 일본의 주간지 '프레지던트'의 기사 제목입니다. 10대 일본인 멤버 9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니쥬(Niziu)' 때문입니다. 이 걸그룹은 12월 데뷔 예정인데요, 데뷔하기 전부터 스트리밍부터 오리콘 차트까지, 일본의 온갖 기록을 다 경신했습니다. 니쥬는 JYP가 제작한 걸그룹입니다. 박진영이 직접 처럼 1만 명이 넘는 응모자 중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 선발했지요. 여기에 JYP의 제작 노하우가 들어갑니다. 의상, 메이크업, 뮤직비디오, 안무, 작곡 등 모든 게 한국식입니다. 일본인으로만 만들어진 케이팝 걸그룹이 등장한 셈입니다. 니쥬의 성공에는 오디션 프로그램 '니지 프로젝트'의 성공이 가장 컸습니다. 프로듀서 박진영이 직접 출연했는데요. 한국에서는 익숙했지만,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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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2주년' 아이유를 되돌아보다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2. 19. 14:24
아이유의 데뷔 시절을 기억하나요? 2008년, 만 15세의 어린 나이에 '미아'를 수줍게 열창할 때만 해도 그녀가 동년배 솔로 여가수 중 원탑이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은 '말랑말랑말랑해~'를 외치며 귀엽게 춤을 추는 '마시멜로우'나 임슬옹과 스윗한 케미를 보여주었던 '잔소리'를 그녀의 초창기로 기억하고 있죠. 요약하면 차세대 국민 여동생 정도 되겠습니다. 연이은 성공, 예능에서의 즐거운 모습들과 달리 아이유는 생각보다 어두운 면이 많습니다. 한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자신의 초창기 3년의 모습은 사실 조울증적인 면이 많았다고 고백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놀랐었죠. 아마 이때부터 였을거에요. 예쁘고 착한 여동생으로 있어주길 원하는 대중과 이를 떨쳐버리고 싶어하는 아이유 사이의 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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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NOT a competition" 엠넷의 순한 맛 서바이벌 <굿걸>이 남긴 것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2. 19. 10:47
지난 5월 엠넷의 새로운 음악 경연 프로그램 의 막이 올랐습니다. 10명의 여성 아티스트가 플렉스 머니(Flex Money)를 걸고 엠넷에서 매칭해주는 팀과 경연을 펼치는 구성입니다. 10명의 여성 아티스트, 엠넷, 경연. 이 세 단어만으로도 이미 머릿속에 그려지는 장면이 있습니다. 잔뜩 경계하고 날이 선 긴장감 넘치는 공간. 이미 우리가 에서 경험한 것이죠. 하지만 은 여러모로 예상을 벗어납니다. 우선 경연에서 패배해도 아무도 무대를 떠나지 않습니다. 집에 가는 탈락자를 보는데 익숙한 일반적인 경연 프로와 다른 부분이죠. 천만 원이라는 플렉스 머니를 잃을 뿐 다음 무대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악명 높은 엠넷 특유의 악마의 편집도, 출연자들 간의 시기와 질투도 없습니다. 'We are a team. T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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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 Remix'의 의미: 비로소 비에게 보내는 존경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1. 2. 19. 10:32
"비가 뭘 그렇게 잘못했나요?" 최근 몇 년간 들었던 생각입니다. 비에 대한 대중의 태도는 사실 '집단 괴롭힘' 적인 면이 있었습니다. 영화 '엄복동'을 1ubd라는 단어로 취합하는 태도, 비의 '깡'을 흉내 내며 춤을 추고 영상으로 올리는 소비 방식. 이건 누가 봐도 '조롱'에 가깝습니다. 비가 뭘 잘못했나요? 자기 능력으로는 좀 벅차 보이는 일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실패했지요. 그에게 보인 우리의 반응은 놀림과 조롱이었습니다. 비는 어떤 사람인가요? 박진영이 출연한 예능 프로 를 보면 비의 위엄을 알 수 있습니다. 박진영은 비가 등장한 이후 자기보다 비가 더 유명해져서 자기가 상대적으로 초라해졌다고 말합니다. 또한, 비는 노력하면 정말 월드 스타가 될 수 있다고까지 말하죠. 그게 당시 비의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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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특집] 인상적이었던 오디션 예능의 순간들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11. 6. 17:42
[고등래퍼2, 모든 순간이 레전드였다] 싸이퍼부터 파이널까지- 빼놓을 수 있는 장면이 있을까. EBS에서 방영했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었던 레전드 오브 레전드. 고등래퍼2다. 과장을 좀 보태 서태지의 'Come back home' 수준의 영향력이 아닌가 싶다. 당시 수많은 가출 청소년들이 서태지의 노래를 듣고 집으로 돌아갔듯이, 이번엔 수많은 어른들이 고등학생을, 나아가 자퇴생을 보는 시각을 바꿔놓았다. 의의는 간단히 이 정도로 정리한다 해도, 라인업 마저 김하온/이로한/윤진영/조원우/오담률 이다. 다시 말해, 하이어뮤직/VMC/앰비션뮤직/하이라이트레코즈/밀리언마켓이 모두 있다는 얘기. 고등학생 래퍼들의 경연대회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내로라하는 국힙 소속사들의 신예 래퍼 드림콘서트였다. 이 경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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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션 특집] 오디션은 어떻게 케이팝을 바꾸었는가?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10. 24. 08:33
오디션은 한때 케이팝 업계를 지배했다. '공정'이 키워드인 요즘, 공정하게 모두가 팬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경쟁한다는 오디션 서사는 케이팝 아이돌을 뜨겁게 달구었다. 오디션에 참여해보지 않은 아이돌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하지만 이제 오디션 열풍은 사그라든 걸로 보인다. 현재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기획사. 빅히트의 오디션 프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참담할 정도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불명예스럽게 종영해야 했다. 오히려 오디션 열풍이 사라진 지금이야말로 오디션이 어떻게 케이팝 시장을 바꾸었는지 되짚어보기에 적합한 시간이라 본다. 오디션 프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케이팝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살펴보자. 프로듀스 시리즈 이전 오디션 열풍이란 말이 있었다. 지금은 너무도 낡아 보이는 개념이지만 당대에 그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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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ng] 트리뷰트 앨범의 혁신, 'Our Beloved BoA'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10. 22. 09:50
7/31부터 8/28까지. 1달 남짓한 기간 동안 보아의 음원이 음원차트에 하나씩 등장했다. 원곡은 아니다. SM 소속가수부터 해외 팝 가수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재해석한 새로운 음악이다. 보아 20주년을 기념하는 SM Station의 프로젝트 'Our Beloved BoA'다. 사실, 어떤 뮤지션의 트리뷰트 앨범은 이제는 흔하디 흔하다. 한국도 가요의 역사가 쌓이며, 기억해야 할 뮤지션이 충분히 생겼기 때문이다. 유영석의 트리뷰트 앨범처럼 트리뷰트 앨범에 본인이 직접 참여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렇다면 보아는 대체 무엇이 다른가? 우선 댄스가수로써. 기획사 주도로 만들어진 가수가 트리뷰트의 대상이 된 사실상 첫번째라는 사실에 가치가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이나 듀스와는 다른. 기획사 주도의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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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싹쓰리' 열풍, 음악적으로는 의미 없다?Feature/케이팝 인사이트 2020. 8. 29. 17:24
초기부터 '놀면 뭐하니'는 음악을 적극 끌어들였다. 드럼 프로젝트부터, 트로트 프로젝트까지. 하지만 그 어떤 프로젝트도 레트로 혼성 그룹 프로젝트 '싹쓰리'만큼 큰 임팩트를 남기진 못했다. 음원차트를 그야말로 싹 쓸어 버리면서 음원 관계자들에 위기감 섞인 발언이 나올 정도였다. 한편 음악 퀄리티에 대해, 주로 진지한 청자 입장에서 아쉬운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싹쓰리' 프로젝트가 종료된 지금. 이 프로젝트가 음악적으로 의미가 정말 없었는지 혹은 컸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해봤다. 김은우, 케이팝 저널리스트 프로그램 이야기 은우 : 인터뷰 시점으로 지난주에 놀면뭐하니 싹쓰리 특집이 끝났습니다. 몬세 : 역시 한국인의 뒷풀이는 고기죠. 은우 : 싹쓰리는 놀면뭐하니 프로젝트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큰 성공을 거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