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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TS 특집] 'MAP OF THE SOUL: 7’에 관한 두가지 시선
    Review/두 개의 시선 2020. 3. 13. 21:57

    [두 개의 시선]은 힙합과 케이팝 양쪽에서 해석이 가능한 음악을 놓고 필자 2명이 선보이는 2개의 의견입니다.


    AGENDA – 케이팝 매커니즘 속에서 ‘On’은 어떻게 BTS의 예술성을 드러냈는가?

    [K-POP] 

    BTS의 새 앨범 <MAP OF THE SOUL : 7>이 발매되었다. BTS의 음악에선 일관된 서사와 메시지가 늘 주목받아 왔다. 이번에 발매한 MTOS:7 앨범 역시 BTS의 서사가 빛나는 앨범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BTS7년간의 서사를 응집한 앨범이라 할 수 있기에 더욱 의미가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이해하기 위해선 전작이었던 <MAP OF THE SOUL : PERSONA>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작에선 아티스트로써 BTS가 가지고 있는 페르소나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어서 발매된 이번 앨범에선 두려움과 절망을 나타내는 그림자자아가 등장한다. 타이틀 곡 ON은 페르소나 자아와 그림자 자아를 모두 끌어안으며 완전한 나로써 바로서는 모습을 담은 곡이다.

    ON에 담긴 메시지는 뮤직비디오에서도 상징적으로 나타난다. 힘이 넘치는 비트의 음악과 달리 뮤직비디오는 황폐한 패전의 땅을 배경으로 한다. 멤버들은 각자의 상징을 통해 두려움에 무력해진 모습들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져와 Bring the pain>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Scream>과 같은 가사와 함께 두려움에 맞서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자 이들 앞에 막혀있던 벽이 열리고 새로운 희망과 도약을 드러내며 뮤직비디오는 마친다.

    특히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다양한 상징들이 숨겨져 있다. ‘노아의 방주’, ‘메이즈러너’, ‘버드박스등과 같은 신화나 영화의 레퍼런스가 서사에 활용되었다. 이러한 서사의 주인공은 선택된 한 사람이 이끄는 다수의 구원이란 영웅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뮤직비디오에서의 BTS는 이러한 영웅 서사의 주인공과 비슷한 결을 가진다. 편견, 두려움, 고통에 맞서길 두려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BTS는 그것들을 직접 맞선다. 그리고 희망을 성취함으로써 가로막힌 벽을 열게 하고 패전의 땅을 다시 살아나게 한다.

    이것은 실제로 지난 7년간 BTS가 겪은 일이었다. 어려움에 맞서고 희망을 성취하라는 메시지는 세계인들에게 전파되었다. 인류를 향한 보편적 메시지는 최근의 케이팝이나 팝에서 만나기 힘들었던 메시지였다. 그러나 BTS는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긍정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사람들은 이 메시지에 공감하고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는 그 뒤에 숨겨진 메시지와 함께 더욱더 아름다운 작품으로 비춰졌다. 이런 과정이 7년간 쌓이면서 BTS는 아이돌을 넘어 작품으로 행동을 이끌어내는 아티스트로 다가왔다. 그래서 ON의 음악과 퍼포먼스, 그리고 뮤직비디오는 마치 예술품을 보고 해석하는 듯한 기분을 준다.

    BTS (방탄소년단) 'ON' Commentary Film : Dialogue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BTS의 음악과 퍼포먼스의 예술적인 면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BTS의 아티스트적인 면모 이면에는 기획사의 철저하게 계산된 기획력이 담겨있다는 것을 무시할 수가 없다. 물론 결과적으로 BTS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이다. 이들의 메시지도 기획이 아닌 멤버의 진심이라 보는게 자연스럽다. 단지 BTS의 특출남을 디자인하고 설득을 도운 숨겨진 기획들도 존재한다는 의미다. 음악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에서 해석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숨겨놓았다. 또한 숨겨놓은 의미를 오해없이 해석할 수 있도록 단서들을 탄탄하게 디자인했다.

    먼저 이번 앨범은 소개글이 무려 A4 분량으로 6장이다. 앨범과 각 수록곡에 대한 쉽고 친절한 설명이 적혀있다. 설명글은 팬들이 앨범을 듣거나 뮤직비디오를 볼 때 쉽게 해석할 수 있는 단서를 쥐어준다. 또한 앨범커버 역시 ‘7’이라는 숫자에 직관적인 상징물들을 더하여 커버 해석을 어렵지 않도록 했다. 앨범과 뮤직비디오에 숨겨진 상징들을 해석하고 메시지를 읽어내는 행위는 BTS의 음악을 좀 더 예술적인 느낌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왔다.

    너무 촘촘한 기획은 자유로운 상상을 막는다는 점에서 감각으로의 케이팝 수용을 저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곡에서 기획의 엄청난 야심을 대중과 팬에게 설득하는 요소는 BTS 퍼포먼스의 질적 성장이다. 과거의 BTS가 매력과 패기가 돋보였다면 이제는 멤버들의 퍼포먼스에서 월드스타에 걸맞는 완성도, 작품성이 느껴진달까? 자칫 잘못하면 과해질 수 있는 거창한 기획이 설득력을 가진 이유는 멤버들의 주체적인 성장에 있다.

    이를 부각하기라도 하듯이 앨범 발매와 함께 ‘ON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ON' Kinetic Manifesto Film : Come Prima>을 공개하였다. 퍼포먼스만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뜻에서부터 퍼포먼스에 얼마나 신경 썼는지 알 수 있었고 질적 성장도 충분히 판단할 수 있었다. 또한 음악방송에서는 집단 댄서들과의 군무로 최근 케이팝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규모의 무대를 선보였다. 작품 속에 숨겨진 쉬운 메시지가 뻔해질 만도 하다. 그러나 이번 앨범에서 쉬움이 주는 진부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예술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것은 성장서사와 함께 위로 향하고 있는 퍼포먼스덕분일 것이다.

    Written by 한슬비


    AGENDA – ‘On’은 어떻게 방탄소년단의 앨범에 힙합의 서사를 부여했는가?

    [HIP-HOP] 

    방탄소년단이 이룬 성공은 어느새 눈으로 좇기 어려울 정도로 멀게만 느껴진다. 그래서였을까? 그들의 정규앨범 컴백 소식 또한 그들의 존재만큼이나 나에게는 생생한 현실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듯하다. 매디의 힙합 필진으로서 방탄소년단의 정규 4 ‘MAP OF THE SOUL : 7’, 그리고 선공개 싱글 ‘On’을 온전히 밀착해서 감상하기까진 말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있으며 그 중 랩은 힙합과 가장 밀접한 키워드다. 하지만 랩이라는 물리적 형태 외에도 힙합을 상징하는 중요한 요소가 있으니, 바로 '태도'다. 이 태도란 무엇이고 과연 어떻게 방탄소년단과 힙합의 연결고리로 작용하는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첫 번째로 중요한 태도는 ‘keep it real’, 바로 진솔함이다. 방탄소년단의 정규 4집은 예술가로서의 자아 (Persona), 그리고 이와 상반되는 내면 속 어둠 (Shadow)이 서로를 직시함으로써 이윽고 온전한 자아 (Ego) 를 가진 개인으로 거듭나는 서사를 그려낸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두려움, 공포, 책임에 대한 회피심리 등 그림자로 묘사된 부정적 감정들이 싸워 이겨내야 할 대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On’의 가사를 살펴보자.

    나의 고통이 있는 곳에 내가 숨 쉬게”
    "
    깜깜한 심연 속 기꺼이 잠겨”
    "Bring the pain"


    가사 속 방탄소년단은 내면의 어둠을 잘못된 것으로 규정하거나 구태여 이겨내려 하지 않는다. 그들은 오히려 그림자도 고통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선택한다
    . 이는 마치 우원재, 혹은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가 내면 속 어둠과 상처를 온전히 받아들이던 과정과 닮아있다. 힙합 앨범 속 래퍼들은맞아, 난 밝기도 하고 어둡기도 해. So what?”이라 솔직하게 말한다. 자신이 '어떻게 보여지는가?'보다는 '나는 누구인가?'에 집중하는 것이다. 방탄소년단 또한 이와 흡사한 화법을 통해 어두운 면을 억지로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진솔한 태도를 견지한다.

    다른 하나의 태도는 떳떳함이다. 앞서 설명했듯, 이 앨범 속 성장 서사는 꾸며진 자아가 마침내 진정한 개인의 자아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다. 이 과정에서 ‘On’은 외적 자아와 내적 자아가 통합되는 순간이다. 'On'에서 고통과 어둠을 기꺼이 받아들인 후, 그들의 내적 자아는 불안으로 가득 찬 그림자가 아닌 순수를 간직한 어린아이 (Inner Child)로 묘사된다. 이는 동시에 초심으로의 회귀를 상징하며 끊임없이 물어온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확신 어린 답변이기도 하다. 고난 앞에 무너지는 것이 아닌, 앞으로 나아감을 선택했기에 그들은 대중 앞에 다시금 설 수 있다. 누구보다 떳떳한 모습으로. 

    내게는 이 성장의 과정이 켄드릭 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켄드릭은 미숙했던 시절, 어린 자신이 겪은 고난을 자양분 삼아 예술가로서의 성장하고 마침내 그에게 고통을 선사했던 고향, Compton으로 돌아와 도시를 대표하는 희망이 된다. 방탄소년단은 앨범의 종반부에 이르면 성공한 아티스트로서 겪는 고통, 그리고 왕관의 무게를 성장의 동력으로 승화해 팬들에게 돌아온다.우리는 일곱이 아니다. 당신들과 함께이기에.”라는 메세지를 건네며. 이처럼 온전한 '나'를 찾은 그들은 각각 대표하는 집단을 이끄는 진정한 리더로서 거듭난다.

    나에게있어 힙합은 언제나 부정적인 에너지를 긍정의 에너지로 변화시키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그렇기에 방탄소년단이 내면의 그림자를 받아들여 개인이자 아티스트로서 완성되어가는 과정은 내게 힙합적인 성장 서사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들이 ‘On’에서 보여준 진솔함과 떳떳함은 이처럼 힙합의 중요한 구성 요소임과 동시에 힙합을 상징하는 핵심적인 태도다. 그렇기에 'On'은 그들의 앨범에 힙합 고유의 서사를 부여함과 동시에 다른 곡들과 함께 만났을때 비로소 앨범의 서사와 감동을 완성시키는 하나의 퍼즐조각이다. 

    Written by Vapizz (원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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